《생명광시곡, 김병종》은 문화역 서울 284에서 한류(韓流)의 세계적 확산에 맞춰 한국성의 본류를 탐색하기 위한 기획 시리즈 ‘K-판타지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그 첫번째로 선보이는 전시이다. 전시구성 역시 광시곡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여 총 여섯 개의 ‘악장’으로 이뤄진다. 전시 개막은 9월9일 4시 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비롯 많은 인사들이 참여했고 내빈소개는 화면으로 대신했다. 축사는 권영걸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과거 서울대 미대학장을 서로 이어서 지냈고 문사철을 겸비한 부러운 사람이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병종 작품은 우리의 미래문화유산이다..로 함축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작가 김병종의 인사, 장동광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전시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서막 [심상의 숲]은 작가의 신작 ‘풍죽(風竹)’이 만든 푸른 숲을 통해 관람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1악장 [동심의 기억]은 ‘송화분분(松花粉粉)’ 등 작가의 대표작이 3등대합실 공간에 펼쳐진다. 2악장 [덧없는 꽃]은 대표주제인 ‘화홍산수(花紅山水)’ 등과 작가연보를 서측복도에 구현한다. 3악장 [감추어진 샘]은 한국적 온기가 담긴 ‘숲’ 테마의 연작을 통해 작가의 수묵과 수제 닥종이에 실현된 실험적 시도를 살펴 볼 수 있고, 소장품을 재구성한 작가의 방을 통해 영감의 원천 또한 살펴 볼 수 있다.
2층 전시실
4악장 [단 하나의 존재를 찾아서]는 전시의 절정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90년대 말부터 연재한 문학과 미술의 대장정 ‘화첩기행’ 및 ‘시화기행’ 작업에 담긴 매혹적인 삽화 80여 점과 글, 현장감 넘치는 아카이브 자료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종막 [끝나지 않는 여정]은 작가의 활동과 삶을 시간의 축 위에 올려 차분히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전시 속 전시로 제시되는 문제적 연작 ‘바보예수’가 이 공간의 백미다.
예수 시리즈
한국성의 미학을 평생 탐구해 온 단아(旦兒) 김병종 작가의 반세기에 걸친 예술세계를 추적하고 시서화일체의 한 산맥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아트 아카이브’ 형식의 회고전이다. 작가의 드로잉, 스케치, 수기 원고, 사진과 오브제 등 여러 매체를 아우르며 각기 다른 형태로 한국의 시대적 모습을 반영하는 작품 및 자료를 볼 수 있다. 특히 대표작인 〈바보예수〉와 〈화홍산수〉 그리고 『화첩기행』 등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이를 넘어서, 작가가 추구해온 한국적 정체성과 그 속에 담긴 깊은 사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는 근현대사의 주요 교류 지점이었던 구 서울역에서 오늘날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전시 외에도 공연,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다. 그림과 글의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김병종의 예술 활동과 그 궤적을 온전히 담아내기에 더없이 적합한 장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