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최정윤: 돋을 그림 옻을 입다
2025.1.23-2.2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분관
최정윤(b.1951)은 2002년부터 닥지에 천연염색 후 캐스팅 기법을 적용해 제작한 한지 입체 회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이를 ‘돋을 그림’이라 명명한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작품세계의 중심에 두고 있다.
세상 모든 것에는 흐름이 있다.
물, 바람, 시간, 계절이 그러하듯이
모든 자연은 생성하고 소멸한다.
인생 또한 상승과 하강의 연속이며,
때론 속절없이 그 흐름에 떠밀리기도 하면서
삶을 이어간다.
-작가의 글 중
작가는 관념적 회화 개념에서 벗어나고자 회화, 판화, 조각, 염색 등의 다양한 형식을 포함하는 돋을 그림을 고안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에 옻을 이용하여 화면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신작을 선보였다.
붉은 계열과 푸른 계열의 작품은 같은 벽면에서 보여지지는 않지만,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관람객의 뇌리에서 함께 떠오르며 나름의 조화로운 기운을 안겨준다.
전시는 1층과 2층, 약 50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옻칠이 된 작품들은 빛에 미묘하게 반응하며 화면에 깊이를 더한다.
이러한 마티에르로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주제는 한국인의 심성 저변에 깔려있는 '한'이다. 작가는 한반도에 전승된 한옥의 문고리, 상여, 반가사유상, 고전적 여인상과 무속, 장승, 속요 등 한국적 소재에 남다른 감성을 실어 이를 시각화했다. 그러나 최정윤의 돋을 그림에 담겨 있는 한은 지나치게 슬프거나 무겁지 않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재료를 친근한 이미지로 조형화하한 까닭에 중후하기도, 산뜻하기도 하다.
- 송희경 겸재정선미술관장의 작가론 중
익숙하지만 낯선 물성의 조합은 동시대 한국인의 감성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감흥을 일으킨다. 어떤 사람에게는 온기, 다른 사람에게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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