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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숨어 있는 예술의 그림자꽃

이규환


내가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님과 신영숙 사모님을 알게 된 것은 지난 가을‘수유리 가는 길’이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그 책을 읽고 두 분의 순수한 마음에 감동이 되어 읽으면서 참 많이 울었다. 지금은 우리 화단의 거목이 되신 박생광 선생님의 이야기는 예전에 한 큐레이터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큐레이터가 박생광 선생님의 작품이 좋아서 전시회를 열자고 제안 했을 때‘무당 그림' 같다며 거절을 당하고,결국 프랑스를 떠난 후에 르살롱 한국미술특별전에 초대되어 마음이 아팠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화단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박생광 선생님을 후원하여 예술의 꽃을 피우게 하신 이영미술관 관장님 내외분이 안 계셨더라면 박생광은 우리 화단에서 잊혀지고 꽃을 피우지 못 했을 것이다. 관장님의 뜻도 소중하시지만 옆에서 함께 하신 사모님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사모님께서 반대를 하셨더라면 가능했을지 모른다. 사모님 말씀으로‘우리가 전생에 그분께 빚을 많이 지었나봐요. 그림 재료 대어 드리고 전시회 열어 드리고 돌아가신 후에는 그분 작품을 사고 미술관을 만들고...’그러나, 박선생님께 고마운 것은 그림 보는 눈을 띄우게 해 주신 것이라며 감사의 말을 전한다.

70세의 박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작은 집에서 끼니도 없이 그림을 그리시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조금씩 도와주었다가 어느 날“내가 후학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그림이 있으니까 나를 도와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후원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던 일이라고 한다. 박생광 선생님이 채색화에 꽃을 피우게 된 것은 그분들이 비싼 석채 물감을 대어 주신 후 부터이다. 박생광 선생님이 돌아가셨을 때에도 앞에 나서지 않고 손님을 맞을 사람들은 많을테니 가시는 무덤을 돌보아 드려야 한다고 묘지 흙을 고르는 곳에 계셨다는 말씀을 듣고는‘아! 정말 그분을 아끼는 순수하신 분이구나!’라는 생각에 나는 여기서 눈물이 흘렀다.

또한 박생광 선생님 그림을 현대미술관에 기증하려고 했으나 그 당시에는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술관을 세우고 60세라는 연세에 일본으로 박생광 선생님 자료를 찾고 미술사학을 공부하러 가셨다고 한다. 이 두 분이 없었더라면 우리 미술계는 참으로 불행했을지도 모른다. 박생광 선생님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순수한 마음으로 후원자가 되어 예술을 꽃피우게 하신 분들이다. 그 후 두 분은 전혁림 선생님(이분도 독학으로 그림을 하시고 60이 넘어서야 화단에서 주목하시기 시작했다.)을 20년간 후원하셔서 그 분 예술의 꽃을 피우게 하신다. 그 열정과 박선생님에 대한 사랑과 순수함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두 분이야말로 숨어 있는 예술의 그림자 꽃이시다. 요즈음 누구 그림을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아 이익을 남겼다는 그림을-상품으로 보지 않고-이두 분은 박생광 선생님께서 그림을 선물하면 거절하고 오직 그분의 그림이 잘 되는 것만 바라셨다고 하니, 이렇게 순수하게 그림을 사랑하고 함께 예술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지켜보는 후원자가 많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이 두 분의 마음처럼 예술의 꽃이 활짝 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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