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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 개인전 《올인원》· 박웅규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객원연구원

백정기 개인전 《올인원》, 박웅규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
2023 년 5월 24일 (수) – 7월 1일 (토)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23년 5월 23일 화요일 2시, 백정기 개인전 《올인원(All in One)》과 박웅규 개인전 《의례를 위한 창자(Intestine for Ritual)》의 기자간담회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렸다. 백정기와 박웅규의 전시 설명으로 진행되었고 간단한 질의응답을 끝으로 현장은 마무리되었다. 백정기는 지하 1층, 1층, 3층의 공간을, 박웅규는 4층에 작품이 전시되었다. 


백정기(b.1981)
-1F

 ‘촛불’은 이미지 작동체이다. 촛불은 소원과 염원이라는 주술적 의미를 담는다. 촛불에서 발생한 열에너지는 발전기를 통해 가운데 자리한 유정란을 부화시킨다. 부화기는 화기를 억누른다는 상징을 가진 해태와 함께 자리한다. 촛불과 해태가 담고있는 관념적 해석과 열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바뀌는 과학적 실험 과정이 대비된다. 


 


백정기, <촛불 발전기와 부화기>(2023)
 

Q 촛불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온 계기는?
: 가스통 바슐라르의 『촛불의 미학』에서 출발하였다. 촛불을 이미지 작동체로 과학과 시적인 의미로 풀어내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미학적 서술이 평상시 가지고 있던 생각과 일치했다. 촛불을 통해 기도하고 염원하는 행위는 자연스럽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촛불에 소원을 비는 행위가 가볍다고 느낀다.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기에 가볍고, 가볍기에 하늘에 떠올라 절대적인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이전에 버섯 포자로 빗대어 작업한 적이 있다. <촛불 발전기와 부화기>는 2012년 난지 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이 구상되었고, 두산레지던시 뉴욕을 통해 구현되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기의 성능을 높이고 있는 작업 시리즈로 이번 아라리오에서 최근작을 선보인다.   


1F

 동상이 안테나가 되어 라디오가 송신된다. 전태일, 손기정, 이승복, 정재수, 책 읽는 자매, 오수의 견, 기념비적 동상이지만 현재 소홀히 관리되고 있는 동상을 안테나로 활용하였다. 라디오 음향은 ‘장소통역사’ 그룹의 도움을 받아 낭독한 3편의 자작 소설(52Hz 돌고래, 원효대사의 해골물, 안녕과거기있어)과 첼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매일 송신되는 동상을 바꿔 주기에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달라진다.


 


백정기, <능동적인 조각>(2023)

Q 동상에 대한 저작권은 어떻게 하였는가?
: 보통 동상 제작이 작자미상이 대부분이다. 정부나 지방단체, 재단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발주하다 보니 주인이 없다. 송기정의 경우 송기정재단의 허락을 받고 작업하였다. 


3F

 사진으로 프린트된 색들은 자연물로부터 색소를 추출하였다. 식물과 꽃과 나무에서 온 자연의 색인만큼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 낙엽과 같이 갈변되었다. 보존을 위해 공기를 차단하는 투명 레진으로 사진 전체를 감쌌고, 전시된 작품의 조도를 낮췄다.    
 

 


백정기, <Is of>


박웅규(b.1987)
4F

 총 108점을 향해 가는 〈더미(Dummy)〉 연작 중 91번부터 100번째 작품이다. 소의 각 내장 부위에서 보이는 모습을 불화의 조형 방식을 차용하여 묘사하였다. 원과 곡선의 규칙적인 패턴과 대칭적인 구조, 큰 광배를 그려 넣고 그려진 조형의 수와 작품의 수를 배수로 맞추었다. 


 


박웅규, 〈더미 91~100 (Dummy No. 91~100)〉(2023)


 인간의 본성을 10단계로 구명하는 선화(禪畫) 십우도(十牛圖)에서 착안하였다. 10점 중 4번째까지는 실제 십우도를 모사하였고, 5번째부터는 소를 잡아먹고, 소화하고, 배설하는 과정을 담았다. 



박웅규, <십우도>(2023)

Q 불교와 작품의 연관성은?
: 현재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대상을 마주하는 태도와 이를 강박적으로 묘사하는 과정에서 종교의 수행적 태도와 불화의 조형 방식을 빌려온 것이다. 만화와 게임에서 종교와 신화, 전설과 같은 역사적 세계관을 가지고 오지만 실제 내용은 다른 것처럼 현재의 작업에 상응하여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하였다. 

Q 소의 창자를 묘사한 이유는?
: 지난 시리즈는 싫어하는 벌레를 가지고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창자였다. 어린 시절부터 내장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동물의 창자 속을 비우고 다시 내용물을 채워 음식으로 먹고, 결국 사람의 창자로 이어지는 것에서 괴리감을 느꼈다. 과거 소가 사람에 빗대어 성실히 일하고 살아간다는 것에 ‘소’의 창자 시리즈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백정기와 박웅규의 개인전을 각각 관람해 보길 바란다. 백정기의 작품에서 기계와 장식미술을 함께 나열한 점에 주목하며 물질성에 대한 작가의 실험 과정에 같이 빠져들어 보자. 박웅규의 부정적인 대상을 마주하는 강박적이고도 수행적인 작가의 태도에 공감해 보자. 


작성: 신소연
museum@dal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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