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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벗 - 시대공감 :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김달진

화가의 벗 - 시대공감 :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2023.4.27 - 6. 30 

성북구립미술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인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작가의 3인전 ‘화가의 벗: 시대공감’ 전시가 2023년 4월 27일부터 6월 30일까지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2년 3월 윤중식 작가의 유족이 성북구립미술관에 기증한 윤중식 컬렉션 500점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최된 ‘회향懷鄕’展(2022.3.30.-7.3.)에 이어 2부로 기획된 전시로  5월 22일 오전 방문하여 전시를 보고  김경민 학예사를 만났다.




본 전시에서는 한국 근대 서양화 도입기에 해당하는 윤중식(1913-2012)과 함께 동시대 화가이자 벗이었던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이 작품 초기 서양화를 받아들이며 시도했던 다양한 조형적 실험들을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한다. 아울러 일제강점기와 해방, 6.25전쟁 등 격동과 변화의 근현대사 속에서 그들이 공유했던 시대의 감성과 화풍 그리고 예술적 동지로서의 교류 관계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에서는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작가의 주요 작품 및 자료 등 총 1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1910년대 주로 일본을 통해 받아들인 서양화는 윤중식, 이중섭, 박고석, 장욱진 등 1930, 40년대의 작가들을 통해 아카데미즘에서 벗어난 대담한 형식과 개성 그리고 우리 민족의 정서와 향토성을 지닌 독자적인 세계를 이루어냈으며, 이는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로 이어지는 다채로운 초석이 되었다. 



윤중식 / 고목 1969


윤중식 / 귀로 1953


전시가 시작되는 2층 전시실에서는 자기 고유의 작품 스타일을 형성하기에 앞서 세 작가들이 심취했던 서양의 미술 양식들과 구체적으로 영향을 받은 화가들을 파악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1935년 도쿄 제국미술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한 윤중식은 당시 마티스의 제자였던 스승을 비롯하여 모던 아트의 개성을 추구하던 학풍 속에서 야수파, 표현주의, 자연주의 등 다양한 미술 양식들을 탐구하였으며, 이와 같은 조형적 실험을 80, 90년대까지 지속하였다. 또, 1936년 제국미술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년 만에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문화학원으로 옮겨간 이중섭은 루오와 피카소 등에서 영감을 얻은 화풍을 종종 선보였다. 

‘밀레와 같은 화가’가 되기를 꿈꿨던 박수근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하여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다. 그는 밀레의 작품 사진을 모아 직접 ‘밀레 화집’을 만들기도 하였으며, 고흐나 피카소와 같은 서양화가들의 화집을 구입하여 작품은 연구하였다. 본 전시에서는 윤중식의 <장미 한 송이>(2004), <곡예사>(1998) 등을 비롯하여 이중섭의 <해변의 가족>(1950년대), <가족>(1950년대)과 박수근의 <임화 피카소>(연도미상), <인물화>(1960) 등을 선보인다. 



박수근 / 산책


또, 전시실 내 마련된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윤중식과 이중섭, 박수근의 인연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윤중식과 이중섭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조선인 미술학도들의 결속체였던 백우회(白牛會)에서 함께 활동하였으며, 귀국 후 평양에서 열린 《 6인전》 (1945년/윤중식, 이중섭, 문학수, 김병기, 황염수, 이호련 참여), 피난 시절 대구, 부산에서 개최된 《월남미술인전》 (1952년) 등 여러 단체전 등에 참여하였다. 1940년부터 평안남도 도청 사회과 서기로 근무하고 있던 박수근은 최영림, 장리석, 황유엽 등과 결성한 「주호회(珠壺會)」(1940년 창립) 멤버로서 평양의 화가들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으며, 이 무렵 참여한 다수의 전시회를 통해 이중섭과도 만났다. 이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한 작가들은 각각 대구, 부산, 군산, 서귀포 등 각지에서 피난 생활을 거쳐 상경하였고, 1954년 서울 종로 4가 천일백화점 안에 자리한 천일화랑의 개관기념으로 개최된 《한국현대미술작가》 전에 세 작가가 함께 참여하였다. 



이중섭 / 해변의 가족


전시에서는 생전 윤중식 작가가 직접 모아둔 스크랩북에 보관된 ‘월남미술인작품전 안내장(1952년)’, ‘현대미술작가전목록(1954년, 천일화랑)’ 등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 전시 자료들뿐만 아니라 ‘제 6회 종군미술전람회작품목록(1953년)’, 윤중식과 박수근의 전쟁 드로잉 등 한국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도 예술활동을 통해 기록한 시대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어지는 3층 전시실에서는 월남 이후의 피난 시절을 비롯하여 1950년대의 서울 시절 등 화가의 시선으로 기록해놓은 시대의 풍경들을 살펴볼 수 있다. 본 전시에서는 윤중식의 <서대문 풍경>(1954), <고목>(1969), 박수근의 <창신동 집 풍경>(1961) 등을 비롯하여 이중섭의 <환희>(1954-1955), 박수근의 <사랑(바위와 새)>(1964) 등 1956년 작고한 이중섭과 1965년 작고한 박수근의 마지막 시기에 해당하는 주요 작품들도 전시된다.  아울러 전시실 내 별도로 마련된 「은지화의 방」 섹션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윤중식의 은지화 2점과 이중섭의 은지화 3점, 박수근의 은지화 1점(영인본) 그리고 평양과 부산 피난 시절, 그리고 월남 이후 서울 시절까지 세 작가와 깊은 인연을 맺었던 최영림의 은지화와 금지화 3점을 포함하여 총 9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섭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은지화’ 속에서 전쟁이라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겪어낸 근현대 화가들의 시대적 공감대를 발견할 수 있다. 



손응성,윤중식,장리석,최영림,이대원,이일,오광수,문선호


아울러 영상실에서 상영되는 화가들의 유족 인터뷰와 미술사가(평론가)의 인터뷰를 통해 윤중식의 성북동 시절(1963~2012), 이중섭의 정릉동 시절(1955~56) 등 성북 지역과의 인연을 비롯하여 세 작가의 인간적인 관계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처럼  윤중식 컬렉션에서 발굴한 작품들과 자료를 기반으로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 전쟁이라는 시대적 아픔을 겪으면서도 서로를 벗으로 삼아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화가들의 생생한 역사를 선보인다. 아울러 근대 서양화가 도입되던 시절부터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작가가 자기 고유의 화풍을 이룩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던 내밀한 흔적들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김경민학예사, 김달진, 김보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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