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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G: Chinese Contemporary Art from the Sigg Collection》, 송은

객원연구원

 울리 지그 중국현대미술 컬렉션전

《SIGG: Chinese Contemporary Art from the Sigg Collection》
2023. 3. 10. – 5. 20.
송은



전시투어 현장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3시, 송은에서 울리 지그 중국현대미술 컬렉션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먼저 이번 전시를 기획한 협력 큐레이터 베르나드 피비셔(Bernard Fibicher)의 전시투어가 이루어졌고, 4시부터 세미나실로 자리를 이동하여 질의응답을 가졌다.
 
 《SIGG: Chinese Contemporary Art from the Sigg Collection》은 중국현대미술을 선구적으로 방대하게 수집하고 있는 울리 지그(Uli Sigg)의 컬렉션 일부를 선보인 전시이다. 울리 지그는 중국, 북한, 몽골 주재 스위스 대사를 재직하며 아시아 국가에 대한 예술의 관심을 가졌고, 특히 중국현대미술품 수집에 집중하였다. 중국현대미술이 태동하기 이전인 1970년대부터 시작된 그의 중국미술 수집은 현재까지 2,500여점에 달하며 2012년 개관한 홍콩 M+ 뮤지엄에 1,500여 점을 기증할 만큼 그 규모와 영향력이 크다. 이번 송은에서는 기존에 널리 알려진 홍콩 M+ 뮤지엄의 소장 작품이 아닌, 울리 지그가 새롭게 수집한 600여 점 중 엄선된 중국현대미술가 35명의 작품 49점을 만나볼 수 있다.  
 
참여 작가
: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차오위(Cao Yu), 찬위엔쿠(Chan Yuen Kiu), 차웨이 차(Charwei Tsai), 천저(Chen Zhe), 푸홍(Fu Hong), 겅이니(Geng Yin), 구샤오핑(Gu Xiao Ping), 궈청(Guo Cheng), 한멍원(Han Mengyun), 허샹위(He Xiangyu), 후리우(Hu Liu), 후인핑(Hu Yinping), 지다춘(Ji Dachun), 쥐팅(Ju Ting), 리잔양(Li Zhanyang), 루션이(Lou Shenyi), 루오밍쥔(Luo Mingjun), 니요우위(Ni Youyu), 페이리(Pei Li), 샨판(Shan Fan), 쉔 샤오민(Shen Shaomin), 시궈웨이(Shi Guowei), 창킨와(Tsang Kin), 웡 에이드리언 에이드리언(Wong Adrian), 시에몰린(Xie Molin), 쉬디(Xu Di), 얀레이(Yan Lei), 영 샘슨(Young Samson), 장쿤쿤 (Zang Kunkun), 정판쯔(Zeng Fanzhi), 장판(Zhang Fan), 자오반디(Zhao Bandi), 주빙(Zhu Bing), 주지우양(Zhu Jiuyang)

 

 


기자간담회 현장(컬렉터(왼): 울리 지그, 협력 큐레이터(오): 베르나드 피비셔)

 

[질의응답]

 

Q 중국현대미술가의 작품을 수집하게 된 계기는?
울리 지그: 스위스에서 일할 당시 중국 측에서 산업, 기술을 배우고 도움받고자 방문하며 중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당시 중국이 경제 개방하기 시작한 1970년대 말, 중국으로 발령이 났고,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중국현대미술 수집이 시작되었다. 경제 산업뿐 아니라 중국 대사로도 일하며 정치적 관계도 접하였지만 나에게 조금 더 재밌게 중국을 이해하게 만든 것은 예술이었다. 1970년대 말 중국은 현대미술이 전무하였다. 그 점을 계기로 중국의 현대미술에 대한 작가 발굴과 함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1979년 서양의 영향을 받은 중국현대미술 태동기의 작품, 중국만의 현대미술을 구축하기 시작한 80년대 말에서 90년대의 작품, 이후 세대의 작품까지, 어느 순간 의무감도 더해지며 중국현대미술사를 아우르는 수집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는 중국에 돌려줄 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그렇게 때문에 2012년 홍콩 M+ 뮤지엄이 개관한다고 하였을 때 1,500여점이 넘는 작품을 기증하였다.

 

Q 북한/한국 작가의 컬렉팅에 대한 생각은?
울리 지그: 북한 주재 스위스 대사에서 일하였다. 그러나 북한에서 상주하며 일했던 것은 아니었다. 북한미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기도 하지만 접근하기 어렵다. 폐쇄적이고 고립된 환경이 수집을 어렵게 한다. 한국(남한)만의 현대미술은 규모가 작다. 분단으로 갈라진 남북미술의 상황이 안타깝다. 2021년 스위스 베른미술관에서 컬렉션전으로 남북한 미술을 선보인 바 있다.

 

Q 홍콩 M+ 뮤지엄에 다량 기증을 기점으로 수집 원칙의 변화가 있는가?
울리 지그: 나의 수집은 확고한 세계관을 가진, 정체성을 가진 작업을 수집한다. 홍콩에 기증하기 이전에는 중국현대미술의 시작과 그 성장과정을 함께하였기에 미술사적으로 의의가 있을만한 백과사전식 수집을 하였다. 중국의 현대미술사를 정립해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기에 다량 기증하였고, 이후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편히 수집하고 있다.

 

Q 홍콩의 현 상황이 기증 당시와는 크게 변화하였다. 이에 대한 걱정은 없는가? 추후 더 기증할 생각이 있는가?
울리 지그:
2012년 개관 당시 3개월 동안 홍콩 M+ 뮤지엄을 270만 명이 방문하였을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기증 당시, 어떠한 체제와 검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작품이 활용될 것이라는 약속 증서를 작성하였다. 홍콩에서 중국현대미술을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정권이 변화한 홍콩의 상황으로 현재는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국가보안법이 실행되고 중국 본토에 대한 증오 문제가 야기되는 사회 속에서 중국 예술가의 발언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예술가의 작품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드러내기보다 추상화로 전환하는 등 은유적으로 함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제도권에서 벗어난 음지로 몰린 그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홍콩 M+ 뮤지엄 공동 큐레이터를 맡고 있고,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기증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바 없다. 수집된 중국현대미술 작품을 한쪽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지만 현재 홍콩이 불안하다보니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Q 울리 지그의 컬렉션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베르나드 피비셔:
‘좋은 취향(Good Taste)'이라 생각한다. 울리 지그의 순수한 예술 수집을 지지한다. 한 나라의 미술사를 고려하고, 45년 가까이 이어져 온 그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너무 감사하다.

 


전시장 1F(로비)


(앞) 장쿤쿤, <Upright (III)>, 2018, 벽돌 , 구리 , 나일론 밴드 , 고무 , 철, 나무보드 , 바퀴, 110.5x220x80cm
(뒤) 아이 웨이 웨이, <Safety Jackets>, 2020, 구명자켓 5개, 가변설치

 

 

2F

 


창킨와, <The Second Seal>, 2009, 디지털 영상 , 사운드 설치, 6분 30초
: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그들은 보편적 인권선언을 한다.


Welcome Room
: 정판쯔와 자오반디가 그린 울리 지그의 초상화를 만날 수 있다.

지그의 두상을 만든 리잔양, 지그의 삶을 그린 푸홍의 유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왼) 시궈웨이, <Kyoto>, 2017, 흑백 사진에 채색, 139.2x148.5cm
(中) 쉔 샤오밍, <Bonsai No. 19>, 2015, 혼합매체, 184x83x52cm
: 곧게 자라는 것을 막으며 인위적으로 막아놓은 분재는 고문기계 속에 있는 듯, 통제와 억압이 느껴진다.
(오) 차웨이 차이, <Bonsai Series IV>, 2011, 석판에 검정 잉크, 54.5x49.3x5cm(9점)

 

 

-2F

 


(앞) 허상위, <The Death of Marat>, 2011, 유리섬유 , 실리카 겔, 36x183x85cm
: 추락하여 널브러진 지도자이다. 초반 작업이 나왔을 때와 달리 현재의 작가는 영웅적 지도자를 표현한 것이라 말하며

작품에 대한 추가 설명을 침묵한다.

 


 중국의 검열과 통제 속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기 어렵다. 도전적인 메시지를 품고 작업을 하는 그들이 외부 위협으로 작가 스스로의 발언을 부정하게 된 점은 아쉬운 일이다. 중국의 현재 상황에서 실제 작품을 보고 느낀 생각과 작가의 발언 사이의 간극은 생각할 거리와 질문을 던져준다.    
 
 울리 지그의 “중국을 이해하고자 정치, 외교, 예술을 다해봤지만 예술이 제일 즐거웠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 관람자들이 자신의 컬렉션으로서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그 폭을 넓히는 계기의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받아 울리 지그의 순수한 예술을, 중국현대미술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작성: 신소연
museum@dalj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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