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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화 : Lesser 더 적게》, 아트스페이스3

객원연구원

박미화 : Lesser 더 적게
2022.10.26.~12.03.
아트스페이스3




전시실 전경

 2022년 10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박미화 개인전 《Lesser 더 적게》가 아트스페이스3에서 개최된다. 박미화 작가는 따듯한 휴머니즘을 담은 도자, 회화, 설치 작업으로 자연과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 2019년 제4회 박수근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평화롭지만 죽음을 가까이하는 적막한 작품들을 통해 작가는 상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전시를 설명 중인 박미화 작가와 고충환 미술평론가

 전시 개막일에 맞춰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박미화 작가와 고충환 미술평론가가 참석했다. 고충환 평론가는 박미화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며, 작품이 권력과 이기, 무지에 의해 희생된 존재들에 대한 위로와 헌사임을 설명했다. 박미화의 작업은 희생자를 위무하는 제의 행위이며, 전시는 제단으로 재구성된 것과 같다고 보았다. 


<지성소> 2021-2022


<회랑> 2021-2022

 작가가 전하는 상실의 정서는 작품의 재료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성형된 흙 작업을 굽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설치했는데, 이 작품들은 전시 이후 다시 흙으로 되돌려 새로운 작업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은 모래로 그린 만다라가 완성 후 다시 흩어지는 것에 비유됐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며, 예술이 영구히 보존되는 것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며 모든 것이 언젠가 사라지고 만다는 쓸쓸한 정서를 드러냈다. 그러나 박미화의 작품을 허무주의로 해석할 수는 없다. 박미화는 과잉생산의 시대 속에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고자 한다. ‘Lesser 더 적게’라는 전시명은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름> 2020-2022


<이름> 세부
 
 <이름>은 개인이 저항할 수 없는 권력이 휘두르는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동학대로 의해 죽은 아이, 사고사한 이주 노동자, 이웃의 항의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장애인 가족 등의 기사를 모으고 그 위에 물감을 바른 뒤 칼로 글씨를 새겼다.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많은 기사들과 그에 대한 기록은 압도적이면서도 숙연한 느낌을 주어 상실의 무게를 전달한다. 이들을 기리고 기념하는 작가의 태도는 존재에 대한 연민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타자를 맞이하도록 하는 작업에 대해, 고충환 평론가는 “좀 거창하게는 인류를 구원할 수도 있는” 것이라 하기도 했다.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작가의 휴머니즘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은 달려야해요> 2021

정다영 d1a3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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