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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 오늘 본 것》,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객원연구원

정서영 : 오늘 본 것
2022.9.1-11.13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이승아 큐레이터 전시투어 현장

 2022년 9월 5일 월요일 1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정서영 개인전 《오늘 본 것》의 전시투어 및 정서영 작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승아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과 함께 김희진 학예연구부장의 정서영 개인전에 대한 보충 설명이 더해졌다. 2시부터 이루어진 정서영 작가와의 인터뷰는 1시간 반가량 진행되었다.  

 《오늘 본 것》은 조각가 정서영(b.1964)의 1993년부터 제작된 작품과 신작 9점을 포함한 총 33점이 최초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인다. 1990년대 국내 조각 씬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서영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정서영은 조각 계보를 설명함에 50~60년대 권진규, 문신과 현재 활동하고 있는 최정화, 이불 사이를 잇는 90년대 대표 작가이다. 작가는 '개념미술'과 '설치'라는 단어를 거부한다. 자신의 작품은 '조각'이라고 말한다. 또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을 '~는 ~이다' 라고 명명하지 않는다. 정의되어 이해하고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바라보며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래서 전시 명도 '오늘 본 것' 이다. 



 전시 공간은 총 4구역으로 나뉜다. 첫 번째 공간으로 가장 먼저 전서영의 초기작 <전망대>(1999)를 볼 수 있다. 전망대라고 말하지만 그 크기와 형태, 그 어느 것도 전망대라 하기 모호하다. 실제 전망대라는 쓰임과 형태에 벗어나 사물을 새로이 바라보게 한다. 함께 배치된 <파도>(1998-2022)와 <-어>(1996)도 같은 맥락이다. 고정되지 않은 파도를 조각으로 보여주며 움직임이 발생하고 있는, 진행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어-‘ 라는 단어는 말이기도 글이기도 하며, 감탄일 수도 대답일 수도 추임새일 수도 있다.  



정서영, <전망대>, 1999, 나무, 유리, 210 x 120 x 88 cm, 아트선재 소장.


 두 번째 공간은 일직선의 관람 선 안에서 20여 점의 정서영 조각을 볼 수 있다. 90년대 일상적이고도 다소 저렴한 산업 재료로 만들어진 조각과 2000년대의 동일선상의 조각들을 아울러 관찰할 수 있다. 폴리염화비닐, 알루미늄, 비닐장판, 페인트, 시멘트, 조명, 합판, 경첩, 카펫, 스펀지, 나무, 유리 등.  




 분리된 공간으로 <아이스크림 냉장고, 케이크 냉장고>(2007)이 따로 분리되어 있다. 여기서는 '빛'이 사물이 된다. 형태가 없는 빛도 정서영은 사물, 조각으로 표현하였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케이크 냉장고>, 2007, 철, 유리, 조명 기구, 89.5 x 110 x 67 cm / 87 x 112 x 70 cm, 개인 소장.


 마지막으로 <세계>(2019)와 <말 그대로>(2022)가 있다. 작은 호두가 놓인 2개의 영상은 사운드와 함께 10분간 미세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를 <세계>라 한다. <말 그대로>는 유일하게 관람 선이 그어지지 않았다. 전시 신작이기도 하고 가장 마지막 작업으로 3일간 작가가 뿌리고 말리기를 반복한 작업이다. 마지막 공간의 두 작업 또한 작가는 조각이라 부른다.



(왼) <세계>, 2019, 두 채널 비디오, 가변크기, 10분 25초, 촬영: 함정식, 사운드: 류한길.
(오) 정서영, <말 그대로>, 2022, 소금, 목공용 접착제, 가변크기, 서울시립미술관 제작지원.




정서영 작가 인터뷰 현장

Q 작가님의 작품이 설치미술 같기도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조각이라 명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네, 저는 조각가입니다. 한국은 조각 계보가 비었습니다. 형태를 말 그대로 조각하다가 어느 순간 설치로 미디어로 넘어갔습니다. 외국에서는 있었던 조각을 동시대로 바라보기 위한 고민이 한국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재료의 탐구와 조각에 대한 연구와 작업을 먼저 짚고 가야 합니다. 그 지점에서 저는 조각을 하는 조각가입니다. 

Q 관람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각과 작품명이 매치가 되지 않고, 이에 대한 설명이 전시장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에 관해 묻고 싶습니다.
: 저의 조각을 바라봄에 정해진 의도와 배경,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싶진 않습니다. 저도 작업했던 그 순간과 전시하는 지금, 이 순간에서도 해당 작품의 해석은 더 다양하게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전시를 관람하시는 분들도 새롭게 작품을 바라보고(작품 해설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의 감정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그 시간을 '조각적 순간'으로 보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아닌 '거리'의 개념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님의 수식어에 여성작가로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 여성작가라 불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90년대에는 여류작가라 불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여성'이라 언급되고 논쟁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한국 사회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수많은 젠더 중 남성과 여성으로, 좁은 범위에서 이야기되는 한국은 아직 나아가는 단계라 생각합니다. 

* 인터뷰 내용에 큐레이터의 설명과 글쓴이의 이해를 종합하여 작성한 질의응답 내용입니다. 


 정서영의 《오늘 본 것》 전시를 봄에 2가지를 유의 깊게 관찰해보길 바란다. 첫 번째는 작품의 형태와 작품 제목의 비교이다. 조각을 먼저 보도록 전시장엔 친절한 캡션과 설명이 주어지진 않는다. 조각을 먼저 바라본 후, 작품 제목을 유의 깊게 살펴보면 작품과 제목 사이에 간극을 느낄 수있다. 이 점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전망대>가 그러하고 <세계>가 그러하다. 두 번째는 시기별 작업을 찾아 비교해보자. 작가의 작업은 장기간 이루어진다. 5~6년에 1번씩 개인전이 이루어질 정도로. 90년대, 2000년대, 2022년의 서울시립미술관의 신작 9점까지. 시기별로 나누어진 전시가 아니지만 30여 년의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만큼 작가 작업의 공통된 생각과 그사이의 변화점도 찾아보길 바란다. 정서영의 조각으로 각자 생각해보자. 주의점은 답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말 것, 작품을 수학공식처럼 공통의 답이 정해지고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네가 오늘 본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전시이다.  

신소연 museum@daljin.com
                                                                                                                                                                         동영상 : 김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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