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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트래블_정혜정x유은순》, 페리지갤러리

객원연구원

트러블트래블

정혜정x유은순

 2022.01.07. - 2022.02.12.

페리지갤러리


페리지갤러리에서 2022년 1월 7일부터 2월 12일까지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 《트러블 트래블 Trouble Travel展》 이 개최된다. 새해 첫 번째 전시인 《트러블 트래블》 은 페리지 팀프로젝트 2021 공모를 통해 매칭된 기획자 유은순과 작가 정혜정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1년 동안 일시적으로 팀을 이뤄 예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였으며, 그동안 세계와 예술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다종다양한 존재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보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시도했다. 본 전시의 기자간담회 및 전시투어는 2022년 1월 6일 오후 2시부터 대략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전시장 입구


전시는 페리지갤러리 18KH 서울사옥 지하 1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위의 사진과 같이 입구가 나타나고,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전시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간담회는 먼저 상영되고 있던 작가의 영상을 시청한 후 바로 작가 및 기획자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다. 작가의 작품 앞에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두 사람은 그들이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서 페리지갤러리는 물 속에 잠긴 세계로 가정되며 작업과 글, 가구 설치 등을 통해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가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를 다각도로 그려낸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두 사람은 페리지갤러리의 공간이 마치 섬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계단으로 내려와 공중으로 떠 있는 듯한 갤러리의 구조가 프로젝트와 잘 어울려 선정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전체 공간은 정혜정의 3 채널 영상 <끝섬 End Island>(2021)과 관련 드로잉,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 Liquid Person>(2021)과 유은순이 정혜정의 작업을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한 7 개의 글, 유은순과 정혜정의 작업을 재해석한 4 개의 테이블로 구성된다.




정혜정, <끝섬> , 3채널 비디오, 3D 애니메이션, FHD, 16’56”, 컬러, 사운드, 2021




끝섬 스틸컷




정혜정은 우리 주변의 비인간-존재에 대해 꾸준하게 관심을 가지고 주체와 타자, 내부와 외부,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영상, 설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정혜정의 3 채널 영상 <끝섬>은 이미 멸종된 동물들을 기억하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신체를 멸종동물의 신체와 결합시키고, 이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감각하는지를 느껴본다. 또한 작가는 섬을 유토피아이자 동시에 디스토피아라고 생각하였으며, 땅 속으로 떨어지는 듯한 영상 장면을 통해 상상과 심리를 더한 작가의 감각을 자유롭게 풀어내고자 하였다.



액체인간


<끝섬>이 세계라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의 공생을 상상한다면,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은 몸 속 세계라는 미시적인 차원에서 이미 비인간-존재가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인식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나레이션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꼭 이어폰 시청을 권한다.



전시 별관 전경


이 곳에서는 유은순의 7개의 글과 정혜정의 드로잉, <끝섬> 프롤로그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유은순은 이번 팀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얽혀있는 타자의 ‘몸’들을 알아가며 인간-존재와 비인간-존재로까지 관심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또한 정혜정의 작업에 메타적/미시적으로 접근하며, 일련의 글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재고한다. 유은순은 이번 작업에서 비평적인 글쓰기뿐만 아니라 시적, 소설적, 에세이적 문체를 빌어 (SF적) 상상력을 가미한 글을 쓰거나 실제로 지구라는 몸의 공유지대 안에서 어떻게 기후와 생물종이 변해왔는지를 살펴보는 데이터 자료, 기술문명의 발달로 뇌만 남게 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와 정혜정의 인간-동물 되기 작업에 이입하는 글쓰기까지 주제를 종횡무진하며 경계를 가로지른다. 각기 다른 7 개의 글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결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계가 얼만큼 복잡하게 얽혀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끝섬 프롤로그


이 프롤로그는 정혜정이 이전에 전개했던 ‘한강’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와도 연결성이 있다고 말했다. ‘랑랑 프로젝트’의 한강 작품과 이번 전시의 <끝섬> 작품을 잇는 작업과 과정 또한 작가가 강조하는 ‘순환’이었다. 현재 한강 작업은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으니 전시를 관람하기 전 시청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혜정_너의 바깥은 나의 중심이다: outsideinside.kr


작품설명이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 질의응답


Q1 배경음악은 영상과 연관성이 있는건지? 그냥 어울리는 음향을 넣은건지?

A1 조은희 음악가와 협업하여 작업했다. 기본적으로 영상에 맞게 사운드를 디자인하였고, 동물들의 소리가 첨가되었다. 


Q2 영상에 서사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레이션 혹은 텍스트를 아예 배제한 이유가 있는건지?

A2 영상은 사실 서사를 생각하지 않고, 동물들의 시선 혹은 몸에서 교차되는 순간을 카메라가 따라가 전개 되도록 하였다. 릴레이 하듯이. 마지막에 물에 잠기는 것만 구상한 후 영상을 제작을 하였고, 굳이 텍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어조차 인간중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체인간>은 몸 속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나레이션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제작하였다. 어느날 몸에 발진처럼 일어났고, 원인불명의 병이라고 진단받았다. 그래서 몸을 통과하는 모든 물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액체 인간>은 고로 비인간-인간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태도를 나레이션으로 보충했다.  


Q3 물, 액체에 관련된 작품이 많은데 왜 물이라는 장치를 가지고 작업을 전개하게 되었는지?

A3 2014년 한강 프로젝트 ‘랑랑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고립된 섬, 도시 한 가운데 흐르는 강의 역사적 사실, 소외되어 있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또, 훨씬 전의 작업부터 물이 항상 모티브가 되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물이라는 액체성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코로나, 환경적인 재난 등 모든 것들이 파편화되고 흩어져있는, 개별적인 사건들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나와 타자를 분리하고 있는 태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단절되고 타자화 시키는 의식과 관점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액체로 이루어져있고, 액체는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는 물질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질의 표면과 맞닿아서 다른 존재들과 함께 몸을 닿고 있는게 아닐까 하여 액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Q4 <끝섬>에서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도상은 이전부터 상상되어왔던 오래된 도상인데, 이런 도상을 끌어올 때 이미지상의 관점으로 보면 새롭지 않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오래된 도상을 끌어오면서 작품 설명에는 SF적인 요소를 가미했다고 적혀있는데, 작가님이 작품을 할 때 이러한 충돌 혹은 고민은 없었는지?

A4 동물과 인간을 하이브리드한 사례와 맥락은 많다. 하지만 시대마다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고, 본인은 정상성의 바깥에 존재하는 동물을 그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러한 방식을 차용했으나 영상 속 동물은 멸종 동물이라는 점에서 과거와의 도상과는 맥락에서 다르다.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몸과 동물의 몸을 생각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기자간담회가 마무리 되었고, 자유롭게 전시 공간을 더 둘러보는 개인 시간을 가졌다. 코로나 19 와 더불어 미세먼지, 에너지 위기, 식품 및 농업 위기, 플라스틱쓰레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삶의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유은순과 정혜정은 복잡한 세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나의 몸이 다른 몸과 어떻게 얽혀있는지 감각하기 위해 촉수를 세우고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한편, 코로나 19 로 인해 별도의 오프닝은 없으며, 정부 지침에 따라 전시장 입장 시 접종 완료자 및 PCR 음성 확인서를 소지한 자에 한하여 관람이 가능하다. 설 연휴 휴관일 및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페리지갤러리 웹사이트 또는 SNS 를 통해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주최·주관 : 페리지갤러리 / CSR본부

관람 시간 : 월-토 10:30~18:00 (1월 29일, 설 연휴 휴무) / 토요일 Breaktime 12:00~13:00

참여 작가 : 정혜정(작가) · 유은순(기획)                                                                                                   


이유림 leeyulim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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