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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 Camp, After Media Promises》, 백남준아트센터

객원연구원




포스터



백남준아트센터의 《캠프, 미디어의 약속 이후 Camp, After Media Promises》 기자간담회가 2021년 11월 25일 오전 11시경 진행되었다. 전시에 참여한 캠프(CAMP)는 인도 뭄바이에 기반을 둔 협업 스튜디오로, 2020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하였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은 시각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통섭한 백남준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계승하고 확장시킨 인물을 발굴하고자 제정된 것으로 2009년에 시작하여 작년 7회를 맞이하였다.

캠프(CAMP)는 샤이나 아난드, 아쇼크 수쿠마란, 산제이 반가르가 주축이 되어 2007년 결성한 이래 여러 멤버들 및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들의 배경을 세 단어로 압축하자면 '역사', '필름', '미디어아트' 인데, 이 단어들에서 연상되듯이 이들은 폐쇄회로 카메라(CCTV), 인터넷, 전기 등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영상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최대 규모의 인도영화 아카이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웹사이트에서는 로딩 때마다 캠프(CAMP)라는 이름을 매번 다른 약어로 보여주었는데, 전시의 제목인 'Camp, After Media Promises'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전시설명을 진행하는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캠프(샤이나 아난드, 아쇼크 수쿠마란)



기자간담회는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과 캠프의 두 멤버(샤이나 아난드, 아쇼크 수쿠마란)의 전시 설명과 이어지는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총 세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파트가 하나의 작품을 구성한다. 




<무빙 파노라마>, 8채널 무빙 파노라마 비디오 에세이 (부분)



첫 번째 전시실의 작품은 <무빙 파노라마>로 이는 미디어의 역사이자 캠프 작품세계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8개의 화면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그 동안 캠프가 작업해온 주요작들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42분의 러닝타임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보여주던 기존의 개인전, 회고전의 형식과는 다르다.

작품의 영상들은 뭄바이, 맨체스터, 예루살렘, 카불, 샤르자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 촬영 되었는데,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는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작가가 투입한 사람, 일반 대중들이 섞여 있지만 관람자는 이를 구분할 수 없다. 또한 8개의 스크린은 개별적인 영상을 송출하는 것이 아닌, 서로 동기화 되어 서로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를 주고받으며 그 과정에서 스크린 중 하나가 잠시 꺼지기도 하는 등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몰입환경을 조성한다.







<카메라의 라이브 안무> 라는 제목의 다음 작품 전시실은 마치 거대한 스크린과 빈백들로 마치 영화관처럼 조성되어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에서 제작한 신작으로, 을지로 대림상가 옥상에 무인작동 CCTV를 설치하였다. 이때 이들은 이 카메라의 동작을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제어함으로써 마치 안무처럼 만드는데, 이 카메라의 이동속도나 줌 인(zoom in), 줌 아웃(zoom out)하는 동작이 매우 예술적으로 설정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계속 되는데, cctv.camp 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은 CCTV로 제작되었지만 영화 처럼 즐기도록 설계되었고, 실제로 이 영상들에서 편안함과 즐거움, 박진감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작품은 단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아닌, 지역에 대한 리서치가 필수적인데 이번 작품의 제작에는 서울의 최태윤 작가와 서울익스프레스(전유진, 홍민기)가 협업하였다. 




백남준 아트센터 아카이브 소장 비디오에 대한 온라인 아카이브 njp.ma 웹 화면. 캠프와 pad.ma 협력




아카이브 시스템을 작동해 보여주는 아쇼크 수쿠마란



마지막 작품은 아트센터 복도에 전시되어있으며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다. <비디오 아카이브에 대한 제안> 이라는 아카이브 시스템이 그것이다. 캠프는 베를린 0x2620의 얀 게르버와 함께 미디어 아카이브 시스템을 개발하였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아트센터 비디오 아카이브의 비디오들을 가공, 분석하여 공개하였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이 아카이브 시스템은 여러 포맷의 영상 소스와 푸티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분해하여 정보 검색을 용이하게 하는데, 캠프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온라인 비디오 아카이브(Public Access DIgital Media Archive, 2008)을 비롯한 여러 아카이브를 운영해 왔다. 

질의응답 시간은 캠프가 가진 배경과 신념, 그리고 그 특성을 더욱 깊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캠프의 기술력에 대한 질문에 샤이나 아난드는 자신들이 가지는 기술력과 역량은 직접 손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기존의 시스템과 기술, 즉 인프라를 기반으로 예술 작품을 하는데, 이것들을 직접 활용하여 아티스트들이 주도하는 자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데서 독특한 스킬이 형성되고 그것이 작품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아난드는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과 관련한 질문에는 텔레비전이 정원도 될 수 있고, 조각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백남준의 창의성과 기술 활용 방식에 매우 공감한다고 말하며 오늘날과 같이 기술이 만연한 시대에 나이브한 태도로 유토피아적 생각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 역시 인프라를 활용하되, 그것에 점령당하지 않고 사람들이 인프라 안, 밖, 위에서 보다 자유럽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비평임을 밝혔다.  

<카메라의 라이브 안무> 같은 경우 실시간 CCTV 영상이다보니 혹시 불미스러운, 혹은 범죄장면을 담게 되는 일도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난드는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밝히며,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달리 CCTV는 사람을 범죄로부터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쇼크 수쿠마란은 이 작품을 영화로 받아들여주기를 당부했다. 우리가 CCTV화면을 바라볼 때 본능적으로 수상한 점, 범죄와 관련된 것을 찾게되는데 그 태도를 바꾸어서 화면 속에 담긴 강아지, 새, 풀의 풍경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11월 25일 오후에는 캠프의 두 멤버가 진행하는 렉처 퍼포먼스 '파노라마 워크스루'와 캠프, 최태윤, 서울익스프레스가 참여한 대담이 진행되었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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