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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산: 폭풍이 온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객원연구원




안지산, 비구름이 멈춘 곳에서 (The Place Where the Rain Cloud is Not Moving), 202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11월 23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안지산 개인전 <폭풍이 온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실험적인 작업 방식이 담긴 신작 회화 15점, 종이 콜라주 23점 등 총 38점을 소개한다. 안지산 작가는 작품 속에서 특정한 상황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불안을 대상의 묘사를 통해 화풍 안에서 간접적이고 감정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색이나 형태, 붓터치를 통해 극대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를 앞두고 11월 19일 오후 2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폭풍이 온다> 전시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안지산 작가가 참석했으며 직접 전시 투어를 진행하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안지산, 거친 바람이 내 마음에 휘몰아칠 때(Wild Winds Sweep My Heart), 2021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부여한 특수한 상황은 ‘폭풍’이다. 특히 폭풍 속에서의 구름에 대해 집중하는데, 구름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그가 네덜란드의 아카데미 레지던시에 참여한 경험을 비롯해 네덜란드 도시 흐로닝언에서의 작업 생활로부터 시작되었다. 작가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네덜란드만의 낮고 큰 구름의 풍경을 보고 이에 매료되어 구름 풍경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17세기 네덜란드 화풍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구름 그리기에 집착했던 당대 화가들의 영향 또한 작가에게 작업의 동기가 되었다.




안지산, 아직은 사냥할 시간(It’s Still Time to Hunt), 2021



안지산 작가는 “예전의 고전 회화처럼 아름답고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구름보다는 회화적이고 욕망을 투영할 수 있는 형태로 구름을 그려보고자 했다. 폭풍 안의 상황을 설정한 후 휘몰아치는 상황을 제시하려고 했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그에게 있어 구름은 욕망이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좇아야 하는 불안을 동시에 담고 있는 대상이다.




안지산, 서쪽 구름이 밀려온다(Clouds Are Coming From the West), 2021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서 폭풍이라는 상황 속에 삼켜진 인간의 태생적 불안을 구름이라는 요소를 통해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작가의 욕망을 투영하기에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폭풍이라는 상황이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선 모든 가능한 인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 등을 대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폭풍 속 구름과 함께 주로 돌산을 그려냈는데 돌산은 구름과의 대척점에서 땅 속에 발을 파묻은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암시한다. 구름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돌산은 기본적으로 구축된, 변화하지 않는 서로 대조적인 특징을 드러내며 돌산 위에는 이를 더욱 부각시키는 늑대, 우산, 새와 같은 존재들이 불안함과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작품에 새를 특별히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질문을 드렸다. 작가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날개가 떨어진 새, 죽은 새 등 여러 새들의 모습을 작품 안에 표현했으며 이번 전시에서 죽은 새는 없고 위협을 감지하여 피해 있거나 숨어있는 새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바람이 불고 험한 상황에서 네발 달린 짐승보다는 새가 처절하게 아픔을 느끼지 않을까 해서 새를 넣게 되었다고 밝혔다.




안지산, (왼)숲 속의 마리(Mary in the Forest), 2021 / (오)노란 마리(Mary in Yellow), 2021




안지산, 마리와 하얀 새(Mary & White Bird), 2021



풍경화와 더불어 작품에 ‘마리’라는 인물의 초상이 함께 등장한다. 작가는 마리가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라고 말한다. 마리는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인간의 실존적 슬픔과 두려움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중재자, 주어진 상황을 잘 견딜 수 있는 수행자의 역할을 한다. 




안지산, 마술 지팡이와 복실이(Magic Stick & Boksil), 2021



1층의 <마술 지팡이와 복실이> 작업은 이번 전시 작품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작업으로 폭풍이 치는 배경 속 마리가 강아지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 작품은 앞으로 작가가 그려나갈 시리즈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전 작품보다 더욱 분위기가 극대화된 모습을 보인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2층은 이번 시리즈의 콜라주 작업과 작가가 이전에 진행해오던 빙해 시리즈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라주 작업은 작가가 직접 찍은 풍경 사진과 회화 작업을 결합한 콜라주 작업으로 폭풍 속 다양한 풍경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번 시리즈 전에 핑크빛 빙해를 그려낸 시리즈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기존 시리즈를 종결짓는 작업을 이번 전시에 함께 보여주었으며 핑크빛과 반대되는 초록빛 빙해를 사용하여 한결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안지산, 초록빛 빙해와 구름(The Sea of Emerald Green Ice), 2021




 
안지산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은 주로 밀폐성이 부각된 실내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면 작가는 3-4년 전부터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밖을 바라보며 풍경 작업을 주로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을 실은 외부 풍경과 인물 묘사를 통해 특정 상황에 처한 인간의 잠재적 불안을 더욱 극대화하여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전시는 내년 1월 15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김지수 acupofmojit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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