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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불빛 저편에 Beyond the City Lights》간담회, 금호미술관

객원연구원

도시의 불빛 저편에 Beyond the City Lights
2021.6.18-8.15 
금호미술관


전시장 입구

지난 6월 17일 오후 2시 금호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도시의 불빛 저편에 Beyond the City Lights》의  사전 기자 간담회에 다녀왔다. 이번 기획전 《도시의 불빛 저편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시각 예술을 매개로 하여 도시적 삶의 단면을 탐구하고, 인간이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요소와 맺는 관계의 형태를 탐색한다. 다섯 명의 참여 작가 김혜정, 송주형, 엄아롱, 윤정미, 장용선은 조각, 설치, 영상, 일러스트레이션, 사진 분야를 아우른다. 이번 전시는 6월 18일을 시작으로 8월 15일에 막을 내린다. 

이번 기자 간담회는 전시를 기획한 이민영 큐레이터의 간단한 전시 설명을 시작으로 작가와 함께 각 전시실의 작품을 살펴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엄아롱, <이사 그리고 이사>2020, 철, 스테인레스스틸, UV 프린트, 시멘트 가변설치


작품을 설명하는 엄아롱 작가 

엄아롱 작가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 쉽게 버려지거나 잊힌 사물들을 수집하여 조각 설치 작업으로 전환한다. 유년시절 재개발로 인해 잦은 이사를 해야 했던 작가는 이주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물건들, 거주의 부산물들에 관심을 가져왔다. 한편 이번 작품은 이전 작업과 다른 작업 보여주고 있는데 과거 실제 사물을 통해서 설치 및 조각 작업을 했던 바와 달리 정크 이미지를 프린트하여 철골과 시멘트 구조물에 연결하는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이동'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마치 이사를 자주 다녀야하는 한국의 도시 생활의 면면을 주고 있다.  작품에서 사용되는 공통된 이미지 중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화분에 담긴 식물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자신의 태어나고 자란 곳을 자신의 뿌리라고 생각했지만 반복적으로 이주를 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고향'이라고 지정할 곳이 없다. 작가는 거주하는 곳만 있지 뿌리를 단단히 내릴 곳이 없는 현대인의 삶이 화분에서 자라는 식물과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작품을 설명하는 장용선 작가(좌)와 이민영 큐레이터(우) 

장용선 작가는 도시 경관을 위해 제초된 식물을 재료로 한 작업을 선보였다. 도시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식물은 도시의 배경에 어울리도록 적정 길이만 허용된다. 주기적으로 시설관리공단 녹지 정비 사업에 의해 잘려 나가야만 하는 풀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가치 기준과 필요에 의해 보호와 훼손의 대상을 구분하는 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장용선 <찬란한 잔해>, 2020-2021,강아지풀, 염색한 아크릴 박스, LED 조명, 가변 설치

원형 그대로 말라버린 강아지풀을 아크릴 박스에 넣은 <찬란한 잔해>는 마치 도시의 밤의 화려한 색과 빛을 내뿜듯 그 안에 매달려 있는 버려진 강아지풀은 여전히 살아있는 듯한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작가는 버려진 강아지 풀에 디밍(dimming)작업을 하고 염색 된 아크릴 박스 안에 넣으면서 강아지 풀에 새로운 옷을 입혀준다.


장용선, <Treasure- The Seed Collection>,2016-2021, 각종 들풀 씨앗, 종자병, 나무좌대, 가변설치 

<Treasure- The Seed Collection>은 우리 주변에 서식하는 이름 모를 들풀의 씨앗 15종을 수집해 종자 병에 담은 작품이다.  이 역시 녹지정비 사업 현장에서 가지고 씨앗들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버려진 생명들이다.  도시 경관을 위해서 계속해서 제거되는 들풀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 도리어 이는 잠재적 천연기념물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에서 비롯된 씨앗 작업은 생명으로서의 대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한다.  


송주형 작가(좌)를 소개하는 이민영 큐레이터(우) 


송주형, <流(류)>, 2021, 폐비닐, 브라운관 TV, 다채널 비디오 (20분), 4채널 오디오

송주형 작가는 현대 도시에서 발생하는 주거와 환경의 문제를 민감하게 살피고 인간의 본성과 현대 사회의 부조리하고 모순된 현실에 대한 사유를 작품에 담고 있다.  이상적인 자연의 이미지와 폐비닐을 결합한 작품 <流(류)>는 버려진 비닐에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영상이 반사 혹은 투과되어 관람자에게 보여지고 있다.  '인간의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지고 버려진 비닐을 통해서 현대인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이 보여지는 모습은 자연을 대하는 현대의 모순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설명하는 김혜정 작가


작가가 그림을 연재하는 『Oh Boy!』 지에 게재된 동물 복지에 대한 그림들


전시 전경 

김혜정 작가는 꾸준히 동물권에 대해 언급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유기견 '자몽이'를 입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개들이 유기되고 결국에는 안락사로 이어진다는 사실에 이를 알리고자 작품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러한 성찰은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성찰로 확대되어 인간 중심으로 구축된 현대 사회 속에서 소외된 동물들에 대한 작업으로도 이어졌다. 그림 속 동물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글귀가 더해진 그림을 통해 작가는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모든 동물은 감정을 느낄 수있는 존재임을 일깨우고 그들과 공존을 이야기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13년 제 10회 서울환경 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한 <당신이 버린 개에 관한 이야기>(김혜정 작가, 이종혁 감독 공동제작)을 같이 감상을 할 수 있다.


작품을 설명하는 윤정미 작가


윤정미, <사와 스탈라, 필운동> 


윤정미, <구(舊 동물실험실>(01-04), 2016 

윤정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반려동물>연작과 <구(舊 동물실험실> 연작을 선보인다. 동물과 관련된 서로 상반된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면서 인간의 '취사선택'에 의해서 달라지는 동물들의 삶에 대해서 고찰하게 된다.  <반려동물> 연작에서는 각 작품이 '주인의이름- 반려동물의 이름, 거주지' 순으로 적혀 있으며 반려동물과 주인의 행복한 모습이 담겨져 있다. 한편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는 장소에서 찍었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 다양한 동네의 주거 형태를 알 수 있다. 특히 이 연작에서는 동물과 함께 사는 1인 가구가 증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와 달리 <구(舊 동물실험실(2016)> 연작에서는 과거 불광동 근처에서 실제 동물 실험을 했던 장소를 담았다.  동물실험은 일종의 필요악이지만 비윤리적으로 실험이 자행되었고 실험 역시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진행되어 수 많은 동물들이 인간을 위해 죽어나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작가는 동물실험실으로 사용되었던 장소를 사진으로 남기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상이며 기억해야 할 공간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임선미 ysm3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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