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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아트스페이스 《무속巫俗_박생광》

편집부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故 박생광의 《무속巫俗》(2021.2.24 - 4.26) 전시를 보고왔다.

박생광 작가가 '무속巫俗'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던 1980년부터 1985년까지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로, 그 시기 작가의 대표 작품들을 중심에 둔다. '무속'의 사전적 뜻은 '무당을 중심으로 하여 전승되는 종교적 현상을 일컫는 말'이지만, 박생광 작가에게 '무속'은 한국적 문화를 성장시킨 뿌리의 한 줄기였다.





부적을 연상시키는 포스터가 예쁘다!





박생광, 무속7, 1983, 70×69cm, 수묵채색 

이 작품에는 3명의 인물이 같은 시공간에 서로 얼굴을 내민 듯 하나의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마치 하나의 부채 뒤에 세 명의 인물이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그림은, 인간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신령한 '무신, 무당'을 표현한 듯 보인다.





박생광, 십장생, 1982, 66.5×68.5cm, 수묵채색 





박생광, 범, 1984, 38.5×42.5cm, 수묵채색
박생광 작가의 1980년대 작품들에는 과장된 듯 거칠고 강한 선묘가 특징적이다. 이에 대해 여러 미술사가들은, 당시 박생광이 세밀묘사가 두드러지는 일본풍의 회화를 의식하여, 그에 반하는 날 것의 드로잉을 구사했다고 말한다.




박생광, 무당4, 1984, 71×71cm, 수묵채색
박생광은 1980년부터 생의 마지막 해인 1985년까지 놀라울 만큼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나 그 기간에 작가는 '무속'의 주제를 더욱 심화시키고자 '민속, 민화, 불교' 등 다방면에서 한국인의 정신성을 찾고자 했다. 이 작품에는 남자 무다잉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른쪽에는 부적 형태 글자가 그려져 있다. 이러한 글자 형태는 박생광의 작품에서 간혹 보이는 것으로, 이 작품은 특히 보라색과 파랑색, 검정색의 바탕 위에 붉은 색의 글자를 쓴 것이 눈에 띈다.




박생광, 무속5, 1982, 136×136cm, 수묵채색
당시로서는 매우 모험적 시도인 정사각형 비율의 1982년 무속 그림에서 작가는, 다양한 요소를 겹쳐 그리며 신령하게 엮는 시도를 한다. 그림의 중앙에 합장하는 손을 중심으로, 위에는 1900년대 제주도의 내왓당에 봉안되었던 무신도의 도상이, 좌측에는 악사가, 우측에는 미인도의 이미지가 있다. 또한 작가는 한국적 전통을 보여주고자 그림의 상단에 화려한 단청을 넣었고, '촛불, 지화' 그리고 각종 문양들을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그려낸 듯 다양한 비율로 한 화면에 담아냈다.




박생광, 창과 무속, 1982, 47×52cm, 수묵채색
박생광의 '무속' 시리즈 그림들을 볼 때에는 신령한 존재들이 어떻게 그려져 있고 어떤 초월적 염원을 담고 있는가에 대한 것 보다는, 작가가 무속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해석해 보아야 한다.
특히 이 그림에서 작가는 '무속'의 주제를 드러내고자 한 명의 인물에 초점을 맞췄으며, 마치 여백처럼 느껴지는 창문의 앞에 그 인물을 두었다. 창문이란 밖에 있는 것이 안으로 들어오거나 안에 있는 것이 밖으로 나가는 통로이다. 안과 밖을 오갈 수 있는 길인 것이다. 창은 마치 이생과 저생, 이곳과 저곳을 연결하는 신령한 존재들과 닮아 있다.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전시 전경




그림 속에 낙관들이 흥미로웠다.


글, 사진 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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