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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 CUT 파이널 컷》,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객원연구원

▶뉴욕, 파리, LA, 북경, 동경 등의 패션위크에서 인정 받은 서울의 로컬 패션 브랜드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AF, 파프)”의 실험적인 시도를 미술 공간에서 구현

▶미술 작가의 작업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는 패션과 미술간 융복합적 접근

▶해체와 실험이라는 작업적 태도로 미술과의 접점을 발견하고 양식과 패턴을 지속적으로 재정립해온 디자인의 개념을 입체적으로 해석




전시《FINAL CUT 파이널 컷》은 패션 브랜드 “POST ARCHIVE FACTION(PAF)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파프)”(이하, ‘파프’)이 예술과 패션의 경계선에서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특정 태도를 패션이 아닌 미술의 공간 속에서 구현해 보려는 시도로 2021년 3월 18일부터 5월 16일까지 진행 중이다. 


2018년 론칭한 남성복 브랜드 ‘파프’는 패턴의 과감한 해체와 전위적인 실험을 근간으로 한 브랜드다. 예술, 패션, 가구, 디자인 등 경계 나누기가 의미 없어지는 동시대에 예술적 실험을 자신들의 브랜드 구현을 위한 철학적 토대로 삼고 있는 ‘파프’의 여러 시도는 경계를 둘러싼 다양한 의문들을 가시화하고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전시는 두 개의 흐름으로 연출되어 지하1층과 2층에서 진행된다. 지하 1층 공간은 시각적 대상으로서 ‘파프’ 옷의 기본 형태인 ‘패턴을 개념화’하는데 집중한다. 빛이 아래서 위로 흐르는 공간에서 동시화된 패턴의 해체와 새 패턴의 중간 상태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난 지배적인 지각 패턴을 깨버리는 변칙적 즐거움을 보여준다. 2층은 패턴이 행위와 실천으로 전환되어, 패션 매장과 전시 공간의 묘한 결합 속에서 옷과 작품이 함께 진열된 최소한의 구조물을 통해 관람객의 행동 패턴을 재고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날 강소정 디렉터는 파프팀과 함께 기획한 미술과 패션이 공존하는 전시 취지에 대해 “‘패턴이 확정되기 직전이 가장 아름답다’는 파프의 철학을 기반으로 기존 전시의 정의를 흩트려 버리는 시도”라고 말하며, “직전이라는 것은 아무 계획이 없이 하는 시도가 아닌 이미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통해 확정되기 전에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미술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이러한 예술적인 실험과 태도를 보여주었을 때 파생되는 창의적인 행위들에 대한 가시적인 표현이나 가능성에 대해 소통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파프의 임동준 대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창작 활동을 계속하기 위한 경제적 이익 창출과 소비 행위 양식의 요인들에 대한 구조를 고민했고, 이를 위해 패션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며, ”패션에서 디자인이나 예술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려는 브랜드 목표에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참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주연화 총괄 디렉터는 이번 전시에 대해 “예술은 기존의 환경을 넘어선 창작물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아라리오갤러리는 “매버릭(Maverick)”적인 시도를 패션 분야인 파프’와 함께 진행한 전시“라고 말하며,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그림 뿐만 아니라 패션이 취향의 소비에 포함되면서, 독특한 옷이나 예술품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단순히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을 위한 소비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대변해 주는 새로운 소비의 시대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어 기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Maverick: 주인의 소유를 표시하는 낙인이 없는 가축을 뜻하는 것으로, 독립성과 개성이 강한 사람을 의미한다.


■주요작품


▶지하1층 전시장_시각적 측면의 패턴의 개념화







임동준 파프 대표






지하 1층은 다음과 같다. 과거에는 패턴이라는 개념이 모여서 옷을 만들었다. 반면에, 지금은 패턴의 기본형태인 평면에서 입체로 조립되었을 때 형성될 수 있는 다른 형태를 연출한 것이다. 이렇게 분산 되어있는 자율적인 형태를 하나의 만들어진 옷과 같은 개념으로 제시된다. 이렇게 구성된 개념에 작가적인 측면을 결합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모듈을 가지고 현장에 맞게 조립, 해체, 재구성한 ‘김병호 작가의 작품 2점’있다. 그리고, 신체를 생략, 절단하여 상상할 여백과 함께 비-인간화된 조형적인 덩어리를 작업한 ‘김인배 작가의 작품 2점’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에릭카 콕스 (파프 아트디렉터이자 작가)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AF,파프)의 기획과 아라리오갤러리의 큐레이션의 조화 속에서 구별하기보다는 이 두 형식이 공간을 통해서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에서 세력이자 당파를 뜻하는 ‘팩션(FACTION)’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파프 브랜드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을 세 라인(left, center, right)의 옷으로 ‘균형을 맞추는 본질’과 ‘작품의 조형원리’가 닮아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바닥에서 올라온 빛이 구조물 안에서 리듬을 형성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파프 옷의 종이패턴의 ‘평면성’과 ‘조형성’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파프의 개별적인 종이 패턴들을 가조립한 형태의 결합물들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빛이나 공간, 또는 다른 미술작품과의 일시적인 호응 부분들을 관찰하며, 균형을 맞추어 오브제 형태로 다듬었다.


임동준(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대표)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브랜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지속가능한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서 좌우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파프(PAF)라는 약자의 앞글자에서 연상된 단어들의 조합으로 만든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브랜드의 창작 방식과 맞닿아 있다. 파프(PAF)에서 ‘포스트 아카이브’는 20~30년 전에 가치로 평가된 현재 디자인 아카이브에서 시작해, 그 이후의 새로운 아카이브로서의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가치를 생산하기 위해 파프(PAF)의 ‘팩션(FACTION)’은 균형을 위한 정치적 스펙트럼과 같은 의미로써 사용된다. 그래서 보편적으로 입을 수 있는 보수적인 소비자들을 위한 ‘Right’, 중간단계인 ‘Center’, 급진적인 디자인이 강한 ‘Left’로 나누어진다. 즉, 파프(PAF)는 패션 외의 다른 장르와의 개념화를 시도한 ‘Left’에서 대중들과 접점을 이루는 ‘Right’의 작업까지의 넓은 스펙트럼을 포함하고 있다. 그로 인해서, 팔리는 것과 팔리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적 결정방식에서 취향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2층 전시실 _행위와 실천으로서의 패턴















주연화 총괄 디렉터


2층 전시는 소비 행위 측면에서 행동 양식 또는 습관적인 행위로서의 패턴을 주목한다. 전시기획 단계부터 패턴화된 방식들을 해체하고 다른 장르의 방식에서 작품을 볼 수 있게 했다. 전체 구조는 미술관의 수장고를 참고하여 만든 것으로 그림, 옷, 옷의 도면의 판매를 위한 판매매대로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작품적 측면에서도 회화 작품 구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비 행동 패턴을 재고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도 구성되어 있다. 파프(PAF)의 옷과 함께, 갤러리의 원 거주자인 미술작가들(김병호, 권오상, 김인배, 이지현, 노상호, 돈선필, 심래정, 장종완)의 회화 작품이 레일의 옷걸이에서 보는 방식으로 진열되어 있다. 안쪽에는 옷의 재료가 되는 ‘패턴 도면’이 테이블 위에 전시되어 있다.


특히, 지적재산이기도 한 옷의 도면은 새로운 컬렉션을 내면 한 달도 안 되어 위조품 생산 프로세스에 의해 쉽게 재생산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법 생산 프로세스 또한 쉽게 공유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임동준 대표는 “진품을 구매한 뒤 분해해서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나 진품의 도면을 대중들에서 구매할 수 있게 공개해 재생산하게 하는 것 모두 진품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2~3배 프리미엄 가격이 붙는 시즌이 지난 특정 제품들의 관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를 역설했다. 또한, 임 대표는 “소더비의 조던 신발 경매나 5~10년전 만해도 불가능했을 백남준 사진집이나 피큐어 같은 예술작품이 중고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는 새로운 패턴들이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이는 실제로 신뢰도 높은 중고시장에서 파프(PAF)의 위조품이 판매되고 있어 명확한 차별화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러한 점에서, 전시 공간에서 파프(PAF)의 옷 도면 패턴을 구매할 수 있어, 파프(PAF)의 작업 프로세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공유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패턴의 해체와 새 패턴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나온 동시화된 패턴에 대해 새로운 가치 생산방식을 재고한다. 


이는 품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소비 행동의 유인이나 기대 이전에, 확장된 시지각적 체험에서 비롯된다. 이를 통해, 독특하고, 변칙적인 가치가 전체적으로 새로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시도된다. 그 결과, 자율적인 행동 준칙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포함된 새로운 프로세스에 대한 필요성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점은 ‘패션 매장’과 ‘전시 공간’과의 모호해진 경계 속에서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옷을 소비하는 “보편화된 패턴”에서 더 나아가 회화 작품에도 작품가격과 함께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포맷”으로 옷걸이에 걸려둔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는 소비자인 관람자들이 자신의 소비경로를 선택하는 과정까지 포함되어 있다. ‘좌측’과 달리, ‘우측’을 대중과의 접근성이 높은 방향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 파프의 ‘팩션(FACTION)’에 대한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파프의 방식에 따라, 가로장(레일)의 오른쪽에 걸려있는 Left, Center, Right의 옷들은 소비자의 구별된 취향이 마치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적 존재로서의 패턴을 보여준다. 이러한 패턴들은 같은 레일의 반대편인 ‘좌측’에 회화들이 걸려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작품 구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더 넓은 차원의 경험을 위한 소비 행위의 숨은 변수들을 공감과 상상의 영역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확장된다.


주연화 총괄 디렉터

이번에 남성복 패션 브랜드 파프(PAF)와 아라리오갤러리가 같이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COVID19 이후, 실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전시가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그리고, 디지털 작품이 몇십억에 거래되는 상황이 일어나면서, 200년 동안 지속되었던 상업갤러리에 대한 정의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작가가 존속하고 작품을 거래하는 ‘상업갤러리의 정의’가 보통 작품이나 가상과 실재 공간에 대한 정의로 한정된다. 그렇지만,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수렴된다. 이는 곧, 상업갤러리에서 소비되는 대상이 그림, 조각 등 시각예술에 속해있는 작품을 벗어난 확장된 영역에서 “큐레이터가 만들어 내는 산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원고: 이수현

사진: 아라리오갤러리,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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