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커뮤니티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BE 정상》간담회, 아트스페이스 광교

객원연구원



BE 정상

2021.3.16-6.6

아트스페이스 광교


2021년 3월 16일(화), 오전 10시 30분, 수원시립미술관 주최 아래, 2021년 첫 기획전 《BE 정상》展이 경기도 수원 아트스페이스 광교(수원컨벤션 센터 B1)에서 열렸다.


전시는 ‘예술가라는 직업이 유지되는 비정상(非正常)적 구조’에서 ‘정상(頂上)에 오르고 싶은 예술가’이자 ‘아직 정상에 오르지 않은(非頂上)예술가’를 주목하며, ‘정상(正常)의 기준과 의미’를 고민하고, 스스로의 정상(正常)을 찾아가기 위해 기획 되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BE 정상》은 ‘Be’(To be: ~가 되고자 하는 / 非: 아니다)와 ‘정상’(正常:온전한 상태 / 頂上:꼭대기)에 대한 다층적 조합에 따른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의 작품과 ‘작가의 삶의 이면’이자 ‘각자의 터를 꾸러나갈 기록’인 생계 아카이브를 통해, 향후 지역 예술가들이 연대하여, 지역 예술을 드높이는 상생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작년 '지역연관 청년작가 포트폴리오 수집' 사업을 진행하며 수집한 수원 경기남부 청년작가 포트폴리오 92건 중 최종 선발된 80년생 작가 김양우, 권혜경, 서유진, 이태강, 정덕현 5명의 작품 47점과 작가의 삶을 담은 ‘생계 아카이브’로 구성된다.


이날 김민승 학예연구사는 “작품과 함께 소개되는 ‘생계 아카이브’는 작가 개인이 공감해온 현실을 시각화한 것으로, 통계적 수치로 인용되는 예술가들의 경험과 시간 비용에 대한 ‘대안’이자 ‘전업’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비정상적인 구조에 대한 역설”이라고 말하며, ”전업“작가로서 현실을 극복하는 작가의 지속적인 의지와 태도를 통해 코로나 19시기에 관람객들이 스스로의 ‘정상적인 삶’에 대한 동력을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강, <비범한 옷 시리즈>, 2021


작가 이태강은 시적인 언어와 이야기를 사용하여 신작 <비범한 옷> 시리즈(2021)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현한다. 타고난 특별함과 안정된 평범함 사이에서 한 남자의 비범한 여정을 보여 주며, 관람객이 특별함을 찾는 시간을 제공한다. 빛과 다채로운 조각과 음악이 공존하는 전시 공간에서 관람자가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도록 제안한다. 작가의 아카이브에는 그 자신의 세계를 다져가기 위해 일하고 창작했던 순간들과 생계를 위해 꾸려왔던 드로잉 클래스를 책으로 엮은 『그려그려』와 아모레퍼시킥 제품의 일러스트, 웹 동화 『름름이』으로 전시되어 있어, <비범한 옷>에서 만날 수 있는 따뜻한 감성과 색감을 보여준다. <초인의 두상>(2018)과 <말은 바다>(2018)를 비롯해 작가가 작업한 흔적을 담은 <혜성들>은 비범한 남자가 태어난 세상을 상상하게 한다. 이 기록들은 작가가 삶을 살아가는 근간일 뿐 아니라, 작품을 위한 세계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보여준다.





정덕현, <분열>, 2011 종이에 먹, 호분, 229 x 475.8cm


작가 정덕현(b.1986)은 우리 삶과 밀접한 사물들을 왜곡 없이 그려내며, 초기 작업에서부터 신작까지 자신의 작업과정에 대한 짧은 회고록을 보여준다. 신작<표류일지>(2021)은 작품명 그대로 작가가 현실을 표류하며 느낀 감정이 투영된 작품이다. 볼트와 벽돌, 컴퓨터와 담배 등 그림 속 사물들은 작가가 살아가고, 노동하고, 작업하면서 가졌던 고민을 보여준다. 작품 옆에는 연필, 지우개, 스펀지, 볼트 장갑 등의 오브제가 병치되어 작가의 작품과 함께였던 생계를 아카이브 형식으로 보여준다. <분열>(2011)은 웅장하고 괴기스런 공장이 분열하고 증식하는 이미지를 발견한 후, 사회와 노동을 향해 메시지를 던진 작품이다. <잠수>(2012)와 <유출>(2012)의 터지고 녹슨 기계는 공장의 노동 구조 아래서 소모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로부터 의미가 확장되어 <오른쪽 왼쪽>(2014)의 메트로놈은 어떤 불평도 없이 좌우로 움직이길 강요받는 약자들을 위한 초상을 보여 준다.





김양우, <67.32km>, 2018 단채널 영상, 사운드, 12분 12초


도시의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작가 김양우(b.1986)는 작가 자신의 삶을 생계를 위한 시간인 낮과 작업을 위한 시간인 밤을 시각화해 작품과 일상을 구분짓는 매개체로 활용했다.  <화물운송 회사 사무직>(2021)과<온라인 쇼핑몰 마케팅 사무직>(2021)은 작가의 사무직 아르바이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영상 속 전화 통화 목소리, 마우스와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는 작가가 작품을 고민할 여력 없이 끊임없이 자본과 제품의 순환 프로세스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낸다. <20190227-20210128>(2019-2021)는 밤의 결과물로 작가가 생계를 이어가는 중 틈틈이 완성한 1일 1작 모음이다. <67.32km>(2018)는 작가가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밤의 시간을 촬영한 것으로, 도시의 물리적 확장과 이동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작품이다. 낮의 시간은 밤의 시간에 존재하는 67.32km 작품과 대비되면서, 작가가 생업과 작업의 균형을 위해 쏟았던 노력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작가는 이렇게 낮과 밤 시간을 통해 생계와 작업을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려는 예술가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권혜경,<HKK방호벽 HB1907-150a>, 2019


작가 권혜경(b.1984)은 전시장이라는 공간의 속성을 활용해 자신의 작품을 상품과 작품의 경계에 둔다. 작가의 작품으로 가는 통로의 고정된 흰 벽에는 작가의 이동기록이 작가가 머물렀던 레지던시 주소로 쓰여 있다. 약 8년간 이어진 레지던시 생활은 작가를 증명하는 이력인 동시에, 정착하지 못하고 작가의 불안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편 작품운송용 상자에는 앞으로 이동할, 새로운 레지던시 주소 하나가 뚜렷하게 새겨졌다. 작가의 이동 기록이 자리한 통로를 지나면 작가가 이전에 작품을 매매하는 쇼룸 컨셉과 판매된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상품설명시리즈’와 ‘신상품 개발과정 시리즈’가 신작으로 공간에 새롭게 구현되었다. <재고 정리 세일>(2021)는 이러한 신작과 구작을 오가며 동시대 예술가와 관람객들에게 함께 공감하고 고민할 수 있는 코드를 제공한다. <HKK방호벽>시리즈(2019)와 <U-볼라드 UB-10040>(2019)는 방호벽과 볼라드 본래의 실용적인 상품성 대신 추상적인 예술적 가치를 부여 받은 채 쇼룸에 전시된 바 있다. 작가는 예술을 향한 무모한 열정과 실험으로는 생계를 유지 할 수 없는 미술계의 비합리적인 구조를 비추며 “예술을 상품 가치로만 판단하고 거래하며 유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한다. 인간이라면 상품 경제에 걸맞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상식과 거리를 두며,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흔한 사물들에 낯선 가치를 부여한다.





서유진, <기둥>, 2021 혼합재료, 가변크기


관계를 관찰하고 소개를 실험하는 작가 서유진(b.1989)의 생계 아카이브는 미술 교육과 관련되어 있다. 작가의 생계 아카이브 공간에는 교구를 반복해 만든 영상과 방문미술 교육 전단지로 구성되어 있다. 아카이브 공간에서 작가는 일을 하는 시간은 물론 그 일을 얻기 위해서 또다시 시간을 들여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작가는 생계를 위해 미술교육을 준비하면서도 관계와 재료에 대한 고민을 지속한다. 작가는 미술교육인 작품을 만드는 창의성을 휘발시킬까 걱정하는 한편 생계의 순간에서도 여전히 작업 방식을 연구한다. 신작 <모서리 시리즈>(2021)의 우레탄 폼들은 모서리에 기대어 모양을 변형해나간다. 모서리의 다양한 측면을 담은 드로잉과 영상 또한 변화하는 관계들을 보여준다. <기둥>(2021)과 <밀고 당기기>(2021)에서 유토는 피부를, 파이프와 철사는 관계를 은유한다. 유토가 발린 파이프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유토가 긁히고 벗겨질 때, 파이프들 사이의 연결고리는 고착된다. 이를 통해, 개체들의 관계를 연결과 긁힘, 형상이라는 물리적인 현상으로 시각화하면서, 그것들의 관계를 고착시키고 단단하게 만드는 구조적인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관람은 무료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온라인 사전 예약자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이수현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