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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리히터: 4900가지 색채》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

객원연구원

게르하르트 리히터: 4900가지 색채 GERHARD RICHTER: 4900 COLOURS  
2021.3.12-7.18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 Espace Louis Vuitton Seoul


전시장 전경

현대 미술과 예술가 그리고 동시대 미술 작가에서 영감을 준 20세기 작품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을 위해 설립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 은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미술가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의 작품세계에 헌정하는 새로운 전시를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컬렉션 소장품을 에스파스 루이 비통 도쿄, 베네치아, 뮌헨, 베이징, 서울, 오사카에 소개하는 '미술관 벽 너머(Hors-les-mur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이는 소장품에 대한 국제적인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대중에게 작품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재단의 목표를 반영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Gerhard Richter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1960년대 초기부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설적인 예술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왔으며, 현재는 20세기 독일의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인정 받고 있다.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교육받은 리히터는 이미지가 지닌 힘과 더불어, 오랫동안 지속된 회화와 사진 간의 불완전하고도 쉽지 않은 관계를 다루는 데 평생 열정을 쏟아왔다. 그의 초기작은 주로 신문 또는 가족 앨범에서 찾은 흑백 사진을 확대하여 회색조로 채색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나, 리히터는 이내 전통 장르로서의 구상 회화에서 벗어나 사진 속 대상을 흐릿하게 묘사하는 작업으로 사진 매체와는 확연히 다른, 회화를 통한 실재 세계를 완성했다. 그는 예술 매체가 현실을 진실되게 반영하거나 표현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결국 예술은 우리 눈에 보이는 부분적이고 불완전하며 덜 객관적인 가시적 세계를 표상하는 것이라 믿었다.
추상 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과 개념 미술을 비롯한 20세기 후반의 미술 운동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이러한 사조를 결코 전적으로 따르지 않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주요 예술적 철학적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러한 관점은 사진을 바탕으로 한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부터 제스처 회화와 모노크롬 추상화, '색채 견본집' 연작에 이르기까지, 우연과 즉흥성, 사실주의와 추상을 주요 테마로 다룬 리히터의 작품 다수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작품사진

1966년, 산업용 페인트 색상표를 대규모로 확대 재현한 색채 판 그림을 통해 색상에 대한 초기 연구를 시작한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2007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훼손된 쾰른 대성당 남쪽 측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디자인 작업을 의뢰받는다. 마치 만화경을 연상시키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돔펜스터’(Domfenster)는 중세 시대 본래의 창문에 쓰인 72가지의 다채로운 색채를 표현한 11,500장의 수공예 유리 조각으로 구성되었으며, 색이 이뤄내는 완벽한 조화로움과 정확성은 리히터의 색상에 대한 고찰의 핵심인 산업용 페인트 색채 견본집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어 빚어졌다. 창을 가득 메운 자유로운 색상 배치는 특별 개발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추출했으며, 이 방식은 리히터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과 동시에 작업한 ‘4900가지 색채’(4900 Colours) 작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4900가지 색채는 정사각형 컬러 패널 196개를 여러 사이즈의 작은 격자판으로 조합한 작업부터 하나의 대형 패널로 완성한 작업까지 11가지 버전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버전의 작품 간 상하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상호 간섭이나 결정적인 영향 없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각각의 버전은 다채로운 색상 스펙트럼의 차이를 담아내 작품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식을 제안한다. 


돔펜스터 작업기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재단의 컬렉션인 4900가지 색채의 ‘아홉 번째 버전’ (Version IX, 2007)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점의 대형 작품을 비롯, 그의 쾰른 ‘돔펜스터’의 작업기가 담긴 비디오 작품 등이 공개되며,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 소장된 이 작품은 리히터가 끊임없이 추구했던 “주관성을 탈피한” 궁극의 회화를 함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 자주 소개 된 적이 없었던 리히터의 작품 세계를 이해 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리히터의 작품은 현재 청담동 소재의 루이 비통 메종에서 2021년 3월 12일부터 7월 18일까지 무료로 전시되며,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의 홈페이지(ticketing-seoul-espace-louisvuitton.com)에서 관람의 사전 예약도 할 수 있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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