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시작》

2021.3.2-5.16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이불(1964-)의 퍼포먼스 영상과 사진 기록 70여 점, 재제작 참여형 조각 1점, 드로잉 50여 점 등으로 구성된 《이불-시작》가 개막하였다. 작가의 초기 활동 시기였던 1987년부터 10여 년간 집중적으로 발표된 ‘소프트 조각’과 ‘퍼포먼스 기록’에 관한 전시이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0년 전시의제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준비되었다.

로비에 설치된 <히드라>(1996, 2021 재제작)

이 작품에는 부채춤 인형, 왕비, 여신, 게이샤, 무속인, 여자 레슬러 등 복합적인 여성 이미지로 분한 작가의 초상이 인쇄되어 있고, 구조물에서 사방으로 연결된 펌프를 관객이 직접 밟아 바람을 불어넣어 풍선을 일으켜 세우는 참여적 조각이다. 

전시가 지속되면서 관객의 참여로 점점 부풀어 오르는 작품의 모습은 유머러스하게 다가오며, 퍼블릭 공간에서 관객이 함께 기념비를 세우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전시실2와 3에서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있다. 이불은 1988년 <갈망>부터 1996년 <I Need You(모뉴먼트)>까지 총 33회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실연했다. 전시실2에는 작가가 초기에 선보였던 퍼포먼스 기록영상 12개가 넓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실3에는 퍼포먼스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자료와 드로잉,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캡션을 흩어나가다 보면 작가가 그간 얼마나 많은 작가 및 연구자와 협업해왔는지를 살필 수 있다. 

전시실1 전경

전통적인 조각 개념을 탈피하고 인체의 재현 방식을 실험하던 작가의 대학교 재학 시절 작품 기록도 전시되고 있다. 미술관은 오는 4월 중에 이불의 초기 작품을 연구하는 에세이, 사진기록과 자료 등이 수록된 450여 페이지의 모노그래프를 출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