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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들》 간담회, 백남준아트센터

객원연구원



간담회 현장

▶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 자연과 사물과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삶의 전술, 예술의 전술을 고민하는 《전술들》 개최
▶ 전시에서 사용하는 ‘전술’은 프랑스 역사학자 미셸 드 세르토의 개념으로, 공고화된 권력에 소외된 타자들이 저항하는 일상의 실천 방식, “주체의 수행성(performative)”에 대한 논의
▶ 《전술들》은 타자가 억압과 감시의 대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은 이야기로 그 체계를 균열 내는 움직임을 보고자 하는 전시

2021년 2월 25일(목), 오후 11시 30분,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후원 아래,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주최 및 주관으로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전술들》이 백남준아트센터 2층 제2전시실에서 열렸다. 

이번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전술들》은 현대사회에 비약적 성장과 발전을 가져온 세계화의 정점에서, 전시(戰時)와도 같은 팬데믹 상황이 시작된 지난 2020년을 돌아보며, 사회 전반에 드리워진 혐오, 소외, 차별 등의 사회 현상 이면에 있는 본질적인 위기와 문제 그리고, 그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 연대와 공감의 가능성을 여는 전시이다. 이번 《전술들》은 “우리는 이런 상황 아래“ ‘어떻게’ ‘함께’ 살아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되었던 ”불균형에 의한 자본의 양극화“와 ”비민주적 작동 방식“을 환기하고, 관객과 함께 생각하며, 현재의 생존과 저항을 위해, 예술의 ‘실천적 전술’을 모색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채영 학예사는 ”인류의 오만함으로 발생한 코로나19에 직면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간과해 왔던 여러 문제들을 살펴보며, 예술가들의 작은 움직임들, 행동들로, 축적된 예술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을 재편하고 예술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역할을 고민한 전시“라고 말했다.

이날 백남준아트센터 김성은 관장은 이번 《전술들》에 대해, ”전 지구적 감염병의 시대에 예술이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역할을 넘어, 우리 모두가 온몸으로 살아낼 수 있고, 그 안에서 ‘예술이 할 수 있는 일’, ‘예술이 해야 할 일’을 함께 고민하며, ”재난시대에 확산된 공포와 두려움이 낳은 문제들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다시 공동체의 의미를 찾기 위한 개인들의 삶의 전술들을 예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장 입구

■ 전시개요
◦ 전 시 명 : 《전술들》 Tactics
◦ 전시기간 : 2021. 2. 25. ~ 2021. 6. 3.
◦ 전시장소 :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 기    획 : 이채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팀장)
◦ 협    력 : 김선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 참여작가 : 구민자, 로레 프로보 · 요나스 스탈, 송민정, 전소정, 요한나 빌링, 배드 뉴 데이즈, 박선민, 박승원
◦ 주최 및 주관 :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 후원 :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 협찬 : 산돌구름

■ 주요 작품
요한나 빌링(Johanna Billing), 〈보라〉
전술: 영화의 리듬에 몸을 맡겨라. 당신의 움직임이 안무다.


요한나 빌링, 〈보라〉, 2019, 00:12:00, HD 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필름 프로덕션: HER 필름,  제작: 스웨덴 공공예술 에이전시, 협력: 믹스 댄서, 옌셰핑 지방정부 © 요한나 빌링

스웨덴의 개념 미술가인 ’요한나 빌링 작가‘의 <보라 In Purple, 2019>는 스웨덴 옌셰핑 근교의 라스 스탈린(Lars Stalin)이 디자인한 브루탈리즘 건축(Brutalism)들을 배경으로, ’믹스 댄서(Mix Dancers)‘라는 지역 여성 댄서 커뮤니티와 “공공적인 안무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실천을 기록한 퍼포먼스 영상이다. 빌링의 “공공의 안무(Public Choreography)”는 오래된 도시 건축의 역사성이 ’믹스 댄서‘들의 집단적 움직임으로 확장되면서, 여성 댄서들의 세대 교체와 함께, 12년간 운영되어 온 지역 여성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운영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보여 준다. 이채영 학예사는 “건축과 지역을 관통하는 댄서들의 움직임이 지역 여성 커뮤니티의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만들어 낸 것으로, 백남준아트센터 주변 지역에 있는 건물, 아파트, 커뮤니티들과의 풍경 또한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로레 프로보 · 요나스 스탈(Laure Prouvost & Jonas Staal), 〈모호한 연합들〉
전술: 현실주의자가 되자! 모호성을 요구하자!


로레 프로보 · 요나스 스탈, 〈모호한 연합〉, 2019, 토론토 머서 유니온 설치 전경 
머서 유니온 커미션, 2019 큐레이터 줄리아 파올리, 사진 © 요나스 스탈
       
“‘모호한 연합’은 전 인류가 아닌, 오직 파편화된 이들을 위해서 결성된 연합이다.
 우리 사회의 촉수이자 사지로 기능하면서 그 말단으로 밀려난 이들 말이다.”
                                                     
                                                       ‹모호한 연합› 선언문 중

로레 프로보 · 요나스 스탈 작가의 세 번째 협업 작품인 〈모호한 연합 2019>는 인간으로 구성된 사회가 아닌, 인간과 여러 파편화된 비인간과의 “즉흥적”이고, “독자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세계(Parallel World)를 구상한 작품이다. 인간과 비인간(식물, 팔, 나뭇가지, 혀, 독, 가슴, 기호 등)을 ‘동지적 타자’로서 바라보며, 서로 다름을 포용하는 “관계성에 기반한 모호함”을 통해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한 변형력”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정상성”에 가려진 양극화된 “규범적 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만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수단이 아닌 혁명적 동지로서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인 “합리”로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에서 의회의 프레임을 설치한 프랑스 작가인 요나스 스탈은 IT 기업의 데이터 사용 관련 비용 지불에 관한 실질적인 소송을 하면서, 디지털 사회 내의 경제적 불평등과 경제 구조를 보여 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국적의 로레 프로보는 영국에서 총망 받는 작가로, 의회의 프레임 설치에 자리 잡은 신체의 사지, 혀, 나뭇가지, 새 등과 같은 오브제와 영상들을 작업했다. 


박선민, 〈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2〉,〈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3〉
전술: 바라보라. 응시하라. 시간을 접어라. 시간을 펴라.




박선민, 〈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2〉, 2018, 00:36:26,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 박선민
박선민, 〈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3〉, 2020, 00:08:5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 박선민

   “모든 다면체의 밤하늘,
    그 연못 속의 떨리는 액체 남자는
    8개의 섬으로부터.”(밤, 하늘, 인간) 
    — 작가 노트 중

박선민 작가의 〈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2〉,〈모든 떨리는 것에 대한 3〉은 작가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의미가 부재한 것으로 간주했던 자연 속 존재들, 그리고 그들과 우리의 시간을 응시함으로써, 새롭게 발견하는 ‘현상과 몽상’에 대한 ‘지속적인 시적 가치’를 제안한 작품이다. 두 비디오 채널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대전 소제동에 있는, 일제 감정기에 지어진 철도 관사촌이 재개발되는 시점에, 이전부터 그 곳에 ‘자리하고’, ‘목격했던’ 식물의 시선과 제주도의 한 골목에서 낮의 햇볕이 석양이 되기까지 ‘사라지고’, ‘모이는’ 작은 단위의 제비 무리들과 떨리는 ‘전선들’, 특정 때와 장소를 뚫고 지나간 ‘다양한 소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전시장 중앙 공간에는 작가의 현상에 대한 인식과 지각에 대한 사유의 과정들, 그리고 상상의 흔적들을 볼 수 있는 사진이 전시 되어있다.

박선민 작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거대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인식표’라고 말하며, 하늘과 땅, 자연과 삶 사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들이 하나의 ‘조각난 시’로서, 이에 대한 ‘종합적 접근’을 하기 위해 ‘예술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에 이채영 학예사는 “어떤 전술, 어떤 이야기들로 살아갈 것인가?”에 작가의 긴 사유의 시간은 시간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또한 생각해 보게 한다“라고 말했다.


전소정, 〈광인들의 배〉
전술: 이 도시의 거리를 걸어라. 당신의 지도를 만들어라. 낯선 자에게 말을 걸라.


전소정, 〈광인들의 배〉, 2016, 00:20:5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공간설치
한네프켄 재단 제작 지원 © 전소정

       “당신은 낯선 자를 억압하지 말지어다. 당신, 당신, 그래 당신”
       “항해. 떠다니는 영토, 그래 바로 너, 너, 너.”

전소정 작가의 〈광인들의 배〉는 비디오 싱글 채널과 파도 구조물 설치로 구성된 것으로, 말과 행동이 “보행 발화”로서, 억압과 감시가 되어 버린 거리를 재정의하며, 이에 번역된 몸짓으로, 내면의 소외된 감정, 견해, 생각을 회복하고, 예외 없음/있음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깊은 사유를 제안한 작품이다. 대략 3개의 주요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바르셀로나 현대 미술관 앞 광장까지,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도시 지도를 재편하는 스케이터 보더’,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동명 그림의 <광인들의 배>에서 표현한 문구를 네가지 언어로 낭독하는 시퀀스’, ‘보스에 대한 묘사를 듣고 춤추는 맹인 무용수의 춤’으로 구성된다. 특히, 2016년에 전시되었던 맹인 무용수의 춤은 팬데믹 상황이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이전 작품과 다른 전술로 표현된다.
 
 특히, “이방성“에 대한 ”배와 향해“의 모티브에는 우루과이 출신의 망명 문학가 크리스티나 페리로시(Christina Peri Rossi)의 자전적 소설 「광인들의 배」(1984)글에 작가가 2016년에 바르셀로나에 체류하면서 느꼈던 도시의 인상들에 대한 깊은 사유가 중첩되어 있으며, 스케이터 보더의 도시 여정의 나레이션 자막에 같이 콜라주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전소민 작가는 ”15세기 중세에 사회, 정치, 문화적 이유로 도시에서 추방된 자들을 위한 광인들의 배는 현대에 일어나는 ‘저항과 충돌’, ‘배제와 추방’의 맥락들에 맞닿아 있다“고 말하며, ”이를 자신만의 신체적 감각들로 재구성한 맹인 무용수의 몸짓은 기존의 가치, 질서에 대한 저항이며, 동시에, 그것을 파괴해 나가는 방법으로서 ‘자발적 이동’, ‘사유적인 망명의 상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시장 안에 설치된 파도 조형물은 “관객들의 경험을 위한” 또는, 백남준아트센터의 ‘기둥’, ‘벽’, ‘바닥’을 위한 ‘공간을 교란시키는 방법’”으로 바라보길 제안했다. 


배드 뉴 데이즈(Bad New Days), 〈흐름과 막힘〉
전술: 같은 시간 같은 여정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라. 이 도로의 풍경이 역사다. 


배드 뉴 데이즈, 〈흐름과 막힘〉, 2021,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 4채널 영상, 컬러, 유성 ⓒ 배드 뉴 데이즈

배드 뉴 데이즈의 <흐름과 막힘>는 다섯 명으로 구성된 예술가 단체로, 대형트럭들의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을 차용하여, 화물 노동자가 경험한 도로 위의 투쟁과 선전적 과정들을 현재의 시간과 여정에서 되돌아보며, 도시의 ‘전략’과 ‘체계’에 “노동자의 동선”으로 재편한 작품이다. 작가들은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각기 다른 지역에서 열렸던 투쟁과 농성의 여정의 기록과 서술을 그들의 현재 여정에 대한 일지와 함께 기록함으로써, 좌표의 상대적 순서쌍을 설정한다. 이 좌표에 예술의 역할에 대한 물음을 개입시켜, 현재의 정치, 사회적 현상에 대한 “동시대의 무시간대 풍경의 코멘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유물, 유적과도 같은 ‘음성기록’ 등으로 “급진적인 시간대”를 개입시켜 ‘디지털화된 공간’에 개인과 시대의 기억에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3월 달에는 4회에 걸쳐 중요한 투쟁의 날에 대한 라이브 스트리밍의 링크가 제공되어 집과 미술관에서 참여 할 수 있으며, 3월 27일에는 작가와의 라이브 퍼포먼스와 대화도 열릴 예정이다. 

 

박승원, 〈장황한 대화〉
전술: 당신 눈앞의 그, 그에게 말하라. 읽어라.


박승원, 〈장황한 대화〉, 2021, 03:23:25, 4K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배우 하성광, 촬영 이성택, 녹음 김진학 ⓒ 박승원

박승원 작가의 <장황한 대화>는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기에, 인간의 실존에 대한 물음들을 던지며, 보고, 말하고, 읽는 행위들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존재의 본질에서 예술의 역할을 수행하는 작품이다. 똑같은 답을 하는 앵무새 장난감에게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어주면서 끝없는 기다림을 탐구한다. 총 2막으로 구성되어, 1막은 작가가 직접 읽고, 2막은 하성광 배우가 같은 글을 낭독한다. 이는 인간과 디지털 세계의 관계 이전에 기계와 감정을 다루는 배우의 기나긴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과 인간 간의 “기다림‘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스스로 혹은 함께 깨달으며, 물음 자체만 존재하는 ‘결여’의 상황에 지속적인 답을 찾아가도록 제안하고 있다. 이날 박승원 작가는 작품에 대해 “코로나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 다시금 직면한 근본적인 삶의 질문들에 대해 직관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영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채영 학예사는 “기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기다리는 것에 대한, 즉,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과정을 알 수 있는 새로운 실존적 질문들을 좀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구민자, 〈~라고 치자〉
전술: 의심하라. 가정하라. 나아가라.


구민자, 〈~라고 치자〉, 2021, 오브제 설치, 가변크기 ⓒ 구민자

구민자 작가의 〈~라고 치자〉는 팬데믹으로 인해 원시시대와 같은 “‘생존’을 위한 사회로 회귀”하는 불확실한 시대에 집단적 생활 수칙과 같은 삶에 적용된 과학기술에서 과학의 보편적 원리를 의심하며, 가정을 통해 창조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포용력을 발견하고, 수단이 아닌, 이야기의 공감과 공유를 통해 삶을 살아가도록 제안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 공간에 중력이 사라져 간다고 치자” 와 같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의 틀 안에서 보편적 과학적 조건들에 대한 의문들을 나열하고, 설치물과 드로잉을 통해, 현상에 대한 논리적 관계를 해체시켜, 억압과 감시의 대상으로서 실행되지 못했던 관찰과 체험의 주체로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협력하여 불합리한 환경 속에서도 민주적 기능을 회복해 나가길 제안하고 있다. 이날 이채영 학예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 인류가 생존의 위협을 갖고 있는 위기의 시기에 과학적, 의학적 발전에 대해 인류가 얼마나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다”라고 말하여, 작품에 있는 질문들을 통해 같이 사유하며, 새롭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민정, 〈악사라 마야〉
전술: 당신의 단어를 주의하라. 발화된 문자는 채집돼 축적된다.


송민정, 〈악사라 마야〉, 2019, 00:18:49, HD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 송민정

송민정 작가의 <악사라 마야>는 말레이시아어로 ‘가상의 인물’,‘가상의 시나리오’라는 뜻으로,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함께’ 살아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게임(RPG, Role Playing Game) 형식의 비디오 작업을 통해 비유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이 게임은 ‘화자’와 ‘강’, ‘카두아’라는 인물 간에 벌어지는 음모 형식으로, 서로의 문자를 훔치고, 탐색하며, 어두운 세계에 고립시키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관람하는 공간 구조도 두 갈래의 길로 나누어져, 한쪽은 영상이 있는 1층으로 이어지고, 다른 한쪽은 위에서 아래로 다른 관객과 영상을 감시하는 듯 내려다 볼 수 있는 2층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는 디지털 세계의 정보 홍수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댓글과 가짜 뉴스에 대한 지각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과 ‘카두아’가 ‘할 수 있고’, ‘해야 되는’ 움직임은 전체의 움직임에서 문제를 상수이자 변수이면서, 조성(調聲)을 만들어 내는 홈 피치(home pitch)로 보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팬데믹과 같은 불확실함 속에서는 즉흥을 통해 문제를 창조성이 발현되는 지점으로서 바라보기 위해서는, 인간의 말과 행동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과 그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지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예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과 깊은 이해가 없다면, 즉흥은 그저 술취한 행동과 거짓을 떠드는 말에 불과 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날, 이채영 학예사는 ”언어를 일종의 무기로서 채집하여, 암흑 세계에 고립된 인물과 서로를 암흑 세계에 고립시키려는 과정을 보면서, 이 시대의 은유라 생각되어 작품을 전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관람안내
◦ 관람요금: 무료
◦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 입장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 휴 관 일: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원고 작성: 이수현
작품 이미지: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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