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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소 : 意味와 無意味》간담회,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객원연구원

《최병소 :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Works from 1974-2020》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11월 26일부터 2021년 2월 27일까지 최병소(1943~)의 개인전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Works from 1974-2020’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70년대 초기 작품과 최근의 작품을 병치해 당시 한국의 전위적 실험미술과 단색화의 경향을 관통하는 최병소의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설치 전경,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20


11월 25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디렉터가 전시 소개를 진행했다. 1970년대 실험미술 작가들이 탄압을 받고 활발히 활동할 수 없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최병소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업을 해왔다.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적, 행동주의적으로 보다는 도를 수행하는 듯한 신문을 칠해나가는 행위로 간접적, 우회적으로 언급한다.




<Untitled 975000>, 1975, photography, 53x38cm (each)



<Untitled 975000>, 1975, chair, paper tape, dimensions variable


2층부터 작품 소개가 있었다. 4점의 사진 작품은 사진 이미지와 이를 형용하는 문자의 결합으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게 된다. 의자 설치는 학교 교실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모습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 질서에 순응한 집단과 이탈한 개인, 그리고 빈 의자의 앉았던 흔적으로 인한 존재와 부재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





<Untitled>, 1975, magazine, text, 26x38cm (38x54cm, framed)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를 이용한 위 작업은 간단한 단어들 ‘sky’. ‘cloud’, ‘flying’ 등이 사진 한 장의 두 마리 새의 상황을 설명하기에 충분할지 질문을 던져, 이미지와 언어 사이의 한계성과 괴리, 그리고 결합을 추구한다.




<Untitled>, 1975, baby’s breath flowers(안개꽃), flower vase, base, chalk, dimensions variable


분필 자루로 떨어진 안개꽃의 흔적, 그 상황과 공간을 몇 표시한다. 앞서 의자의 사람이 있었던 흔적을 기록함과 같은 맥락으로 있음과 없음, 되었던 상황에 대해 환기하고 관심을 가진다.






(좌)<0201012 Untitled>, (우)<0200815 Untitled>, 2020, newspaper, ballpoint pen, pencil, 57.5x73x1cm each


위 작품은 1층에서 선보이는 신작으로, 그의 대표적 작업인 볼펜, 연필 등으로 신문의 화면을 가득 메우는 신문 지우기 연작에서 유독 군중이 남겨져 있다.



(벽 우측)<Untitled 998>, 1998, box, book, ballpoint pen, 23(h)x18x28cm

(하단)<Untitled>, 1974, Yut sticks(윷), army blanket, dimensions variable


윷 6개를 두어 윷놀이 규칙을 흩트리고 상황을 연출하지만, 참여자는 빠져있다. 서울의 미술 집단에서 벗어난 대구에서, 집단을 바라보는 당시 젊은 작가의 시선과 떠나간 자리의 관심이라고 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메를로 퐁티의 저서 ‘의미와 무의미’(1948)를 해친 작업은 언어, 체계의 한계를 향한 관심을 보여준다.




<Untitled 016000>, 2016, hangers, dimensions variable, installation size 730x430cm




<0170712 Untitled>, 2017, paper, ballpoint pen, pencil, 110x80x1cm


바닥에 뒤얽힌 8000여개의 옷걸이는 가장 흔하고 값싼 재료로, 그 기능이 사라진다. 신문 지우기 연작은 그가 지워 나가고 싶던 더러운 세상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신문지로 교과서를 만들던 가난한 시절을 그리며 일상과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값싼 재료로 기존 예술에 반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어서 화상통화를 통한 최병소 작가와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작가의 대구 작업실 침수에 대한 질문에, 당시 1970-80년대 초까지의 작품이 대량 소실됐지만, 소중하게 보관했던 작품이라 생각했기보다는 행위와 결과로써 지워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과 문자의 조합을 어떤 생각으로 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병소 작가는 ‘wood’, ‘blue’ 등 가장 쉽고 흔한, 기본적인 단어들을 사용해 친근한, 아기자기한 인상을 주려 했다고 말했다.


한 시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최병소의 묵묵하면서도 실험적인 태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2021년 2월 27일까지.


 이가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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