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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안드레아스 거스키전을 보고 : 사진은 왜 예술인가

정보영

정보영 토탈미술관 코디네이터 / saerapim83@naver.com



전시포스터


Before the 1990s, Gursky did not digitally manipulate his images. In the years since, Gursky has been frank about his reliance on computers to edit and enhance his pictures, creating an art of spaces larger than the subjects photographed. (인용: 위키피디아)

거스키가 한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솔직하게 컴퓨터에 의존하여 편집해서 ‘picture’를 향상시켰는데, 사진으로 된(photographed) 대상을 예술의 공간으로 보다 더 크게 창조하였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사진(photograph)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그의 ‘frank’라는 표현이 컴퓨터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창조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인지 한 문장 가지고 알 수는 없지만 그는 그의 사진이 재현이 아니라 창조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안드레아스 거스키’전(3.31-9.4)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다채롭지만 혼란스럽다. 사진, 추상, 유형적 사진, 신이 눈으로 본 사진, 사진을 추상화로 승화시킨 작가. 혹자는 사진에서 서사가 제거되었다고 말했다가 말미에서 서사가 장엄하다는 말을 한다. 
손에 꼽히는 현대 사진작가에 대한 설명으로는 혼란스럽다. 사진과 회화, 사진과 추상화에 대한 관련성, 사진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무의미한 말이다. 유형적 사진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거스키 작품군 이외의 사진은 유형을 담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인가? 다른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겠지만 명료하게 정의되지 않은 명사는 단지 현학적 수사일 뿐이다.
사진은 현실을 모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현대예술이 된다. 유럽이나 미국 등 여행가면 공항에서 여권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 있다. 이민국 심사관이 여권의 사진과 나를 번갈아 보면서도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한다. 사진이 실재를 모방한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사진은, 사실은 인간이 사물을 보는 하나의 관습적 방식이고 습관일 뿐이다. 
거스키 사진이 위대한 것은 사진에 현대예술의 성격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볼 때 사람들은 압도당한다. 스케일에 놀라고 낯설음에 놀란다. 그의 사진에서 추상화의 흔적을 느꼈다면 맞는 말일 것이다. 주식 거래소나 슈퍼마켓, 라인강은 알고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거스키의 사진에서 재탄생된, 너무 많이 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장소들은 그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꿈을 꾸듯 환상적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거스키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때 한 순간을 포착하여 그것을 인화하지 않는다. 오래도록 여러 장면을 자신이 원하는 형상일 때를 기다려서 촬영한다. 그리고 형상에 대한 여러 사진은 거대한 규모로 조합된다. 거스키 작품은 우선 사진이 가지는 특성인 분절성을 가지며, 이것을 모아 붙였다는 점에서 피카소나 뒤샹의 입체파와 닮았다고 생각된다. 그의 작품이 가지는 위트는 입체파가 제시한 재치에 못지 않다. 평양의 국가 행사를 담은 사진이 평양이라는 제목을 달지 않았으면 꽃 모양의 아름다운 매스게임으로 보이듯이.   


<평양 VI Pyongyang VI>, 2017(2007),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전시를 보러 간 날은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안드레아스 거스키전이라는 캡션을 보는 순간부터 시원한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기획과 전시를 훌륭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서 익숙한 장소를 낯설게 하여 환상을 제시하면서 환상을 깨버리는 날카로움을 느꼈다. 그는 사진의 작품세계를 확장하여 사진작품 분야를 승화시켰으며 현대예술이 지향하는 바를 명료하게 담았다. 행복한 미술관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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