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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미학과 한국 현대미학의 탄생- 캉유웨이, 야나기, 고유섭

  • 청구기호601/정541ㄷ
  • 저자명정세근 지음
  • 출판사파라아카데미
  • 출판년도2022년 10월
  • ISBN9791188509614
  • 가격17,000원

상세정보

글씨를 통해 개혁을 꿈꿨던 캉유웨이, 이름난 귀족 예술에서 이름 없는 민중의 예술로 내려오자 부르짖었던 야나기 무네요시, 조선의 탑을 통해 조선의 기백을 찾았던 고유섭까지, 한중일 현대미학의 선구자들을 들여다봤다. 특히 고유섭을 한국 현대미학의 개창자로 보고, 서양미학의 범주를 완전히 극복하고 야나기의 비애의 미를 넘었던 그를 정리했다.

책소개

한국의 미학을 정초한 고유섭

오래전에 KBS에서 '한국의 미'라는 다큐멘터리를 시리즈로 방영한 적이 있다. 설악산이나 섬진강과 같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풍경이나 경주 불국사나 안동의 도산서원과 같은 문화유산을 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한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한국의 미는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한민족이 가진 정서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거기에는 우리의 미에 대한 철학, 미학이 미약했다.

학창 시절에는 한국미를 ‘어른 같은 아해(아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웠다. 무슨 소리인지, 누가 말했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그렇게 배웠다. 서산의 삼존마애불을 말할 때 ‘백제의 미소’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도 '구수한 큰 맛'이라는 말을 처음 한 고유섭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미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서양에서 유래된 것이기에, 우리나라에서 미학이 정립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 미학의 정립을 시도한 자가 바로 고유섭이다. 고유섭은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여 서양철학사를 공부하였고, 평소 미술에 관심이 있어 서양미술사에도 심취했다. 서양의 철학과 미술에 대한 관심은 곧바로 우리의 미술로 이어지고, 한국적인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탑에까지 시선이 닿게 된다. 일제강점기 하에서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우리의 탑에서 찾은 덕이다. 한국의 현대미학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캉유웨이와 야나기 무네요시, 고유섭

캉유웨이는 금석학의 영향으로 왕희지 풍의 아리따운 글씨를 넘어 한나라의 강인한 글씨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그는 중국의 새로운 미적 표준을 제시하고 싶어 했다. 글씨가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역사가 바뀐다. 금석학이란 쇠와 돌에 새겨진 글을 공부하는 것을 말하는데, 캉유웨이가 표준으로 삼고 싶었던 쇠는 청동기를, 돌은 한나라와 북위의 비문이었다.

캉유웨이는 황제의 권력을 뒤에 업고 무술정변을 일으켜 청나라를 개혁하고자 했던 인물이다. 비록 실패하여 일본으로 망명길에 올랐지만, 글씨에서 중국의 고유한 힘을 찾고자 했다. 김정희의 추사체가 모범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금석문이며, 그는 북한산의 진흥왕순수비를 찾아내 탁본을 중국으로 보내기도 한다. 문화는 이렇게 주고받는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문화를 사랑했던 인물이다. 그는 영국의 시인 블레이크를 좋아했다. 비록 자신의 조국인 일본은 제국주의를 주창했지만, 자신은 제국주의에 저항하고 자유를 주장했다. 야나기는 조선의 도자기를 흠상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민속품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른바 민예란 민중예술의 준말로 이름 없는, 평민을 위한, 생활 속의 예술을 가리킨다.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야나기는 한중일 삼국의 예술적 특징으로 선, 형, 색을 꼽고 특히 한국의 미를 비애로 단정한다. 비극은 인류의 보편적 감정을 담는 예술의 형식이라는 전제 아래 주장한 것이지만 조선의 특질을 슬픔으로 본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고유섭은 우리에게 새로운 미적 표준을 제시한다. 캉유웨이가 서예를 논하면서 모범으로 삼아야 할 대상을 바꿨듯이, 고유섭은 조선 전역에 세워져 있는 탑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고는 통일신라시대의 탑을 통해 야나기가 말한 ‘비애의 미’를 버리고 ‘조선의 기백’을 찾아낸다. 고유섭에 이르러 한국의 아름다움은 대칭이 아닌 비대칭에서 운동성을 확보한다. 이른바 ‘무기교의 기교’를 바탕으로 드러나는 비균제성(asymmetry)이야말로 한국미의 음악적 율동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생동성은 그가 말하는 ‘구수한 큰 맛’과 연결되며, 백자와 같은 단채조차 그 적막함을 ‘생명의 내적 오묘함’으로 예술화한 좋은 예가 된다. 고유섭에 이르러 한국의 현대미학은 동양 미학의 범주와는 다르게 독립적인 위상을 갖는다.


'인물세계철학'의 첫 번째 책

철학의 중심은 나와 우리나라다. 따라서 우리 철학자를 세계철학의 맥락에서 조망하는 작업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든 문제는 우리에게 와서, 우리와 머물다가, 우리와 나간다. 세계는 우리에게 오고, 우리는 세계로 나간다. 인물세계철학을 기획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문제 현실 속에서 처절하고 철저하게 자기 사유를 이끌어나간 고유섭을 우리의 시각만이 아닌 세계철학의 맥락에서 읽는 것을 첫 번째 작업으로 삼았다. 우리에게도 많은 철학자와 선각자가 있었다. 우리가 잘 살피지 못했고 그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의 시리즈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의 철학이 아닌 나의 철학을 한 스승에게 바치는 참으로 초라한 제물이다. 젊은이들에게 한국인으로 알아야 할 사람을 알리고, 그래서 선각자들의 얼을 오늘에 잇게끔 하고자 한다.”


지은이 | 정세근


충북대 철학과 교수. 국립대만대 박사. (사)한국철학회 제53대 회장. 워싱턴주립대와 대만삼군대에서 강의했고 대동철학회 회장을 세 차례 연임했으며 여러 철학회에서 연구위원장 및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철학상담학회, 한국공자학회, 한국서예학회, 율곡학회 등의 이사, 그리고 한국철학회 부회장으로 전국철학자연합대회, 남북철학자대회, 인문진흥위원장, 도덕 및 융합교육위원장의 일을 했다.

저서로는 쌍둥이 책인 『노장철학과 현대사상』 및 『도가철학과 위진현학』, 동전의 양면인 『노자와 루소, 그 잔상들』 및 『노자와 루소, 여든하나의 방』, 어머니의 철학으로 읽는 『노자 도덕경』, 불교에서 윤회를 버리자는 『윤회와 반윤회』, 학계와 교육에 대한 평론집인 『철학으로 비판하다』가 있고, 편서로는 노장 이후 세계관의 변화를 모은 『위진현학』이 있다. 서예 이론의 결정판인 『광예주쌍집』(상, 하)을 해제와 도판을 넣어 번역했고, 중국어로는 대만 학생서국에서 『장자기화론(莊子氣化論)』(중국철학총간34)을 냈다. 위의 다수의 저서가 학술원과 문체부 그리고 대학출판인협회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으며, 공저를 포함하여 30여 권의 책과 100여 편의 논문이 출간되었다. 국내외에서 60회 이상 학술발표를 했고, 학술상을 수회 수상하였으며 등단한 미술평론가다.

국가온라인공개강좌인 KMOOC에서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와 세계종교 기행’(무료강의, English caption)을 진행하고 있으며, 칼럼으로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 ‘철학자의 가벼움’ 등을 연재했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이끄는 말

제2장 한나라의 옛 글씨로 돌아가자

- 캉유웨이: 서예와 미학적 전환

제3장 조선의 예술은 인류의 비극을 담는다

- 야나기 무네요시: 민예의 발견

제4장 너희는 탑의 힘참을 보았는가

- 고유섭: 한국 현대미학의 탄생

제5장 나가는 말


연보

인용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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