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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악마의 무늬가 자유의 상징이 되기까지

  • 청구기호비공개
  • 저자명미셸 파스투로 지음, 고봉만 옮김
  • 출판사미술문화
  • 출판년도2022년 10월
  • ISBN9791185954998
  • 가격22,000원

상세정보

과거와 현재의 줄무늬, 스트라이프의 인식과 변화사를 그림과 사례들로 들여다봤다. 중세 사료에서는 소외와 배척의 상징이었지만, 현대에는 유명 디자이너•예술가의 사랑을 받으며 입고 사용되어 왔다. 쟁기나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국에서 발전한 흔적이나 관리 통제의 의지가 적용된 것처럼,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기호로써 줄무늬의 역사를 읽어본다.

책소개


악마의 상징이자 배척의 대상이었던 줄무늬가

자유를 상징하면서 보편적인 무늬로 유행하기까지

“변화무쌍한 줄무늬의 문화사”


다양한 도상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줄무늬의 역사와 그에 얽힌 상징체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다.

패션을 잘 아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현대인의 옷장에 스트라이프로 된 옷 한 벌 쯤은 걸려 있을 것이다. 이토록 대중적인 스트라이프 패턴이 과거에는 전혀 환영받지 못했다는 사실! 심지어 악마의 무늬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던 줄무늬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스트라이프, 과거에는 악마의 무늬였다?

성경에는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네 몸에 걸치지 말라”라는 구절이 있고, 종교 회의에서 성직자들에게 보낸 명령서를 보면 줄무늬 옷의 착용을 금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처럼 중세 유럽에서 줄무늬는 혼란을 야기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13세기 프랑스 루이 9세와 함께 귀국한 카르멜회 수도사들이 이를 어기고 줄무늬 망토를 걸치면서 스캔들이 일어났다. 당시 이교도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던 중세 사람들에게 카르멜회 수도사들이 입은 줄무늬 망토는 이슬람교도들이 입는 줄무늬 젤라바의 일종으로 간주되어 큰 소동이 빚어진 것이다.


물론 줄무늬의 문제는 단순히 종교적 문제가 아니라 시각적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성직자가 줄무늬 옷을 입었을 때만 일탈이나 추문으로 여겨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세 사람들은 바탕과 무늬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음으로써 시선을 혼란스럽게 하는 모든 표면 구조에 혐오감을 느꼈다. 그들은 물체를 한 면 한 면 순서대로 읽어 나가는 데 익숙했기에 바탕과 무늬가 분간되지 않는 줄무늬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줄무늬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었고, 이때부터 사회 하층민들에게 줄무늬 옷을 강제로 입히기 시작했다. 중세 서양의 사료나 문학 작품, 도상 등을 살펴보면 줄무늬 옷을 입은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소외되거나 배척된 사람들이었다. 즉 줄무늬는 창녀, 망나니, 집시, 나환자, 반역자, 죄수 등 아웃사이더를 대표하는 무늬였다.


새로운 차원을 맞이한 스트라이프,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를 함께 지니다.

무질서와 범법, 경멸의 대상이었던 줄무늬는 유럽 사회가 근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받는다. 줄무늬 역사에서 이미지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과거 대세를 이루었던 가로 줄무늬의 사용은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그동안 사용되지 않던 세로 줄무늬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의복에서 줄무늬가 다채롭게 사용되면서 사회 계층을 구분하던 과거의 기능이 희미해진다. 축제나 일상생활에서 줄무늬 옷을 입은 사람이 늘어났으며, 이국풍의 줄무늬 옷과 하인들의 줄무늬 옷도 자주 눈에 띄었다. 줄무늬 직물은 대표적으로 쓰이던 의복과 문장 외에도 실내나 가구 장식, 항해, 위생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 빈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혁명 이전 구체제하에서는 ‘좋은’ 줄무늬가 등장하였으며,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서는 줄무늬가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의미하면서 과거의 경멸적 의미를 거의 지우게 된다. 이제 줄무늬는 본격적으로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종교 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의 발흥으로 줄무늬가 선호되었고, 이때부터 줄무늬는 혁명의 상징 무늬로 자리하며 미국의 성조기와 더불어 여러 국기에 등장하게 된다.


긍정적이고 멋들어진 의미로 받들어진 현대의 스트라이프

1800년대 프랑스 해군은 스트라이프 군복을 채택하였는데, 선원들이 바다에 빠졌을 때 쉽게 찾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하급 선원들이 주로 입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줄무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나폴레옹의 승리를 기념하면서 더 많은 선원들이 스트라이프 군복을 입기 시작하였고 대중들에게 바다를 연상케 하는 시원함과 밝고 경쾌한 이미지의 마린룩으로 사랑받기 시작한다. 이처럼 뱃사람들로부터 시작된 머린 스트라이프는 수영복, 파라솔, 덱 체어 등에 사용되며 해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도 스트라이프가 등장하였으며 스타일 아이콘으로 불리던 오드리 헵번 역시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즐겨 입은 것으로 유명하다.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스트라이프가 특유의 미적 감각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특히 피카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아래로 스트라이프 옷을 착용하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만큼 스트라이프를 정말 좋아했다고 한다.


자연의 기호가 아니라 문화에 의해 만들어진 기호

저자는 책의 말미에 줄무늬가 자연의 기호가 아니라 문화의 의해 만들어진 기호임을 강조한다. 줄무늬는 인간이 주위에 흔적을 내거나 사물에 새겨 넣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강제로 요구한 것이라는 말이다. 쟁기의 날로 시작하여 갈퀴의 날카로운 발,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국이 철도의 레일이 되고 전봇대나 전신, 전화선으로 발전하였으며 고속도로로 완성되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이 지나가거나 행동한 흔적들은 도처에 줄무늬의 형태로 남아 있다.


인간이 사물에 만들어 낸 줄무늬는 구별의 표지이자 관리와 통제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상품들에 부착된 바코드가 대표적인 예다. 상품의 가격을 숫자로 적어 놓은 가격표는 이제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검고 흰 세로 방향의 수평 줄무늬 띠가 대신한다. 사람의 몸에 그려지는 줄무늬도 동일한 기능을 한다. 즉 무엇인가를 표시하거나 분류하고 통제하면서 서열을 매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들이 몸에 선을 그려 넣거나 원주민들이 줄무늬 천을 몸에 걸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도상과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줄무늬의 역사와 그에 얽힌 상징체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서양인들이 기나긴 세월 동안 무질서와 관련된 온갖 것들에 줄무늬 표시를 남긴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지은이 | 미셸 파스투로 (Michel Pastoureau)


중세 문장학의 대가이며, 색채 분야에 관한 한 최초의 국제적 전문가다. 1947년 파리에서 태어났고 소르본 대학교와 국립 고문서 학교에서 공부했다. 1968년부터 색의 역사를 학술적 주제로 연구하기 시작하여, 중세의 색에 관한 첫 논문을 1977년에 발표하였다. 1982년에는 고등 연구 실천원(EPHE) 역사·문헌학 분과 연구 책임자로 선출되어 이후 28년 동안 색의 역사와 상징, 중세 동물에 대한 강의를 했다. 로잔 대학과 제네바 대학 등 유럽 명문 대학의 초빙 교수를 지내며 유럽 사회의 상징과 이미지에 대하여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프랑스 학사원의 객원 회원이며, 프랑스 문장학 및 인장학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저서 『파랑의 역사』 (2000)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검정의 역사』, 『초록의 역사』, 『빨강의 역사』, 『노랑의 역사』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색의 역사를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풍부한 인문 사회학적 지식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색의 인문학』 , 『우리 기억 속의 색』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학술적 성과를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옮긴이 | 고봉만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마르크 블로크 대학(스트라스부르 2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몽테뉴, 루소, 레비스트로스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성찰하는 한편 색채와 상징, 중세 문장 등에 대한 최신 연구를 번역, 소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공저서로 『문장과 함께하는 유럽사 산책』(2019)이 있고, 역서로 『검정-금욕과 관능의 미술사』(2021), 『색의 인문학』(2020), 『식인종에 대하여』(2020), 『마르탱 게르의 귀향』(2018), 『파랑의 역사』(2017)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줄무늬의 과거와 현재


제1부. 악마의 줄무늬 (13-16세기)

01 카르멜회의 스캔들

02 인간에게 해로운 존재

03 요셉 성인의 바지

04 줄무늬와 반점 무늬에 대한 불신

05 문장에 새겨지다


제2부. 줄무늬의 과도기 (16-19세기)

01 악마의 옷에서 하인들의 옷으로

02 하인들의 옷에서 낭만적인 옷으로

03 혁명 시대의 줄무늬

04 징벌의 의미


제3부. 현대의 줄무늬 (19-21세기)

01 줄무늬의 위생학

02 머린 스트라이프의 세계

03 어린이와 줄무늬의 연관성

04 위험을 알리다

05 줄무늬에 집약된 인류 문화의 어제와 오늘


참고문헌

색인

도판 크레딧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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