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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조각하다 : 문신의 예술 세계

  • 청구기호650.4/김64ㅇ
  • 저자명김영호 지음
  • 출판사한길사
  • 출판년도2022년 7월
  • ISBN9788935677566
  • 가격23,000원

상세정보

피카소•샤갈과 함께 거론되는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의 생애와 작품을 상생•조화•배려의 미학으로 해석하고, 원리를 알아본다. 대칭•균형으로 번역되는 문신 예술의 키워드 ‘시메트리’는, 자연의 섭리이며 생명의 법칙 그리고 그의 삶으로부터 묻어나오는 소통•상생의 의미가 있다. 지금도 다양한 융합으로 확장 중인 문신 예술의 힘과 가능성까지 읽는다.

책소개


『우주를 조각하다: 문신의 예술 세계』는 세계적 조각가 문신(文信, 1922-95)의 생애와 작품을 통해 융합과 조화의 미학을 다룬 책이다. 문신 예술의 주요 키워드인 시메트리(Symmetry)는 대칭 또는 균형으로 번역되며, 어떤 물체를 반으로 나누었을 때 양측이 똑같은 모양인 경우를 말한다.

생물은 기본적으로 시메트리 구조를 취하는 동시에 환경의 영향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한다. 문신은 애시메트리(Asymmetry 비대칭)와 시메트리의 오묘한 균형감을 통해 이러한 유기적인 생명성을 작품에 녹여낸다. 시메트리의 중심은 하나가 되기도 하고 그 이상이 되기도 하며, 수평적일 수도 있고 수직적일 수도 있다. 문신의 작품에서 시메트리가 의미하는 바는 자연의 섭리이자 생명의 법칙, 즉 하나의 우주 그 자체다.


그의 작품은 좌우 대칭형을 이루고 있으나 언제나 자연이 개입하는 범위 안에서의

오차를 허용한다. 떡잎의 형상이 대자연의 지배 속에서 시메트리의 원리를 따르지만

세상의 풍파와 특수한 조건에 상응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형태로 변하는 것과도 같다_199쪽.


∎ 삶에서 시작된 예술은 다시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술가 문신에게 실존적 삶이란, 균형과 그 균형을 파괴하는

대립적 관계성 속에서 일어나는 지속적인 울림을 살아내는 일이다_125쪽.


독일에서 열린 ‘20세기 거장전(展)’에서 문신은 피카소⋅샤갈과 함께 3대 거장으로 선정된다. 화가로 미술계에 입문한 문신은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위한 생업으로 라브넬 고성(古城)의 보수⋅개조 작업을 하다가 3차원의 공간이 주는 조형적 매력을 깨닫고 조각가로 전향하게 된다.

인간과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은 그에게 진리와 같았다. 불가항력적 힘 안에서 이루어내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었던 문신이었다. 문신은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물질적 땅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비물질적 가치를 이끌어내기에 이른다. 극단과 극단 사이를 횡단하는 그의 태도는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스타일에서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누빈 삶의 노정에서도 묻어난다.

1919년에 설립되어 1933년 나치에 의해 폐교된 종합 예술 조형학교 바우하우스(Bauhaus)는 14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근대 미술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1919년 바우하우스 선언의 첫 문장은 “모든 조형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축”이었다. 오늘날 신화로 남아 있는 바우하우스의 교육철학은 영역을 넘나드는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었으며 노동과 예술의 합일을 최상의 가치로 내세웠다. 바우하우스의 발원지인 독일에서 문신을 ‘3대 거장’으로 뽑은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문신은 자필 원고에서 “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신처럼 창조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미미한 신체의 움직임을 거대한 규모의 조각 작품 안에 녹여냈다. 그의 작업은 주어진 환경에 대한 도전이자 존재에 대한 믿음이었다. 문신의 도전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었으며 믿음은 동력이 된다.

작품은 또 다른 환경이 되어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다. 문신이 조각에 자주 사용하던 재료 스테인리스강은 매끄러운 소재의 특성상 작품 외부의 상(像)을 자기 자신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특징이 있다. 작품을 보는 이는 작품 속에 비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투영의 초점을 기준으로 관람자와 작품은 또 다른 시메트리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끊임없는 상호 소통과 그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강조하는 문신의 예술은 오늘날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과도 일치한다.


∎ 서로 달라야만 가능한 세계를 꿈꾸다

문신의 사망 이후 독일 바덴바덴시가 주최한 ‘20세기 거장전’에서 작곡가 세 명이 문신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헌정곡을 바치는 경이로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당시 전시되었던 작품은 「화 Ⅰ」과 「화 Ⅱ」로, 문신 예술의 주요 키워드인 시메트리의 정수를 보여준다.

문신 예술에서 시메트리는 그의 삶에서 계속해서 묻어나오던 소통과 상생의 의미를 가진다.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시메트리 형식의 고정된 사용은 소통과 상생의 절대적인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쓰였다. 절대 법칙으로서의 시메트리 안에서 그는 자유를 말하고자 했다.


‘화’를 의미하는 한자 ‘和’나 영어 ‘unity’는 모두 단일한 개체와 더불어

그 개체들의 관계성을 동시에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이 개념은 두 개 이상의 단위 혹은 주체들이 어우러진

유기적이고 복합적인 관계의 의미를 품는다_72-73쪽.


문신의 조각 작품 안에서 단일 부분은 그 위치에서 자신의 존재를 영위하되 전체로서의 조각 작품에도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을 구성한다. 문신에게 융합은 단순한 뒤섞임이 아니었다. “이질적인 것들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함으로써 개체적 단위의 존재성을 극대화시키는 일”(9쪽)이다.

문신은 작품 제작 과정에서 기계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시메트리 형식임에도 자연스러운 부분적 비대칭을 만들어냈다. 「화 Ⅱ」는 이러한 문신 예술의 미학을 가장 도발적으로 드러낸 작품으로, 비대칭을 전면에 드러냈다. 단순한 시각적 자극만을 판단한다면 그것이 과연 ‘시메트리’로 읽힐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문신이 말하고자 하는 ‘화(和)의 미학’, 즉 관계성 속에서만 가능한 미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문신 조각에서 주로 쓰이는 재료 스테인리스강은 관람자뿐만 아니라 놓이는 환경까지 반영한다. 낮과 밤, 도시와 정원 사이에서 우리는 ‘같은’ 조각을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다. 하물며 단일 존재마저 주변 환경에 의해 달라지는 세상 속에서 “이질적인 개체들이 하나의 지평 위에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문신의 작품”(83쪽)은 우리에게 존재에 대한 너그러움까지 안겨준다.


∎ 다시 보는 조각가 문신의 우주

1922년 일본 규슈에서 태어난 문신은 식민, 해방, 군정, 전쟁, 국토 재건이라는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모두 겪어낸 인물이다. 1927년(5세)에 한국인 아버지, 일본인 어머니와 함께 마산으로 귀국했으나 1930년(8세) 부모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고, 1938년(16세) 자신도 일본으로 밀항한다.

1939년(17세) 도쿄 일본미술학교 양화과에 입학해 배우다가 1945년(23세) 해방과 더불어 마산으로 다시 귀국한다. 1961년(39세) 첫 프랑스행을 떠났고 1965년(43세) 일시 귀국한다. 1967년(45세) 다시 프랑스로 떠나 1980년(58세) 영구 귀국하기 전까지 프랑스에 정착한다.

프랑스 정착 시기였던 1967-80년 사이에 대표작 「태양의 인간」(1970)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창작했다. 영구 귀국 이후 또 다른 대표작 「올림픽 1988」(1988)을 제작했고, 15년에 걸친 미술관 착공에 여생을 바친다.

1994년 문신미술관 개관 후 이듬해 1995년 5월 24일 타계했으며, 정부는 문신의 업적을 기려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 2004년에 고향인 마산시에 기증된 문신미술관은 마산시립문신미술관으로 개칭되었다가 마산⋅진해가 창원시로 편입되어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가오는 2022년 9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2⋅3⋅4 전시실에서 조각가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가 열린다. 조각⋅회화⋅드로잉⋅판화⋅아카이브 등 약 2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이 기념전은 문신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전시에 앞서 『우주를 조각하다: 문신의 예술 세계』를 읽는다면 더욱 깊이 있는 전시 경험이 될 것이다.


모든 시대가 찾아 헤매는 소통의 가능성은 다름 아닌

예술⋅환경⋅인간을 융합적으로 묶어 통합된 구조로 인식하는

문신의 예술에서 시작될 것이다_19쪽


지은이 | 김영호

제주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86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1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 모스크바 비엔날레 커미셔너,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운영위원, FIAC 1996 ‘한국의 해’ 커미셔너,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 커미셔너를 역임했다. 현대미술학회·인물미술사학회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박물관학회 회장, 국제미술평론가협회·국제박물관협의회 회원,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번역서로 『뒤샹, 나를 말한다』, 저서로 『미술시사비평』 등이 있다. 

목차

대자연의 범주를 넘어 존재론적 성찰로 • 프롤로그


• 제1장 조각은 원래 환경적이다

조각에서 생명을 끄집어내다

사연과 더불어 진화하는 조각

우주의 운율을 시각화하다

세계를 하나 더 추가한다는 것


• 제2장 조각이 만들어낸 음악

오선지 위에 펼쳐진 시메트리 조각

모세혈관의 합창

조각가를 위한 세 편의 헌정곡

생명의 율을 공유하는 두 예술

화和, 서로 달라야만 가능한 세계


• 제3장 조각가 문신의 우주

식민, 해방, 군정, 전쟁, 국토 재건

부유하는 삶

방황하는 모든 영혼을 위하여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다

추상과 구상의 이분법을 넘어

대자연 아래에서의 자유


• 제4장 우주를 스케치하다

낡은 사상을 버리다

대자연의 법칙, 시메트리

차가운 표면을 맥박 치게 하다

곁에 두고 보는 오래된 시집


• 제5장 또 다른 우주를 꿈꾸다

유기적 울림의 극대화

순수 예술의 울타리를 벗어나다

우연의 미학


부록—문신의 대표작 10선

문신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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