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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예술, 재생과 희망으로

김성호


예술, 재생과 희망으로 -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인터뷰어: 조현대(아트인컬쳐 기자)
인터뷰이: 김성호(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예술감독)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더불어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에 대한 소개까지 부탁드립니다.
A1.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예술감독 김성호입니다. 대개는 조용하지만 가끔은 심하게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수면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편인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더 심해졌네요. 아시겠지만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레거시 사업으로 출발했던 2013평창올림픽과 후속 비엔날레를 잇는 행사인데요. 그간의 비엔날레로부터 강원도 전역의 예술 공원화라는 장기적 비전 아래 강원도 지역을 순회하는 노마딕 프로젝트 성격의 3년 단위의 트리엔날레로 개편했습니다. 그 1회 행사인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은 2019년 강원작가전, 2020년 강원키즈트리엔날레를 마무리하는 3차년도 완결판 행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요한, <생명의 싹>, 2021, 강철, 600 × 400 × 400cm


Q2. 트리엔날레 주제는 ‘따스한 재생(Warm Revitalization)’입니다. 이 주제와 연결해 이번 행사의 목적과 취지 등을 말씀해주세요.
A2. 주제 ‘따스한 재생’은 오늘날 코로나19로 촉발된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사는 많은 분들에게 재생에 대한 기대와 회복의 전망을 제시합니다. 타자와의 대면 자체가 꺼려지고 사람을 만나더라도 마스크를 늘 착용해야만 하는 스트레스와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불안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많은 분에게 따스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자 한 것이죠. 그래서 트리엔날레 상징색을 주제에 맞게 ‘핫 핑크’로 정하고 단체복을 소위 ‘빨간 추리닝’으로 선정했죠. 정치색이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럴리가요. 전 민주당 지지자예요. 산업화 시대의 일명 ‘추리닝’을 되돌아본다면, 재생은 재건, 재활의 낡은 담론마저 함유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따스한 재생’은 과거로의 단순 회귀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모색하는 새로운 재생’이라고 하는 게 낫겠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에코-테크 아트’와 더불어 다양한 ‘일상 속 예술’을 통해서 ‘기술, 생태, 일상, 지역’의 재생을 도모합니다. 아울러 생태-기술 비평 담론을 미술 행사와 접목해서 건강한 이슈를 생산하고자 합니다. 

Q3. 행사 개막 한 달 전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설치되지 않은 작품도 있었는데, 빠르게 언론 공개를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3. 애초의 계획으로는, 개막 한 달 전에 출품작을 거의 다 설치하고 완성에 가까운 상태로 기자간담회 장에서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었습니다. 프레스콜 행사를 통해서 비판도 미리 받고 수정 여부도 사전에 점검할 계획이었죠. 그런데 미디어 장비의 설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차비가 비싸져서 고심 끝에 전시에 임박해서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동했는데 그러다보니 많은 작품을 선보일 수가 없었네요. 물론 계획 대비 설치 일정이 늦어진 다른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예정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까닭은 국내의 다른 국제전들이 9월 초, 중순에 몰려 있어서 9월 말에 개최되는 우리 행사가 다른 행사 소식에 묻히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Q4. 최근 많은 미술행사가 그렇듯, 팬데믹 영향으로 준비에 여러 애로사항이 있으셨을 듯합니다. 이에 어떻게 대처하시고, 준비하셨나요?
A4. 처음부터 코로나 상황이 지속될 것을 예견하고,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행사를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트리엔날레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 온라인 전시 섹션을 마련하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컨텐츠를 구축한다든가, 코로나19로 인해 개별 관람을 독려하는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미리부터 준비했습니다. 작품 설치가 마무리된 이후에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개막 전까지 매일 전쟁을 치르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Q5. 전시 공간들이 흥미롭습니다. 우선, 강원국제예술제의 첫 순회지로 ‘홍천’이 선택된 이유가 있을까요? 미리 알려주실 수 있다면, 다음 순회지가 어디인지도 함께 여쭙습니다.
A5. 비엔날레로부터 트리엔날레로 체제를 개편한 이후 1회 행사를 위한 사업지를 공모했는데 최종적으로 홍천군이 선정되어서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음 2회 행사는 역시 공모에서 선정된 평창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Q6. ‘재생’이라는 키워드로 각 전시 공간마다 차별화된 전시를 기획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A6. 네. 주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시장마다 전시라는 이름 대신 재생1, 재생2식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재생1 탄약》은 폐쇄된 군사시설이었던 ‘탄약정비공장’의 특성을 살려서 키네틱 아트, 미디어아트 중심으로 ‘기술 재생’을 도모했고, 《재생2 와동》은 폐교인 와동분교의 특성을 살려 자연미술, 대지미술, 생태 미술을 중심으로 ‘생태 재생’을 실험했습니다. 《재생3 아카이브》는 상하수도사업소가 전신이었던 ‘홍천미술관’에서 일상 속 예술, 예술 속 일상을 테마로 ‘일상 재생’을 탐구했습니다. 특히 《재생3 아카이브》는 강원도민의 생활유물을 두 달간 공모한 후 선정작을 전시하는 ‘강원도민 생활유물 아카이브전’과 강원트리엔날레의 역사를 자료화해서 소개하는 ‘강원트리엔날레 아카이브전’ 그리고 일상을 테마로 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일상의 예술 아카이브전’으로 구성했습니다. 마지막 전시 공간은 아파트 실내 공간처럼 꾸몄어요. 전시장 속 일상이라고 할까요? 제가 그런 것을 좋아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생4 스트리트》는 홍천중앙시장과 홍천전통시장에서 열리는데요. 전시장이 시장인 만큼, 퍼포먼스 아트, 커뮤니티 아트 등 무형의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미술이 펼쳐집니다. 물론 시장 옥상에는 이 결과물을 전시하는 다채로운 전시장도 마련했습니다.  

Q7. 각 전시공간마다 선보이는 작품 중 비엔날레 주제와 가장 강하게 연결되는 작품 1점씩을 소개해주세요.
A7. 제일 어려운 질문이에요. 모든 출품작이 대표작인 셈인데 말이죠. 그래도 꼽으라면 각 전시장마다 마련한 파빌리온을 꼽아야 할 것 같아요. ‘재생1 탄약’에서는 높이가 16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의 ‘모뉴멘탈 파빌리온’인 김진우 작가의 작품, 그리고 ‘재생2 와동’에서는 와동분교 운동장에 세운 ‘건축형 카페 파빌리온’인 정태규 작가의 작품을 꼽을 수 있겠어요. 특히 정태규의 작품에는 지역 기관, 지역민과 협업하여 운영하는 카페, 국수집, 아트숍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재생3 아카이브’에서는 ‘입간판형 파빌리온’인 태국 작가, 위타왓 통키우의 작품인 해방 기념비를 꼽을 수 있겠고, ‘재생4 스트리트’에서는 홍천의 자생적인 그룹 분홍공장이 만든 갤러리 같은 전시 공간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대표 작품은 많아요. 

Q8. 커미션 작품도 있습니다. 가장 힘줘 준비하신 커미션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8. 이번에 모신 폴란드와 나이지리아의 두 커미셔너는 ‘참여 작가 추천’에 있어서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하셨어요. 감독이 섭외에 실패한 유형의 작품들로 한정을 해서 동유럽과 아프리카 권역에서 각자 ‘세 작가’를 추천해 달라고 두 분께 강권하듯이 요청했으니까 말이죠. ‘자유로운 작가 추천’을 할 수 없었던 두 분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못된 감독이 남긴 산더미 같은 과제를 도맡아 해결사 역할을 하실 수밖에 없었어요. 촉박한 일정에 고생하신 두 분께 엄청 감사드려요. 최종 추천하신 출품작은 재래시장 영상, 전쟁 관련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상, 깃발 설치, 반타블랙 효과 회화 등으로 다양합니다. 

Q9. 국내, 국제 컨퍼런스, 워크숍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마련됩니다. 어떤 주제와 규모로, 누가 참여해 진행되는 지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A9.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아티스트 워크숍은 이미 완료했고요. 국내 학술 컨퍼런스도 ‘포스트 팬데믹 시대, 에코-아트를 통한 지역 재생’이라는 주제로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강원대학교와 공동 주관해서 12명의 국내 전문가가 참여해 개막 전 8월에 이미 완료했습니다. 국제 학술 컨퍼런스는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한국영상학회와 공동 주관해서 ‘인류세의 시대, 기술과 예술을 통한 일상 재생’이라는 주제로 20인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해서 사전 녹화 형식의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행사 기간 중인 10월 중순 경 홈페이지에 그 결과물이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투어 가이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Q10. 트리엔날레에 방문할 예비 관객에게 행사 관람의 ‘팁’을 미리 제안해주신다면요?
A10. 코로나 시국이지만, 야외 공간이 많아서 현장 예약을 하셔도 관람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체험 프로그램’과 야간 행사인 ‘트리엔날레 나이트’는 인터넷 예약을 하셔야 됩니다. 전 작품에 대한 해설을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가 멋진 팁입니다. 현장에서 바코드만 인식하시면 도슨트 설명 없이도 혼자 여유롭게 관람하실 수 있는 전시 가이드인 셈이죠. 전시장이 4곳으로 많은 편이니, 1박 일정으로 오셔서 홍천 관광도 하시고 천천히 둘러보신다면 금상첨화이겠습니다. ●


출전/ 김성호, 「예술, 재생과 희망으로 -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 인터뷰, 『아트인컬쳐』, 10월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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