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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21세기를 위한 미술관/박물관의 새로운 지도그리기

장동광

21세기를 위한 미술관/박물관의 새로운 지도그리기
A Museum Mapping for the New Millenium in Korea



조선후기 김정호(김정호, 1804경-1866)는「대동여지도」를 완성하기 위해 30년 동안 백두산을 7번이나 탐승했고 전국 방방곡곡을 3차례나 두루 답사했다고 한다. 유재건의「이향견문록」에 의하면, 김정호는 어려서부터 지리학에 관심이 많아 지도와 지리지를 수집하고 이를 상호비교하거나 답사하여「청구도」,「대동지지」등을 간행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오늘과 같은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 이미 김정호는 ‘조선팔도’를 한 눈에 통감할 수 있는 지도를 꿈꾸었던 것이다.
근래에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건립하자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고, 덕수궁미술관을 <국립근대미술관>으로 개편하자는 논의도 이에 편승하여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터이다. 그런데, 잠시 눈을 돌려 영국을 바라보자. 역사상 가장 먼저 박물관의 장을 열어 온 영국이 1993년도부터 영국미술의 국제적 위상회복을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추진한 것이 이른바 “테이트(Tate) 프로젝트”였다. 이 결과 뱅크 사이드의 발전소를 리모델링하여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문을 열었고, 예전의 테이트갤러리를 재구성하여 영국미술 만을 다루는 곳으로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이 탄생하였다. 이 테이트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트라팔가 광장에 세워진 국립미술관(The National Gallery)의 역할과 기능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내셔널갤러리는 ‘회화사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13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회화작품들을 다루고 있는 곳이다. 한편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 전 세계를 포괄하는 지역별, 연대기적으로 유물들을 전시, 보존, 연구하는 박물학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면, 빅토리아 앤 앨버트 미술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은 장식미술을 중심으로 한 약 50만점의 소장품을 지닌 종합미술관을 표방하고 있다. 21세기 미술관/박물관의 중흥기를 맞이하여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새로운 박물관/미술관의 지도는

이제 10월이면 문화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국립중앙박물관의 용산 시대가 개막하게 된다. 신축초기부터 시작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록 늦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설립이념, 소장품의 성격과 내용, 기획전시와 사회 교육적 기능 등을 논점으로 하여 미술관/박물관의 개념을 원점에서부터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하루속히 국립미술관과 박물관의 구조조정, 문화혁신의 차원에서도 ‘미술관/박물관 새로운 지도그리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박물학(Museology)과 미술학(Science of Art), 근대(Modern)와 현대(Contemporary), 신미술관 개념의 등장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속의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근대미술관의 설립이념, 역할, 기능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여 미래지향적 정책을 입안할 전문가 위원회를 국가차원에서 구성하여 출범시켜야 한다. 문화관광부 산하 혹은 대통령직속기구로 <국립문화예술매개기관 재정비를 위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여 회화(서양화와 한국화), 조각(현대조각과 불상조각), 공예(금속, 도자, 목칠, 섬유, 유리 등), 디자인(시각디자인과 제품디자인), 비디오와 영상 등을 시대별, 지역별, 주제별, 장르별로 재편 혹은 분화시켜 소장품 내용과 기획전시의 성격을 기관별로 특화, 분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문화입국은 미술관/ 박물관의 아름다운 건축적 성취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건축공간에 담길 미술관/박물관의 소장품의 성격, 기획전시 및 교육프로그램 등 콘텐츠의 체계적 구축과 자주적 해석이 가능해 질 때, 글로벌 시대 속에서 진정한 민족문화의 창달을 기약할 수 있다. 삼성문화재단이 지원하여 국립서울대학교에 세워 질 국내 최초의 대학미술관이 뉴 뮤지움(New Museum) 개념으로 신축되어 머지않아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확신하건대, 시청각 미술교육 프로그램과 미술도서관 개념이 강화된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이 미술관은 우리에게 미술관 문화의 새로운 좌표설정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강한 충격파를 던져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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