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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술

김영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술 

김영호 (중앙대교수, 미술사가)

   코로나-19가 지구촌의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 질서의 재편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예술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는 기사들이 연일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31일자 중앙일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되나’ 라는 서브타이틀 아래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보도를 1면에 내놓았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타임즈, 그리고 CNBC 같은 경제체널 TV에서도 코로나-19의 창궐이 가정, 의료, 교육, 정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생각을 바꿀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원격의 시대’로도 불리운다. 유네스코의 최근 소식에 따르면 165개국에서 학교가 폐쇄되어 전세계 학생의 87%에 해당하는 15억 명이 현재 ‘학교 밖’에 있고, 교사 6000여만 명이 ‘집 안’에 있다 한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교육 당국이 온라인교육의 필요성을 들고 나섰고, 이미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실시간 화상강의가 실행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교실교육을 대체할 수단의 하나로 정착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일상은 이미 인터넷 쇼핑, 온라인 진료, 화상 회의 등 원격의 시대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작금의 코로나 사태는 사회의 환경을 바꿀 하나의 혁명적 터닝 포인트로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오늘의 세상은 잃어버린 환상의 저편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변했다. 그 돌이킬 수 없는 사회와 그 조건들에 대해 통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The Tao of Physics)>과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The Turning point)>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20세기 후반 이후 변화하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세계관을 이 책이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혁신적 세계관이 우리 시대가 내놓은 문화예술 분야의 담론들과 일치되는 부분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포스트모던 아트’ 혹은 ‘컨템포러리 아트’로 불리우는 현대미술은 근대미술이 창작과 비평의 원리로 제시되어 온 틀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해체하면서 등장했다. 1980년대 전반에 아서 단토와 한스 벨팅이 선언한 ‘예술의 종말’과 ‘예술사의 종말’은 이른바 데카르트 이래에 확립된 근대적 이성의 보편성에 대한 해체를 의미한다. 이는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을 기반으로 등장한 <현대 물리학>이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자연관에 기반을 둔 <고전 물리학>을 비판하고 해체하는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현대 물리학이 내세우는 새로운 세계관에 대한 과학적 논점을 포스트모던 예술론과 비교해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카프라 교수가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관은 동양의 불교철학이나 노장사상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필독을 권하는 이유다. 

(한라일보, 김영호의 월요논단, 2020.4.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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