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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순/ 한국의 얼, 전통의 그리움을 불러오다

고충환



김태순/ 한국의 얼, 전통의 그리움을 불러오다 



17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피터 폴 루벤스가 조선인을 그린 소묘 한 점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대략 1617년경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복을 입은 남자>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 그 작품은 미국 LA 폴 게티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소장작품으로 등재돼 있고, 현지 전시 중이던 작가의 전시장을 방문한 미술관 관계자들의 제안으로 작가는 2013년 <아시아를 보다: 루벤스와 아시아의 만남> 전에 초대를 받았다. 아마도 미술관 관계자들은 두루마기를 소재로 한 작가의 입체 콜라주 작업에서 루벤스 그림의 원형을 발견했다고 느꼈을 것이고, 그런 만큼 전시는 사실상 루벤스와 작가를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좋다. 돌이켜보면 작가로서도 가장 좋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작가가 그리고 만든 두루마기와 치마저고리, 고서와 반닫이, 그리고 그 위에 다소곳한 항아리와 이불은 엄격하면서도 다정했던 조상들의 묵향과 생활사를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론적 원형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아 그때처럼 지금도 여전히 감동을 주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월전미술문화재단 선정지원 작가초대전 형식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왕의 평면과 입체 그리고 콜라주의 경계를 넘어 사진을 도입해 작업의 확장을 꾀한다. 그동안 전통과 현대, 물성과 이미지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작가의 작업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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