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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예술은 질문의 기술이다

고충환

김진, 예술은 질문의 기술이다 


 제5회 전혁림미술상을 수상한 작가 김진은 <풍속의 지형도>라는 큰 주제 하에 이와 유관한 소주제들을 아우른다. 이 시대의 풍속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그 지형도는 어떻게 재현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 천착한다. 그리고 그 문제의식은 각 공적 기억(냉전시대의 종식 이후 달라진 정치풍경), 공포 마케팅(나는 나의 두려움이 두렵다), 자본주의적 욕망(거인의 시선은 어디에나 있다)과 같은 시대담론을 제시하고 반성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근작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핑크는 없다>. 핑크는 여성적이다. 핑크는 에로티시즘과 섹슈얼리티를 불러일으킨다. 선입견으로 볼 때 그렇다. 여기서 작가는 선입견을 문제시한다(롤랑 바르트는 선입견을 부르주아의 체제 순응적인 화법이며 화술이라고 본다). 핑크가 선입견으로 오염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핑크에 핑크를 덧칠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그림은 사실은 오히려 이와는 반대로 오염된 핑크(핑크의 선입견)를 걷어내는 과정을 통해서 핑크 자체를 되찾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게 작가가 보기에 핑크는 없다. 여성성을 불러일으키는, 섹슈얼리티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핑크는 없다는 것. 그래서 작가의 핑크 그림은 역설적이고 양가적이다. 섹슈얼리티를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장기(내장)를 보는 것 같은 이물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양가성으로 선입견을 바로 잡는다는 점에서 여성주의적 자의식에도 맞닿아있다. 이 일련의 작업들을 매개로 작가는 자본주의를 지배하는 욕망의 지형도를, 한 시대를 관통하는 풍속의 지형도를 그려내고 있는 것(작가는 핑크를 소재로 한 근작에서 그림자와 어두움을 관용하지 않는 빛의 매혹적인 위험을 그린다고 했는데,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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