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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Art] 작품 감상하러 회사 가는 시대

김윤섭

미술 흐름 이끄는 기업미술관

기업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을 재벌가 안주인들의 호사(豪奢)로 여겼던 것은 옛말이다. 현재 국내 기업미술관 오너들은 대부분 전문가적 지식과 체계적인 경영마인드로 무장, 미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술관은 기업에 종속된 공간이 아니라, 모기업의 경영이념과 미래비전까지 가늠하는 '문화경영'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미술관의 패턴:완전분리형과 본사일체형

국내 기업미술관의 형태는 몇 가지 패턴으로 나뉜다. 우선 본사와 완전 분리형 독립형태로는 삼성미술관 리움, 한미사진미술관, 금호미술관, 대림미술관, 아트선재미술관, OCI미술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이다. 반면, 흥국생명·포스코센터·일신방직·프리마호텔·SK텔레콤 등은 본사일체형으로 주로 로비나 건물 내 특정 공간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에르메스 코리아의 아틀리에 에르메스, 삼탄기업의 송은아트스페이스, 샘표식품의 샘표 스페이스, KTF의 디 오렌지, 금호건설의 크링, 애경그룹의 몽인아트센터, KT&G의 상상마당, 신한금융의 신한갤러리, 로얄앤컴퍼니의 갤러리 로얄, 아산병원갤러리처럼 별도의 전시공간을 통해 특정작가나 특정분야를 직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예도 많다.

▲ 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은‘문화경영’의 산실 역할을 한다. 일요일인 17일 오전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을 찾은 시민들이 미술관 뜰에 설치된 루이즈 부르주아의‘마망’과‘스파이더’를 관람하고 있다. /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삼성그룹-삼성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리움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사립미술관이다.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쿨하스가 미술관 설계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국보·보물 150여점을 포함한 고미술품과 근현대 미술, 국제적인 현대미술가의 대표작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라희 관장의 현대미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한때 미니멀리즘 등 전후 추상미술 사조를 국내에 유행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삼성미술관은 리움을 포함해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 하드웨어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민화나 공예품 등 친근한 민속 문화의 고미술품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국내외 유망 작가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이는 로댕갤러리 등이 서로 연계돼 운영되고 있다.

◆SK-아트센터 나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관장은 1997년 시어머니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을 맡으면서 미술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0년 12월 SK사옥에 디지털 미디어와 정보 통신 기술을 결합한 영상 미디어 장르를 적극 후원하는 지금의 아트센터 나비를 개관한다. 지난 10년간 거쳐 간 미디어아티스트는 1100여명에 달하며, 지금은 예술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형식을 넘어 다양한 주변장르까지 결합하는 독특한 융합방식을 실험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배경엔 서울대 공대(섬유공학과)와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거친 노 관장의 전문지식도 크게 작용했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퍼시픽미술관

1979년 '화장과 차문화 전문박물관'인 태평양박물관으로 출발, 지난 2009년 우리나라 전통미술과 세계 미술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보물 제1426호로 지정된 '수월관음도', 보물 제1559호인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 보물 1450호 '분청사기 상감 사각묘지 및 분청사기 인화문 장군', 보물 제1441호인 달항아리 '백자대호' 등 수준 높은 소장품은 정평이 나 있다. 신윤경 관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의 부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과 MOU를 체결, 향후 5년간 매년 20만달러씩 LACMA의 한국현대미술 작품 구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금호미술관

고(故) 박성용 금호그룹 회장의 누이동생인 박강자 관장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198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젊은 리더를 발굴 지원해온 미술관이다. 작가 지원 차원에서 작품을 구입한 컬렉션도 1000여점에 이른다. 또 음악을 유독 좋아해 2002년 가요음반을 내기도 했던 박 관장의 취향에 힘입어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복합 예술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한미약품-한미사진미술관

한미문화예술재단이 2003년 11월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대학 사진동아리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중견 사진작가로 활동한 송영숙 관장의 이력은 미술관의 전문성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소장품도 국내 최초의 사진관인 '천연당 사진관'이 찍은 사진을 포함해 한국 근대 사진사의 중요한 자료들과 국내외 현대작가들의 작품까지 총 500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한미사진상'을 제정하고 안동에 아티스트 레지던스 공간운영을 통해 작가와 이론가를 지원하고 있다.

◆OCI(옛 동양제철화학)-OCI미술관

2010년 8월 종로구 수송동 송암문화재단 전시실을 현대식 전시공간으로 리노베이션해 새롭게 개관했다. 개관 초기엔 창업자 고(故) 이회림 회장의 고미술품 컬렉션을 주로 전시했으나, 지금은 이수영 OCI 회장의 부인인 김경자씨가 관장을 맡으며 현대미술 장르까지 영역이 확장되었다. 특히 창의적이고 실력 있는 국내외 현대미술작가들의 기획전과 공모 지원,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등 국내 미술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쌍용그룹-성곡미술관

1995년 쌍용그룹 창업주인 고(故) 김성곤 회장의 서울 신문로 자택을 갤러리로 꾸며 문을 열었으며, 국내의 중견과 신진 작가 위주로 기획전시를 연 15∼17회 정도 개최한다. 특히 성곡미술관의 '내일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과 인턴십 프로그램은 미술계의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석원 전(前) 쌍용그룹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 관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1주일에 2∼3번 직접 쿠키를 구워 미술관 내 찻집에 내놓았을 정도로 미술관 운영에 열정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조선 2011.4.1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18/20110418014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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