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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고요한 아침의 나라, 1915

한지형

Norbert Weber OSB, 『Im Lande der Morgenstille』, Verlag Von Karl Seidel Zu München, 1915, 26×21, 456쪽
(좌) 표지  (중) 내지. 석탑  (우) 내지. 소반에서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1870-1956)의 저서 『Im Lande der Morgenstille(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독일 뮌헨 카를자이델출판사에서 1915년에 초판으로 출간되었다. 저자인 베버는 독일 베네딕도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대수도원장(총아빠스)으로 당시 조선에 정착한 베네딕도회 수도원(현 혜화동에 위치했던 백동수도원) 등 선교지역을 방문하고 시찰하기 위해 방한하여 1911년 2월 22일부터 6월 24일까지 서울, 경기도, 충청도, 평안도를 여행했다. 여행중 만난 사람들과 풍속, 자연풍경 등을 사진으로 혹은 그림으로 남겼다. 본 책은 귀국후 1915년에 일기형식의 기행문으로 300여 점의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의 삽화 및 수채화를 수록하여 발간한 것이다.

저자는 유구한 문화와 전통을 가진 아시아문화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이라는 나라는 일본 제국에 병합되어 고유의 독자성과 한국 민속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개월간의 기록들을 혼자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했지만 황급히 사라져가는 옛 문화의 흥미롭고 가치있는 잔해들을 세상에 알리고자 펜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저자는 길에서, 조랑말 위, 가파른 언덕에서도 글을 썼다고 하는데, 45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한국 민족과 문화의 속성을 예리하고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그 예리함은 편견없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본 근대기 타자의 시선이다.


“봄꽃처럼 화사하고 매혹적인 아이들의 옷이었다. 부드러운 아네모네의 흰빛과 수줍은 제비꽃의 보랏빛, 다홍치마와 파랑 저고리, 이 모든 것이 붉고 푸르게 빛나는 풀모나리아 꽃처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 물론 옷 군데군데 흙먼지와 때도 묻어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 소나기에 흙이 튄 작은 봄꽃 같다. 비록 몇 주 전 한 독일 신문기자가 조잡한 자연색의 조합이라고 표현했지만, 그래도 한국 아이들 옷의 아름다움은 현란한 색상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박일영, 장정란 번역, 노르베르트 베버 저, 『고요한 아침의 나라』, 분도출판사, 2012, 71-7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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