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107)근원수필, 1948

한지형

김용준, 『근원수필(近園隨筆)』, 을유문화사, 1948, 18×13, 164쪽  
(좌) 표지  (중) 내지. 김용준의 딸이 쓴 제자(門扉題字 金聖蘭(十世)) 
(우) 내지. 김용준이 그린 초상화(黔驢四十五歲像)


본 책은 문사철(文史哲)을 겸비한 문인이자 선비형 예술가로 평가받는 근원 김용준(近園 金瑢俊, 1904-67)의 수필이다. 김용준은 중앙고등보통학교 재학중에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화가이자, 도쿄미술학교 서양학과 재학중 「화단개조」, 「프롤레타리아 미술비판」 등 예술론을 발표하며 미술비평가로서 활동했다.

1930년에는 도쿄미술학교 동문인 길진섭, 임학선, 이종우, 홍득순, 황술조과 함께 ‘동미회’를 조직해 조선의 전통예술을 연구하여 가장 조선적이고 현대적인 미술을 추구하는 ‘동양적 유화’를 추구하였고, 도쿄 유학생인 김용준, 길진섭, 구본웅, 이마동, 김응진을 중심으로 ‘백만양화회’를 결성하는 등 화단 내에서 소그룹을 조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김용준은 이후에 조선의 신미술을 위해 조선시대 미술을 고전으로 계승할 것을 강조하며 수묵화로 전향했다. 1939년에 『문장』지가 창간되면서 길진섭과 함께 장정가로 활동하였는데, 본 책의 발행처인 을유문화사의 장정을 도맡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학부 및 동국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서 미술사를 강의하면서 미술교육자이자 미술사가로 활동하였다.

1950년 9월에 월북하여 평양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고구려고분벽화 연구에 참여하는 등 조선의 미술에 관한 연구와 저술을 하며 미술사학자로 활동하였다. 본 책의 표지 글과 그림, 내지에 김용준 초상화, 삽화는 김용준이 담당했고, 내지 글씨는 수필은 속기가 없어야 한다는 뜻에서 당시 10세된 딸인 석란에게 쓰게 했다고 한다. 김용준의 예술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수필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묵화 같은 한 글귀를 감상해보자  

“댁에 매화가 구름같이 피웠더군요. 가난한 살림도 때로는 운치가 있는 것입디다. 그 수묵 빛깔로 퇴색해버린 장지 도배에 스며 드는 묵흔처럼 어렴풋이 한두개씩 살이 나타나는 완자창 위로 어쩌면 그렇게도 소담스런 희멀건 꽃송이들이 소복한 부인네처럼 그렇게도 고요하게 필 수가 있읍니까.”

「매화」 중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