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조각의 세계적 거장 《론 뮤익》전을 4월 11일부터 7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FC,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과 공동주최하는 전시는 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익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이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4월10일 10시반 기자간담회는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홍이지 학예연구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키아라 아그라디 큐레이터, 찰리 클라크 협력 큐레이터가 참석했고 전시투어로 이어졌다. 질의응답 시간에 마우리치오 카텔린과 비교, 출품작품 선정 기준, 왜 표정이 전부 슬픈가?, ...등.. 홍이지 학예사는 '론 뮤인은 전시장에서 이런 걸 봐야된다고 감상만을 안내하는게 아니고 외부 상황과 연계되어 확산되기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마우리치오 카텔란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30여 년 동안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며 놀라움을 선보여 온 작가 론 뮤익의 시기별 주요 작품을 총망라하여 소개하고, 이를 통해 현대 조각의 흐름과 변화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다. 그의 창작 시기를 대표하는 조각 작품들과 함께 스튜디오 사진 연작과 다큐멘터리 필름 두 편 등 총 24점을 소개한다.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1986년부터 영국에서 활동해온 론 뮤익(Ron Mueck, 1958- )은 조각 매체의 재료, 기법, 표현 방식 등 다양한 방면에서 조각 장르의 확장을 이끌어내며, 현대 조각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해 왔다. 놀랍도록 정교하고 실제보다 더 진짜같은 론 뮤익의 조각적 테크닉과 표현력은 그의 인간에 대한 통찰과 철학적 사유에 기반한다. 그의 작품은 현대인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취약함, 불안감 같은 내면의 감정과 존재론적 성찰을 담아낸다. 

5전시실에서는 1998년 첫 소개된 <유령>(1998/2014)과 그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젊은 연인>(2013)을 비롯하여, 실제 크기의 약 4배되는 작가의 자화상 <마스크 II>(2002), 암탉과 중년의 남성이 마주하여 팽팽한 공기를 만들어내는 <치킨 / 맨>(2019), 침대에 누운 거대한 인물로 가로 6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 <침대에서>(2005) 등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출품작 한 작품 한 작품씩 관람객들로 하여금 몰입을 끌어낼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작가의 주요 작품과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작품 <매스>(2016-2017)도 소개한다. 

<매스>는 오늘날 전쟁, 전염병, 기후 위기, 자연재해 등 재난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론 뮤익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자리 잡은 위치의 역사적인 의미와 미술관의 건축적 특징을 고려하여 대형 해골 100개를 5전시실  높은 천정의 공간에 올려 쳐다보는  특별한 설치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새롭고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6전시실에서는 그동안 잘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창작 과정과 예술가로서의 삶과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시각예술가 고티에 드블롱드(Gautier Deblonde)의 작업실 사진 연작, 그리고 다큐멘터리 두 편을 선보인다. 

론 뮤익의 작품은 실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며 시대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만든다. 그의 작업은 수개월, 때로는 수년 간의 과정으로 완성되는데 이는 빠르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은 일종의 ‘시대 저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관객을 성찰의 자리로 이끌며,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실재하고 있다는 감각과 그 의미를 깨닫게 한다. 

홍이지학예연구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키아라 아그라디, 찰리 클라크, 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