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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현: 명상-꽃비》, 갤러리담

객원연구원

김은현 《명상-꽃비》
2021.10.20-11.02
갤러리 담(www.gallerydam.com)


꽃비
존재에 대한 수치와
근원적인 두려움으로
아프고 힘겨운 시간들이다

애쓰고 집착하던 것들로부터
얼마간의 자유와 치유를 작업을 통해 맛본다

꽃비
생명 에너지가 내린다
존재 자체가 사랑인 것을...

-작업 노트 중에서-





전시 입구



  명상을 주제로 한 김은현 작가의 조각전이 지난 10월 20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다. 흙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김은현 작가의 손을 거쳐 탄생한 얼굴의 형상을 담은 《명상-꽃비》에는 신작 20여점이 출품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들은 작가가 직접 흙을 주물러 공기를 뺀 후, 속을 파내 얼굴을 만들고, 손자국으로 이목구비의 윤곽을 빚어낸 조각이다. 마치 불교의 불상처럼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전시 전경



  최태만 미술평론가는 이러한 미소에 대해 “서산 마애삼존불상이나 경주 삼화령에서 발굴된 미륵삼존불상에서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하면서 해밝은 미소를 떠올리게 만든다.”고 말하며, “대부분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부처나 보살을 닮아있다.”고 평한 바 있다. 또한 “어떤 작품은 국보78호나 83호인 금동보살반가사유상의 온화하지만 깊은 명상에 잠겨있는 표정을 떠올리게 만들고 또 어떤 것은 이름 없는 장인이 오로지 불심으로 조성한 이른바 민불(民佛)의 고졸하지만 넉넉한 미소를 연상시킨다. 표현의 절제를 통해 인위성을 최소화한 결과 형태는 단순, 소박하지만 원만한 표정을 통해 조화와 안정이란 미적 특질은 물론 관용과 배려란 종교적 차원의 의미는 더욱 집중적으로 고양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가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은은한 미소가 부처의 관용과 배려를 느끼게 해주었고 이는 곧 ‘명상’이라는 주제로 이어지는 듯 했다.

  반면, 박영택 평론가는 김은현 작가의 조각에서 볼 수 있는 미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흙이라는 재료, 물성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해서 이루어진 그 얼굴은 다시 불에 맞고 재를 뒤집어쓰고 나앉았다. 가마의 불 속에서 그려진 흙의 마음이자 흙에서 걸어 나온 부처의 미소 같은 것이 서려있다. 그런가하면 어린아이의 얼굴 같기도 하다. 흙을 빚고 주물러 인간의 얼굴을 떠올리고 이를 뜨거운 불로 구워내 만든 이 조각, 도조는 특정한 이의 얼굴이기 이전에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누구의 얼굴도 아니지만 결국 모든 이의 얼굴로 다가온다. 더없이 무심하기도 하고 그지없이 소박하면서도 한 얼굴이 지을 수 있는 평화와 휴식, 안온과 정신적인 충만함을 온전히 드러낸다. 수식과 치장을 거둔 자리에 그저 흙이 불과 만난 응고되고 결정화된 형태에서 자연스레 배어 나오는 미소만으로도 이 얼굴은 충일하다. 미소가 수수께끼와 같다는 것은 무엇보다 미소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 속 미소는 부처의 미소이자 곧 어린아이의 미소이며 우리 모두의 얼굴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은현,<기쁨2>, 2021(갤러리제공)



  한편 작가의 작업 과정은 전시의 제목처럼 ‘명상’의 과정이기도 하다. 흙은 반죽하는 과정에서 공기의 침투를 막기 위해 여러 차례 흙덩이를 치대고 주물러 인간의 얼굴을 그려낸다. 세심한 형상을 만들어 내지는 않지만, 무심하면서도 소박한 인상을 주는 작품을 빚어낸다. 그리고 이 과정이 “아프고 힘겨운 시간들”이 작업을 통해 “자유와 치유를 맛보는”시간들로 채워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작업 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가 명상을 통해 평온함을 찾는 과정과 흡사하다.




김은현, <꽃비2>, 2021




김은현, <꽃비3>, 2021




  작품의 제목 또한 <기쁨>, <꽃비>, <아픔>, <나는 마음입니다>등으로 명상과 관련된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명상에서 느끼는 희열과 갈등이 흙으로 표현된 작품들이다. 이러한 김은현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일종의 “구원의 미소”를 건내며 내면의 안식처로 인도한다.



  윤란 rani75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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