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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Boyd : Treasure Island》, 국제갤러리 서울

객원연구원

다니엘 보이드 : 보물섬
2021.6.17-8.1
국제 갤러리 K1, K2


K2 전경

국제갤러리는 오는 6월 17일부터 8월 1일까지 서울점에서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개인전 《보물섬(Treasure Island)》을 개최한다.  신작 회화와 영상 작업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 부산점에서 열린 《항명하는 광휘(Recalcitrant Radiance)》전에 이어 국제갤러리가 개최하는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자 서울에서의 첫 전시다. 


<Untitled(TDHFTC)>, 2021,oil, acrylic,charcoal and archival glue on canvas, 130x189 cm
전통 춤 공연을 준비 중인 작가의 친 누나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호주 원주민(쿠즐라-강갈루Kudjla-Gangalu부족) 출신인 작가는 작품을 통해 호주의 탄생 배경 등에 대한 기존의 낭만주의적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하며 서구의 일방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예술로 재해석 해왔다. 이번 서울 개인전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현 세계의 질서를 재고하는 다니엘 보이드의 이러한 작업관을 기초로 문학과 대중문화 그리고 사적 역사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25여 점의 신작들로 구성된다. 


<Untitled(OUATIS)>, 2021,oil, acrylic,charcoal and archival glue on canvas, 229x183 cm

한편 다니엘 보이드의 회화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볼록하고 투명한 풀(glue)로 찍은 점들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재현한다. 작가는 “이 렌즈는 우리가 하나의 집단으로서 세상을 이해하고 지각하는 방식, 즉 복수성(plurality)과 다양성(multiplicity)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각각의 점은 흑과 백, 어둠과 빛 사이에 계산화 된 정보를 시각화해 전달하고, 점을 둘러싼 검고 불투명한 부분은 기억이 소실된 역사적 경험을 자각하고자 하는 노력을 내포하고 있다. 이로써 관람객은 작가가 의도한 양과 음 사이의 영역, 정보와 비정보를 적극적으로 연결해 작품을 이해하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점을 재조율하게 된다. 즉 보이드의 작품은 시공간을 연결하는 작업으로 나와 타인과의 거리 그리고 관계를 탐구하도록 이끌며, 서로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한다.


<Untitled(TIPFJ)>, 2021,oil, acrylic and archival glue on wood, 60x60 cm


<Untitled(FAEORIR)>, 2021,oil, acrylic,charcoal and archival glue on canvas, 229x183 cm

본 전시의 제목이자 전시의 원천적 주제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1850-1894)의 소설 『보물섬(Treasure Island)』(1883)이다. 보이드의 초창기 작업에서도 스티븐슨의 영향을 알 수 있는데 작가의 초기 연작 <No Beard>(2005-2009)에서는 오랫동안 호주 식민지 역사의 영응으로 존경받았던 제임스 쿡 선장과 조셉 뱅크스 경을 ‘해적’으로 재해석하였다. 이번 전시 역시 소설에 직접적으로 언급된 보물섬의 지도를 그린 <Untitled (TIM)>과 스티븐슨의 초상을 담은 <Untitled (FAEORIR)>, 그리고 시드니 대학교 차우 착 윙 박물관(Chau Chak Wing Museum)의 소장품인 스티븐슨의 개인적인 물건들에 기인한 신작 회화들로 다채롭게 꾸려진다. 


<Untitled(POMOTB)>, 2021,oil, acrylic,charcoal and archival glue on canvas, 229x183 cm

보이드는 꾸준히 영화, 문학, 대중문화를 통해 유럽 중심적 관점으로 기술된 정형화된 역사가 어떤 방식과 과정을 통해 보편성과 견고함을 확보해 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태평양의 역사와 영화적 재현을 긴밀히 연결하는 실화인 1789년 ‘바운티호(HMS Bounty)의 반란’ 사건을 차용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Untitled (POMOTB)>는 이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한 MGM사의 블록버스터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Mutiny on the Bounty)>(1962)의 포스터 이미지를 담고 있다. 


<Untitled(GGASOLIWPS)>, 2021,oil and archival glue on linen, 120x150 cm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오랫동안 역사적 서사에서 제외되어 온 작가의 가족과 조상의 존재를 프레임의 중심으로 이끌어낸 신작 회화들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추적함과 동시에 이를 통해 서사를 확장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Untitled (GGASOLIWPS)>는 1928년경 폴 섹스턴(Paul Sexton)과 함께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탐사(Great Barrier Reef Expedition)에 참여한 작가의 증조부, 해리 모스만(Harry Mossman)이라는 인물을 담고 있다. 모스만은 호주 정부가 원주민 어린이들을 강제로 가족들과 분리시킨 정책 및 그 희생자를 지칭하는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에 속한다.


<RIVERS>, 2021, single channel video with sound by Leo Jemes

K2 2층에서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영상 작품을 통해서도 확장된다. 수많은 움직이는 점들로 이루어진 영상 작품은 빛, 우주 그리고 어둠이라는 주제를 매개하는 회화 작품의 연장선이다. “영상 작품은 우주와 나의 관계, 그리고 영상 안의 암흑 물질(dark matter)은 사람들이 시공간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특히 영상 작품은 작가의 작품에 중요한 영감을 제공한 프랑스 철학자 에두아르 글리상(Édouard Glissant)의 ‘심연의 경험은 그 심연의 안과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을 다시금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지각, 역사적 서술, 인류의 집단적 지성이라는 기존 관념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해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 공동체와 땅의 기억을 자각하고 공유함으로써 창조된 복합적 내러티브는 호주라는 특수한 역사를 초월해, 평소 우주와 관계 맺는 방식을 깊이 숙고해온 그의 작업에 보편성을 더한다.


Untitled(SICTWWTCG), 2021,oil, charcoal and archival glue on paper mounted to linen, 120x150 cm


K1 전시 전경 


K2 전시 전경


임선미 ysm3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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