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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예술가의 책임감

차영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연극을 하는 등 여러 유형의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는 예술 활동,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 나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자신이 발표하는 것, 특별히는 작품에 대하여 스스로 지켜 나아가야 할 책임이 있는 것 같다. 요즈음 주변에서 작품발표의 의미에 대해 혼란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생각하고 즐겨 작품을 만들 때에는 모르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때는 그에 따른 자신의 존재에 대한 존재가치를 고려해야만 한다. 예술작품에서 옳고 그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선을 정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공감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런 공감을 받기 어렵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흐나 이중섭처럼 생전보다 훗날 좋은 이야기를 들을 작가들도 있고…. 하지만 이 점은 현대적, 고전적, 구상, 비구상 등의 구분을 벗어나서 또 미와 추를 떠나서 질서가 있어야 하는 부분이다.

바닷가에 핀 꽃, 2014, 한지 성형 위에 채색, 100x96cm



작품발표에 따른 결과물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나를 어떻게 논할지”를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생각해서 그 결과물을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보았다. 한 예로 내가 소장하고 있는 광복 이후 발행된 음악평론집 책자를 보면 (필자는 개인의 명예를 고려하여 생략) 당시 필자가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그분이 이 책자를 다시 보았다면 무덤에서도 달아났을 것 같은 글이 기록되어 있어 만감이 교차된다. 내 자신부터 작품발표에 대하여 신중함과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예술가가 자신에 대한 경력사항에서도 출신학교, 과거 근무했던 직장, 직위표기 등에서 객관적인 관점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너무 난해한 초대전이나 처음 들어본단체경력 등을 기재하는 부분은 되짚어 보아야 한다.

새해 맞이, 2014, 한지 성형 위에 채색, 112x82cm


내가 이 문제를 이야기하게 된 것은 몇 해 전 정부의 지원을 받은 모 단체에서 의뢰받은 미술연감 제작에 대한 검토자 입장으로 참여하게 되었을 때부터다. 당시 작고작가는 여러 경로를 통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입수하여 정리하였지만 현존작가의 경력사항 검토는 당혹스러운 점이 너무나 많았다. 일부 작가들이 보내준 상상할 수 없는 허위경력, 책임감 없이 기록된 이력사항들. 그로 인하여 현존작가 경력사항을 수정, 정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자신에게 파편처럼 되돌아올 일일텐데라는 마음으로 걱정되기까지 했다. 내 자신부터 다시 한번 예술가의 책임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이 봄날에 즐겁고 좋은 이야기를 해야 하겠지만 더 즐거운 날을 기대하고 더욱 좋은 우리 예술계가 되기 위하여 평소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 차영규(1947- ) 서울 출생.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 및 경희대 교육대학원 졸업. 금호미술관, 조선화랑, 공아트스페이스 등 개인전 14회 및 다수의 단체전. 2006-2009 강릉시립미술관장 역임, 2012 교과부 황조근정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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