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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제19회 이동훈 미술상 본상 수상, 운산 조평휘 화백

김달진

우리나라 화단의 변화와 궤적을 같이하는 운산 조평휘 화백의 행보는 5-60년대의 추상모색, 7-80년대의 산수화 유행을 따르다 90년대부터 독자적인 양식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70대에 절정기를 이루며 대둔산, 계룡산을 소재로 장엄한 ‘운산산수’를 정립해낸 그의 미술계에 대한 공로가 인정되어 10월 5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제19회 이동훈미술상 본상을 수상한다.

이동훈미술상은 서양화가 이동훈(1903-1984)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제정되어 이동훈미술상운영위원회와 중도일보사가 주관하며 그동안 장리석, 전혁림, 박돈, 서세옥, 황용엽, 박서보, 하종현 작가 등이 수상했다.


조평휘 화백 ⓒ 김달진 2021.9


Q.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 발전을 위한 전시시리즈를 기획하며 선생님의 회고전으로 첫 전시를 시작했다.

A. 첫 전시를 하게 된 것은 2014년 첫 전시의 일정이 촉박한 미술관 사정 때문에 마침 가능했던 내가 하게 됐고 왕신연 학예사가 열정적으로 큐레이팅을 잘해줘서 전시가 화려하게 성공적인 전시가 되었다.


Q. 추상과 산수화풍은 바뀌어도 예술관의 지향은 어떻게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요.

A. 뒤늦게 홍익대를 졸업하고 그 무렵 화단에는 대세였던 추상미술의 영향으로 추상화를 하다가 1970년대 대전에서 활동하며 실경산수에서 나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예술은 철학이 근본이기 때문에 추상을 하든 산수화를 하든 예술관은 변화 없이 이어졌다고 봐야겠다.


Q. 황해도 연안 출신 한국전쟁 피난민으로 그 어렵고 척박했던 시기에 예술에 대한 열정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었나요?

A. 고향이 황해도 연백군 연안읍인데 다행히 38선에서 30리쯤 남쪽이었기 때문에 임시로 대한민국 경기도에 속하게 됐다. 내가 다닌 연백국민학교에도 이북에서 월남한 선생님이 몇 분 계셨고 그중에 김진명 선생님께서 미술반을 조직해 방과 후면 스케치를 하러 다녔다. 6학년 때 광복이 돼서 김진명(1916-2011, 1967 국전 대통령상) 선생님은 서울로 와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셨고 나는 중학교 때 6.25가 발발해서 인천으로 피난을 와 고학을 하느라 미술 활동은 중단되었다가 대학에 진학한 뒤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Q. 이동훈 선생님과 인연이 있으신지, 어떤 분이셨나요?

A. 이동훈 선생님과는 내가 서울 살 때 가끔 전시장이나 행사장에서 뵈오면 저분은 대전 분이다 하는 것만 알고 이동훈 선생님이 말년에 서울로 이사 오셔서 수도여자대(현재 세종대) 강의 나가신다는 정도 알았지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Q. 76년도 인연을 맺은 목원대와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A. 서울에 살면서 서라벌예대 강사로 다닐 때인데 조각가 윤영자 선생님과 같은 요일에 나가게 돼서 매주 만나게 되었는데, 목원대에 미대가 생기면서 윤 교수님이 먼저 자리를 잡고 3년 후에 동양화 전임교수 자리가 생겨 나를 추천해 목원대로 오게 되었다. 제자들과는 가족적인 분위기로 지냈고 지금은 훌륭한 제자들이 많이 나와 열심히 화단 활동을 하고 있다.


Q.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A. 2014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해 대대적인 회고전을 한 것이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행운이고 보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이는 많지만, 화가는 죽을 때까지 활동해야 하므로 쉬지 않고 작업할 것이다.


운산 화백은 구순으로 건강하셨지만 최근에는 귀가 어두워져 연락은 채팅 앱을 사용하고 일상은 보청기로 보조하여 큰 불편 없이 지내고 계셨다. 자택은 대전 서구 월평동이지만 지금도 중구 중촌동 중도쇼핑에 있는 작업실로 매일 출근해 그림을 그리고 계셨다. 이번에 추가로 다른 층에 공간을 넓혀 73㎡에 수장고와 일부는 서재로 꾸밀 예정이다. 이곳에 자리 잡은지도 20년이 넘은 터라 상가게시판과 엘리베이터 안에는 이동훈미술상 수상 기사가 게시되어 있었다. 상가 관리인은 큰 자랑이니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수상자 초대전시를 기대하며 화실을 나섰다.



- 조평휘(1932- ) 홍익대 회화과 학사. 목원대 미술대학 학장, 운보미술관 초대관장 등 역임.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개인전(201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문교부장관 표창(1970), 국민훈장 동백장(1999),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인상(2010) 등 수상. 목원대 미술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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