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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이것에 대하여’전시 연계 학술세미나 리포트

이수연

(왼쪽부터) 김주원 실장, 신정훈 교수, 홍예슬 학예사, 이인범 교수, 박미화 연구관, 황석권 편집장 ⓒDMA


현대미술관 컬렉션, 동시대적 가능성의 중심

전시 ‘이것에 대하여’(2020.6.2-7.26, 대전시립미술관)의 연계 학술세미나가 7월 16일(목) 대전시립미술관(이하 DMA)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최근 재확산의 징후를 보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무관중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된 세미나는, ‘현대미술관 컬렉션, 동시대적 가능성의 중심’이라는 주제였다. 이는 ‘이것에 대하여’전이 국립현대미술관(이하 MMCA) 소장품으로 구성된 전시로서, 동시대 해외 작가 작품의 수집과 한국 현대미술지형의 관계를 질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되었다. 이날의 발제와 토론 내용을 간략히 정리함으로써 국공립 ‘현대미술관’과 ‘컬렉션’을 둘러싼 문제와 쟁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기조 발제로 나선 DMA 김주원 학예연구실장은 ‘이것에 대하여’전의 기획 의도를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다. 전시는 1945년 이후 전개되는 동시대 국제 미술의 실험성과 전위성이 현대 미술관의 컬렉션으로 어떻게 선택되고 재구성되는가를 주목하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대표미술관인 MMCA가 수집한 서양미술 작품의 실험성과 전위성은 한국미술지형의 실험성과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전시가 기획되었음을 밝혔다. 
서울대 신정훈 교수는 20세기 후반 한국미술의 역사를 수용의 양상에 따라 살펴보았다. 수용의 역사에는 외래를 향한 위화감이나 무지에서 오는 저항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강조했는데, 추종의 흐름을 반성하고 섣부른 모방과 도입 전에 해외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제이었다. MMCA 박미화 학예연구관은 MMCA의 작품수집 정책과 그에 기반한 수집의 특성을 발표하였다. 현재는 4관 체제인 MMCA가 소장품 한 점 없이 개관했던 미술관의 초기부터 짚어보면서, 공공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하는가?’에 관한 공론의 장을 이끌었다. 한국미술사 정립, 작품 가치, 활용 가능성, 윤리적 법률적 확인과 더불어 ‘대중에게 알릴만 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에 주목한다는 대목에서 온라인 청중을 집중시켰다. 
한편, 상명대 이인범 교수는, ‘이것에 대하여’전이 “한국미술 작품이 한 점도 전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구 현대미술의 실험적이고 아방가르드적인 전통을 한국 동시대미술과 견주어 확인하는 긴장감을 주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현대미술이 불가피하게 화두로 삼을 수밖에 없는 서구현대미술의 실험성과 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수집정책 간의 관계와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날 토론은 박소현(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홍예슬(DMA 학예연구사), 황석권(월간미술 편집장) 등의 질의와 함께 자유분방한 대화로 뜨겁게 달궈졌다. 특히, 황석권 편집장은 MMCA소장품 중 서양작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국제전시를 외부기관인 DMA가 기획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결국 “이 전시는 MMCA 소장정책을 DMA의 시선을 바탕으로 해석한 재맥락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를 질문하였다. 그에 대해 김주원 학예연구실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 ‘이것에 대하여’전시는 국공립미술관 협력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온 지역미술관 대상의 ‘MMCA소장품 순회전’과는 차별적 성격을 띤다. 한국대표미술관이 수집한 서양 아방가르드 미술작품 42점을 대상으로 연구 중에, 이 작품들이 한국현대미술지형을 다루는 실험성과 맞닿거나 미끄러지거나 평행하는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 기획의 과정에서 현대미술관의 동시대 작품의 수집정책이 궁극적으로 목표 삼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게 되었다.”라고 하면서, MMCA의 소장품으로 외부기관인 DMA가 기획전시를 할 수 있었던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국공립미술관 컬렉션은 지역, 국가의 정체성 구성과 무관하지 않다. ‘과연 미술관은 무엇을 수집할 것인가?’ 하는 광범위한 문제에는 지속적으로 수집 방향을 재정립하고 맥락화하는 전략이 필요로 하겠다. 미술관 컬렉션은 비단 현장에서 종사하는 큐레이터의 책임이 아닌 공동체의 문제이다. 첨예하고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미술관 수집 제도의 현실을 공론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컬렉션이란 작품을 제작하는 자의 것이 아닌, 작품을 소유하는 자의 것도 아닌, 작품을 해석하는 자의 것이라는 이인범 교수의 말을 빌려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편 학술세미나 외에도 김달진(김달진미술연구소장)의 특강 ‘외국미술 국내전시 60년(1950-2011)’과 역사학자 임지현(서강대 교수)의 특강 ‘동시대미술과 메모리 엑티비즘’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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