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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근대 중국의 수묵화가 부포석에서 현대 우리나라의 최정화까지

이현경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2016 춘계학술대회>


발표 현장


봄의 끝을 아쉬워하듯 벚꽃이 쉼 없이 흩날리던 국민대 교정에서 지난 4월 15일(금)에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2016년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덕수궁 석조전에 대한 연구를 제외하면, 그간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중국과 한국의 근현대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망하여 이들의 일대기와 화풍에 대해 더욱 알차게 살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최지혜(국민대) 씨는 ‘석조전 실내장식과 가구에 관한 고찰’에서 오랜 복원공사가 끝나고 2014년부터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개관한 덕수궁 내 서양식 전각인 석조전의 인테리어를 분석하고 그 양식적 특성을 살폈다. 석조전은 구한말 영국인 하딩(J. R.HARDING)이 설계한 그리스 건축을 조형(祖型)으로 르네상스양식을 가미한 이른바 콜로니얼 스타일(식민지 양식) 건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오래된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이다. 내부의 가구는 영국의 메이플사(Maple & Co.)에서 그리고 조명은 크리탈사(Critall & Co.)로부터 들여왔다. 발표자는 석조전에 대한 연구가 그간 외부 건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에서 나아가 석조전의 내부 공간을 과시적 공간인 중앙홀, 접견실, 대식당, 사회적 공간인 소식당, 귀빈대기실, 편의적 공간인 2층으로 구분하여 근대 서구식 공간 구획을 적용한 바를 살폈다. 또한 과시적 공간에는 네오 팔라디안(Neo-Palladian) 양식이, 나머지 공간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적용하여 전형적인 영국의 인테리어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당시 신문명을 향해 나아가고자 애썼던 대한제국의 흔적을 알아보았다.


이희정(맨체스터대) 씨는 ‘부포석(傅抱石, 1904-65)의 근대 일본 체험과 중국 전통의 재발견’에서 근대기 서구 문물의 폭격 속에 변화를 맞게 된 중국에서 전통 문인화가 부포석이 전통의 긍정적인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배경으로 그동안 심층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던 일본 유학시기를 주목하였다. 부포석은 동경제국미술학교 교수 긴바라 세이고(金原省吾, 1888-1958)의 첫 번째 중국인 석사 학생으로서 그의 중국 회화에 대한 연구를 학습하게 되었다. 그는 일본 유학시절 고개지의 선(線)의 표현, 당송(唐宋) 회화와 선종화가(禪宗畵家)들, 석도에 대해 연구하였고, 이때의 경험은 부포석에게 자국의 전통미술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였으며 전통이라는 근본을 토대로 혁신이 나올 수 있게 하였다.


김아란(서울역사박물관) 씨는 ‘장대천(張大千, 1899-1983)의 자화상 연구’에서 중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수묵화가인 장대천의 예술 세계 중 그의 생애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자화상을 고찰했다. 장대천은 과거 문인들이 불안한 시대일수록 고고한 문인으로 남겠다는 자조적인 성격의 자화상을 그렸던데 반해, 그의 생애 전반에 걸쳐 중요한 시기에 자화상을 남겼고 혼란한 상황에 처한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연출하여 자신의 솔직한 심정과 개성을 표현하는 그림을 남겼으므로 그의 자화상은 그림으로 된 자서전과 같은 것이었다.


권경아(명지대) 씨는 ‘천경자(千鏡子, 1924-2015)의 여인상 연구-시기별 특징과 변화를 중심으로’에서 천경자 특유의 꽃과 나비가 어우러진 초상화 형식의 여인상을 1960년대, 1970년대, 1980-90년대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이 시기를 관통하여 그녀가 강한 나르시시즘과 주체적이고 지배적인 여성상을 보였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정경원(홍익대)씨는 ‘이성자(李聖子, 1918-2009) 판화 세계의 정립과 확장’에서 한국 추상미술 작가 1세대로 알려진 이성자의 판화 세계를 살폈다. 이성자는 1950년대 도불 이후 판화와 회화를 넘나드는 실험적 모색을 하였고, 문학가 미셀 뷔토르와의 협업 등을 통해, 그의 전 작업에서 서로 대비되는 두 요소의 조화로운 귀결점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백승한(연세대) 씨는 ‘거리광고물과 도시적 정서: 최정화의 <아무나 아무거나 아무렇게나>(2004)를 통해 본 한국 현대의 도시경관’에서 최정화의 주된 작업들, 즉 플라스틱 제품이나 생활용품들을 주로 사용하면서 상업화된 일상을 역동적이고 탄력적인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 방식의 일환으로 2004년 작품 <아무나 아무거나 아무렇게나>를 분석하였다. 이 작품은 작가가 직접 여러 구청 및 시청들의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현수막을 수집하여, 2004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의 외벽에 설치했던 작품이다. 최정화는 기념비적 근대 건축의 표면을 구체적이면서도 저속한 상업적 메시지로 도배하여 이런 산만한 거리광고물이 소비문화가 일상화된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때로 는 도시의 활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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