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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

황정인

미술은 단순한 미적 감상의 대상을 넘어, 이미지를 매개로 한 사고의 과정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배움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더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생활환경을 사는 요즘, 미술은 더 나아가 TV, 핸드폰, 컴퓨터 모니터 등 웹과 연결된 모든 환경에서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 없이 감상하고, 배울 수 있는 온라인 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참고로 미팅룸의 공저『 셰어 미: 공유하는 미술, 반응하는 플랫폼』(스위밍꿀, 2019)에서도 미술관의 소장품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미술관의 공공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온라인 환경 속 지식과 정보의 형태로 존재하면서 벌어지는 새로운 교육 콘텐츠와 교육 방식의 등장에 관해 다룬 바 있다.



에덱스(edX)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스미소니언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플랫폼 스미소니언X(SmithsonianX) 전용 웹페이지


공교롭게도 코비드19로 인해 세계 각국의 교육기관이 비대면 방식의 교육 활동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감상과 교육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급부상했다. 문화예술기관, 특히 미술관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을 기록, 축적하거나 관객과의 소통 내지 집객을 위한 홍보 채널로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 유지해왔다면, 이제 온라인 플랫폼은 적극적인 콘텐츠 생성과 배급을 통해 기관 운영과 유지를 담당해야만 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물론 미술관이라는 거대한 몸집이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모두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온라인 환경에서 수행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미술관 활동을 온라인 환경으로 옮겨놓은 것으로서의 플랫폼이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만 가능한 콘텐츠를 기획, 생성한다면 과연 미술관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코로나 상황으로 모든 교육기관이 비대면 방식의 교육 체제로 전환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양한 교육 방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실 비대면 교육 시스템은 코로나 상황 이전부터 원격 학습의 형태로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목적 아래 시행되어 온 교육 방식이다. 2012년 대규모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 이하 MOOC)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전 세계 대학과 문화예술기관의 강의를 유·무료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플랫폼이 대거 등장했고, 이것은 문화예술계 교육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코로나 상황과 관계없이 해외의 주요문화예술기관은 기존의 전시연계 행사로서 교육프로그램을 국한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배급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안적 의미의 미술교육기관이자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그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은 대표적인 MOOC 플랫폼인 코세라(Coursera)를 통해 현대미술과 디자인에 관한 특별 교육 과정과 주제별 미술 교육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자연사박물관, 샌프란시스코과학관도 코세라를 플랫폼으로 한 온라인 공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 미술관과 박물관(워싱턴국립미술관, 국립흑인역사문화박물관, 국립미국사박물관, 국립초상화미술관, 스미소니언미술관)은 또 다른 온라인 교육 플랫폼 에덱스(edX)를 통해 환경, 기후변화, 교육, 역사, 철학, 기술, 대중문화, 예술, 디자인 등 광범위한 주제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다룬다. 여기서 코세라, 에덱스와 같은 MOOC 플랫폼은 단기 혹은 중장기적으로 학습자가 본인의 자기계발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내용을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제공하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강의 외에 유료 학습을 통한 수료증 발급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렇듯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이라는 표현은 이제 미술관을 실제로 방문하여 작품을 감상하고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 속에서 미술관이 하나의 독립적인 대안적 교육 기관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뉴노멀 시대, 미술관 교육 활동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기준이 세워지고, 그에 맞는 적절한 대안이 필요한 때이다.



- 황정인(1980- ) 홍익대 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런던 골드스미스대 대학원 문화산업과 석사. 전 사비나미술관·프로젝트스페이스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 현 비영리연구단체 미팅룸 대표·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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