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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하이브리드 미술시장과 작가의 SNS 활동

서진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전에도 온라인 홍보와 온라인 거래에 관한 논의는 오랫동안 개개인의 편익과 득실에 따른 자유 선택형 이슈였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며 미술품 감상과 거래는 직접 보며 감상을 하고, 진위 여부, 보관 상태 등을 반드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공식이 많이 깨지고 한편에서는 온라인 활용이 시장의 유일한 대안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미술시장 관계자 모두가 전례 없는 상황 하에서 작품명 <Untitled>, 전시일정 ‘Unscheduled’의 시대를 살며 많은 일로 고민하고 있다.

세계가 ‘뉴 뉴 노멀’과 ‘애프터 코로나’ 사회를 언급하는 현 시점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면의 활용, 그리고 양면 작전은 뉴 노멀의 노멀로 인식되고 있다. 가상공간, 온라인 뷰잉룸, VR 갤러리, 줌 오픈식, 웨비나 등 다양한 전시, 홍보, 세미나 방식이 대안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작가들의 SNS 활동에 대한 의견도 다양해지고 있다. 작품 활동 못지않게 SNS를 통해 자신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과 작가가 작업 외에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결론은 작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고, 안정되고 인지도 있는 작가도 이제 SNS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라플렉스 인스타그램(@grafflex)

유튜브(너튜브), 페이스북(페북), 인스타그램(인별)을 통한 작가들의 SNS활동은 청년 작가, 중년작가, 심지어 원로작가들에게까지 일반화되고 있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시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SNS 활동은 인별에서 다양한 면모를 보이며 ‘찐팬’을 확보해가는 청년작가들이 단연 우세하다. 나난(@nanankang)과 그라플렉스(@grafflex)는 1천-3천 개가 넘는 게시물, 2만-6만 명 이상의 팔로워로 인기를 끌며 작품 홍보뿐만 아니라 저작권 설정 등의 단계에까지 앞서 있다. 물론 청년작가 중에는 컬렉터가 찾는 작가와 팔로워만 수만 명인 작가도 있어 직접 확인이 필요한 면도 있다. 

중견작가에서는 안창홍과 하태임의 활동이 눈에 크게 띈다. 안창홍은 인별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된 기간에 팔로워 1,140명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스마트폰 앱 작업 ‘유령 패션’으로 페북과 인별에서 좋아요 하트를 듬뿍 받고 있다. 유령 패션 300점 중 40점으로 이번 달에 여는 전시도 직접 예고하고 있다. 컬러밴드 작가로 불리는 하태임은 회화, 도예, 작업, 작업실, 일상 등의 사진과 활동상을 다수 업로드하여 인별과 페북의 찐 스타답게 각각 5천, 6천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으며 찐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SNS 노출로 빛을 발하는 원로작가도 있다. 2015년 초에 인별을 개설하여 2021년 1월 중순 현재 게시물 977개, 팔로워 1만 3천 명, 팔로잉 324명인 원로작가 하종현의 인별은 좋아요 하트가 건당 400-500개에 이르며, 생신 사진 등에는 1,400개를 넘기도 한다. 2016년에 개설한 원로작가 박서보(@gizi.foundation)의 인별 또한 게시물 574개, 팔로워 1만 5천 명, 팔로잉 32명으로 건당 600-700개의 좋아요 하트가 달리고, 부부가 함께한 2021년의 신년인사 동영상은 조회수 5,313회, 댓글 69개가 달렸다.

하종현 인스타그램(@hachonghyun)

80-90대 노화가들의 인별에서 최근 감동적이었던 일은 평생을 함께 활동한 물방울 작가 김창열의 별세에 보여준 우정과 그 반응이었다. 하종현의 인별에 업로드한 김창열의 사진과 “Rest in peace, Kim Tschang-Yeu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에 게시 10일 만에 박서보 외 1,341명이 좋아요를 눌러 8개 TV 방송국이 너튜브에 업로드한 부고 뉴스 영상의 좋아요를 합친 7,289개의 평균 911개보다도 많았다. 

이제 SNS 활동은 시대의 요청으로 이미 유명해도 하고, 유명해지기 위해서 하기도 한다. 이전에는 작가가 갤러리의 홍보를 기대했는데, 요즘은 갤러리가 작가의 평소 홍보를 기대하는 시대로 변했다. 백신의 보급으로 코로나가 진정되어도 100% 코로나 발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모두가 하이브리드 미술시장의 흐름을 잘 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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