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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술 문화의 르네상스를 바라며

오병희

문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로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은 나라일수록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는 과거와 같이 이념으로 무장한 지식인들이 시민을 끌고 가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문화적 힘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보다 강한 영향력을 지닌 시대가 되었다. 예술인은 대중문화, 미술, 음악,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정치인이 ‘문화’라는 단어로 유권자에게 호소하여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이 되길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미술관 ⓒ2019


하지만 신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 및 문화시장은 예술세계와 가치보다는 값비싼 작품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자본의 논리가 미술 문화를 주도하였다. 국공립미술관 전시에서도 명품이라는 용어로 전시를 만들면서 작품과 예술성,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미술을 보지 못하고 자본의 논리에 따라갔다. 여기에 코로나 19 시대가 되면서 거리 두기에 따라 전시를 마음대로 즐길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버렸으며 문화예술계 전반에 거쳐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문화 향유는 의식주와 같이 인간 생존권이지만, 바이러스는 사람 간의 접촉을 금기시하는 사회 현상을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미술관에서는 비대면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를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범유행 극복이 기대되는 시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미술관 특히 국공립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현대사회에서 미술관은 전시, 평론, 작품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문화의 핵심기관이다. 특히 국공립미술관은 공적 영역의 전시를 통하여 미술 작가를 지원하고 미술 문화를 이끌어 가는 핵심기관이며 미술관의 정책 방향은 한국 혹은 지역의 미술계 지형을 바꾼다. 

코로나 19 시대에 국공립미술관에서 펼친 정책은 비대면 전시와 교육이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비대면 경향은 지속이 되고 미래사회는 가상전시가 미술관 전시의 주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시행은 국공립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 체험, 창작 활동을 대폭 축소시켰다. 코로나에 의한 미술관의 역할 변화에 따라 작가가 작품 활동을 중단하거나 강사들이 직업을 바꾸고 예술과 관련된 사람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국공립미술관에서 전시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여 온라인에서 전시를 지속해서 소개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영상은 새롭게 대두되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전개된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아트 전시와 다르다. 디지털아트는 새로운 영역인 가상공간에서 창작, 감상, 체험이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하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으로 온라인 영상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시민들이 생생한 현장감을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와 시민들이 직접 창작하고 감상하는 미술 교육이 미술관의 중요한 활동이 되어야하며 온라인 영상 전시와 교육은 이를 보조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코로나 19는 기계(네트워크, 인공생명, AI)가 인간의 생각을 지배하는 하이퍼모더니즘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중세의 흑사병이 르네상스와 같은 문화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냈듯이 코로나 19를 극복하여 문화의 중흥기를 만들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술 문화는 창작, 감상하는 인간 고유 활동으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술관은 다양한 전시, 교육 활동을 지속해서 개최하여 시민들이 문화를 누리면서 새롭게 전개되는 시대의 미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오병희(1971- ) 서강대 사학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동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 전남대 강사, 전남문화관광재단 컨설팅자문위원, 남도예술은행 운영위원 역임. 『예술가열전 : 남도미술사』(아시아문화커뮤니티, 2018) 저술. 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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