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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화 : Homes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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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73x54cm 실크스크린 ,바느질 2009



최덕화 작가는 풍경을 그린다. 


그리는 것만이 아니라 새기고 찍고 조각조각 내어 붙인다. 그렇게 그리고 찍고 새기는 풍경들은 그 색상과 형태 모두 비현실적이며 생경하다. 알고 보면 이토록 낯선 풍경은 작가의 익숙하고 사무치는 기억 속에서 비롯된다.

정든 집을 떠난 그가 초창기 유화로 그린 풍경화는 서울 구도심의 집 지붕이었다. 옥탑방에 자취하던 시절, 늘 그의 눈에 들어오던 풍경이기도 했다. 끊임없이 새로 지어지는 빌딩과, 지붕을 군데군데 철판으로 떼운 기와집들이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레 공존하고 있었다. 그 자태들을 마치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하여 보는 것처럼 강렬한 색감으로 캔버스에 담아내었다. 작가는 보이는 곳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 풍경은 저 ‘밖’에 있지만, 그것을 느끼고 그리는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 풍경의 ‘안’을 건져 올리려 했다. 이 지붕 시리즈는 유화라는 매체의 한계를 넘어 실크스크린 판화와, 천 조각을 꼴라주처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진화하여 그녀만의 작업 스타일을 구축하여 나갔다.



▶ 빛나는 날 27.4x22.3cm acrylic on canvas 2018



▶ 바람부는 가을_공지천 20x20cm 종이에 색연필 2019



2014년 <안녕 잘 지내>는 인터넷으로 접하였던 아이티 난민들의 서식처인 천막들에서 착안한 폐현수막을 조각보처럼 이어붙인 것으로, 하나의 전환기가 되는 작업이다. 이후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풍경을 ‘포장’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유년의 기억 속 그리움을 상징하는 장면들을 끄집어내어 알록달록한 형광빛 포장으로 감싸 안았다. 옛집 마당의 밤나무와 파꽃은 별빛으로, 토끼풀은 하트 무늬로 디자인되어 풍경화라기보다는 패턴화 된 일러스트를 연상시킨다. 또한 샛노란 형광빛이나 핫 핑크 등 언캐니(uncanny)한 빛깔은 그리움이 짙어져 향수병이 된 작가의 패러노이드에 가깝다.


향수의 근원이 되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편집증적인 애착은 오래된 가옥과 골목의 무늬를 채집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춘천 약사명동 공공미술 작업 중 하나였던 <약사산책>의 ‘약사리무늬’와, 2020년 근화동 스튜디오 주변 오래된 여인숙 동네의 무늬들을 채집한 작업 등이 대표적이다. 사라져가는 풍경을 포장하듯이 그렸던 회화는 오래된 동네의 무늬를 새겨 넣어, 사물을 감싸는 포장재인 천을 만드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각각 분절된 작업으로 보여지는 그의 회화와 디지털작업, 공예 등의 연결 지점은 사라져버린 사물과 풍경에 대한 애착에 있다.


개나리미술관에서는 Homesick(향수병)라는 내면적 속성을 통해 작가가 구축한 스타일의 행보를 따라가 보는 여정을 마련하였다. 춘천이라는 지역적인 향수가 가장 강하게 스며있는 작가 중의 한명인 최덕화의 <Homesick> 전시를 통해 누구나 품고 있을 그리움의 근원을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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