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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빈 :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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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유윤빈 '소요유'

2021. 6. 16 () ~ 2021. 6. 22 ()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유윤빈 소요유'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37 갤러리 도스

전시기간: 2021. 6. 16 () ~ 2021. 6. 22 ()

 

무심히 부유하다

갤러리도스 큐레이터 김치현

 

   거대한 물과 흙속을 거니는 작은 생물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은 살아간다. 개인의 피부를 감싸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과 환경은 물고기의 몸을 채우고 비늘을 품은 물결을 닮았다. 세월은 솔잎을 흔들고 가지를 굽이치게 만드는 바람처럼 인간의 시간을 구부리고 호흡의 일부가 된다. 미약한 바람과 생물의 맥동이 일으키는 잔물결이 연못이 품은 생명의 증거가 되고 헤아릴 수 없는 계절의 틈에 잠시 핀 꽃잎은 우스운 찰나일지언정 숲에 축적된 낡은 각질 사이에서 시작을 알린다. 유윤빈은 특별하거나 대단한 위인의 생이 아닌 자신을 비롯한 보통의 삶에서 마주하는 작고 연한 숨결의 모습을 화면에 담는다.

 

  화면을 채우고 있는 격자무늬의 얼룩은 생물의 비늘을 연상 시킨다. 작품일부에 등장하는 물고기의 형상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이미지이지만 파충류가 벗은 허물처럼 화면 속 세상을 혼탁하게 가리고 있다. 작품의 일부이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과 화면 가장 처음의 층에 그려진 대상을 가리는 역할을 하는 비늘의 형상은 우리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거리를 채우고 있는 얇고도 짙은 형상 없는 공기일 지도 모른다. 많은 문학에서 대상의 본질을 껍질과 대조되는 내면으로 칭하고 중요한 무게를 두지만 작가는 사물의 표면과 그를 이루는 허물의 가림 없는 솔직함을 담담히 바라본다. 자신의 선택과 관계없이 겪은 환경과 상황의 마찰이 새겨지고 스며있는 피부는 사람의 잣대로 가벼이 정한 옳고 그름의 잣대에 굴하지 않는다. 비늘, 안개 혹은 물결로 불릴 한 겹의 얼룩은 촘촘한 구조와 규칙을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변덕스럽고 무정하게 자신이 겪은 시간을 압축하여 보여준다.

  실제 종이의 접히고 말린 얕은 요철이 만들어내는 입체감은 비현실적인 형상이 조합된 관념의 풍경에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 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관객은 무늬의 입체감으로 인해 작품을 만지지 않고도 물에 손을 담군 채 손가락을 스치고 간질이는 물고기의 표면을 느끼듯 촉각적인 감상을 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비늘의 구조가 무너져가며 연기처럼 나풀거리는 형상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영원히 반복되듯 보이지만 사람의 짧고도 덧없는 시간과 기억에서 금새 사라지는 삶의 입김처럼 작품의 표면에 묻어있다. 배경을 구성하는 먹의 촉촉한 번짐과 짙은 색은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높은 채도로 그려진 생물의 모습과 대비를 이룬다. 앞서 이야기한 상반된 표현의 차이로 인해 드러나는 형상간의 명확한 구분은 모호한 은유로 채워져 있는 동시에 분명한 맥락을 지닌 작품이 견고한 이야기를 지닐 수 있도록 조화를 이끈다.

 

  유윤빈의 작품은 복잡하고 조밀한 간격의 무늬로 채워져 있지만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호흡이 존재한다. 작품의 표면을 가리며 켜켜이 쌓인 그물은 동시대 사람들이 도시의 삶에서 편리와 속도를 대가로 관절을 옥죄는 무거운 관계와 가슴의 박동을 짓누르는 무게일 수 있다. 오래된 창고에 걸린 거미줄처럼 엉킨 안개의 틈을 들여다보면 그 복잡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무정하고 무신경한 생물의 표정과 방향 따위를 염두에 두지 않은 자유롭고 느린 헤엄이 있다. 작가는 물기를 머금은 종이에 한 방울의 먹이 거짓 없이 번지듯 서두름 없는 속도로 시선을 이끈다.









 

당신을 부르며

캔버스, 한지에 수묵담채, 한지 꼴라주_ 40.9×53.0cm_ 2021












 

당신을 부르며

캔버스, 한지에 수묵담채, 한지 꼴라주_ 40.9×53.0cm_ 2021







작가노트


화면 속 고요한 공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심상(心想)의 세계이다. 나는 이곳에 즉각적이고 강렬한 인상(印象)을 펼쳐 놓는다. 이는 내가 자연 속에서 채집한 특정한 이미지와 순간들이다. 그 순간들은 절대 하나로 귀결될 수 없는 모호한 간극 사이에서 태어나는 빛과 시간의 느낌이다. 일필(一筆)과 순간적 발묵(潑墨)의 연속은 그 찰나를 쫓아간다.

 

나는 한지와 수묵의 유연한 특성을 이용하여 꼴라주(collage)와 드로잉을 반복하는 세포구조적인 요철 표현(cellulate expression)을 추구해 왔다. 여기에는 끊임없이 두드려서 다양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물리적 과정이 수반된다. 이 기법은 빛의 효과와 맞물리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상념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기능을 한다. 또한 수묵과 한지가 교융(交融)하여 여러 가지 겹과 결을 이루어내며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조형성과 깊이감이 더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수묵화 본연의 맑은 느낌과 무게를 유지하는 데에도 집중한다. 나는 한지의 중첩이 만들어 내는 질감(matière)이 화면을 둔탁하게 만드는 것을 경계한다. 무엇보다도 동양의 모필(毛筆)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필획의 가치를 함께 담고 싶다. 그간 손을 쉬지 않기 위해 여기(餘技) 이상으로 천착해 왔던 매화와 소나무를 소재로 한 문인화적인 습작들은 그러한 이상을 실현해 주었다.

마음의 움직임과 자연의 울림, 그 생생한 느낌을 옮기는 것은 직관적인 필()로써만 가능하다. 여기서 나의 매화와 소나무는 전통적 화제(畫題)의 고답적인 면을 넘어서는 낭만적 배경으로서 기능한다.

나의 붓질에는 일상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대한 단상(斷想)이 담겨 있다. 그러나 늘 초연하고자 하는 희망적인 바람과 몸짓 역시 분명 섞여 있다. 이러한 심상을 대변하는 물고기들은 물결의 흐름을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기도 하고 모이거나 흩어지며, 물길을 거슬러 반대로 헤엄치기도 한다. 그들은 그렇게 나의 내면을 여행하며 마음의 모양을 그려낸다.

 

나는 때때로 새가 되어 구만리 상공을 날아 남쪽의 심해로 향해가는 큰 물고기를 상상하곤 한다. 나는 변화(變化)를 간절히 꿈꾼다.

 

 




 

유윤빈

2010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 전공 박사 (논문: <한지의 變通性에 의한 物化的 表現 硏究>, 2009)

2002 홍익대학교 일반 대학원 동양화과 동양화 전공 석사 (논문: <尋牛圖 硏究>, 2001)

200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강의경력

홍익대학교 및 동 대학원, 목원대학교, 인천대학교, 고려대학교, 충북대학교 교육대학원, Pacific Northwest College of Art 여름 특강 동양화의 철학적 배경과 실기”, 강남대학교 강사 역임

 

개인전

2021 逍遙遊 (갤러리 도스, 서울)

2021 ::CICA 현대미술 작가 개인전 시리즈 (CICA 미술관, 김포)

2020 ::너트프라이즈 선정작가전 (갤러리 너트, 서울)

2015 Tower ::초대전 (G 갤러리, 인천)

2015 松下步月 ::갤러리H 창작지원 선정작가전 (갤러리H, 서울)

2014 솔바람_松韻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서울)

2012 탑을 스치는 바람 (공아트스페이스, 서울)

2011 印象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갤러리 라메르, 서울) 3

 

해외 아트 페어

2008 30th 뉴욕 아트 엑스포 (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 New York)

2008 꼬르넷 드 생시르 경매 전시 (Hotel Drouot Richelieu, Paris)

2007 푸에르토리코 아트 앤 와인 페어 (Puerto Rico Convention Center, San Juan)

 

단체전

2020 송하보월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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