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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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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1일부터 10월 24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는 양혜규 개인전 <셋을 위한 목소리 Haegue Yang: Voice Over Three>를 개최한다. 국내 미술기관에서 열리는 작가 양혜규의 첫 번째 개인전으로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주요작품과 신작이 총 10 여점 선보인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부터 역사적인 인물이나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서 보여지는 개체와 공동체의 관계 등의 서사적 내용을 추상적인 형식을 통해 보여준다. 최근 주요 작품은 블라인드, 조명, 히터, 선풍기와 같은 독창적인 감각 매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평면, 사진, 영상, 조각, 설치 등의 다양한 형식을 띤다. 그의 공감각적인 설치작업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단순히 작품을 보는 시각적 자극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닌 오감을 동원하는 작품감상을 유도하여 우리의 감각과 감성을 확장시킨다. 양혜규는 1996년 이후 현재까지 베를린과 서울을 기반으로 국제 미술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독일 ‘캐피털’지의 세계 100대 미디어 설치미술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2층 전시공간에는 영상, 평면, 설치작업들과 함께 이번 전시를 위한 광원(光源) 조각 등 새로운 작품들이 선보인다. 새롭게 선보일 <A1 /A0 무엇이든 – 존재 DIN A1/DIN A0/etc. Whatever Being>는 각도를 통해 빛을 담아낸다. 빛과 그림자, 양각음각을 하나의 ‘짝’ 또는 ‘쌍’으로서 보여주는데 이는 없는 듯 하나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슬라이드 프로젝션을 이용한 <그 밖에서 Dehors>(2006년 작)는 일간지에서 발췌한 162장의 부동산 광고 이미지들이 뒷면의 기사와 역광에 의해 비쳐 보이면서 언론과 광고, 진실과 허구, 현실과 현상과 같은 이면을 드러낸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수많은 가상의 건물들의 과장된 이미지와 극적인 배경이 시네마틱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작가의 주된 관심사-“홈리스적인 감성”역시 비쳐 보인다. <비디오 3부작 Video-Trilogy (펼쳐지는 장소, 주저하는 용기, 남용된 네거티브 공간 Unfolding Places, Restrained Courage, Squandering Negative Spaces)>(2004-2006년 작)과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국내 최초 공개되는 <쌍과 반쪽–이름 없는 이웃들과의 사건들 Doubles and Halves-Events with Nameless Neighbors>(2009년 작)은 비디오 에세이 작업들로 장소, 관계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작가의 사고를 영상과 내레이션으로 담아내고 있다.

3층에는 무빙 조명기기와 결합된 블라인드 설치 형태의 대표적 작업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셋을 위한 그림자 없는 목소리 Series of Vulnerable Arrangements–Shadowless Voice over Three>(2008년 작)가 전시공간 전체에 걸쳐 펼쳐진다. 블라인드, 거울, 향 분사기, 선풍기, 적외선 히터, 조명기, 음향장치 등의 감각기기로 구성된 작품은 각기 다른 분위기로 연출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작가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조명기의 안무는 관람객의 음성이 입력되면 무작위적으로 작동하여 기존의 색상, 형태, 움직임과는 다르게 변형된다. 작가는 ‘음성’이라는 개체의 고유성을 본 작품 안에 자신이 스스로 부여한 안무를 파괴하는 장치로 포함시킨다. 이는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의 음성과 작가의 안무가 서로 대치되면서도 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무작위적인 관계성은 작가가 관심 가져온 자아와 타인 사이의 익명성과 친밀함을 동시에 드러낸다.

본 전시를 앞두고 1년 이미 작가의 모노그래프 《절대적인 것을 향한 열망이 생성하는 멜랑콜리》를 발간된 바 있다. 이는 기존의 작가도록과 단행본의 중간 형태로서 발간물의 역할과 자신의 작가적 의식을 고민한 본격적인 소개서이다. 뒤를 이어 이번 개인전을 조명할 수 있는 소책자를 추가로 기획 발간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SAMUSO:(사무소)는 <셋을 위한 목소리>전을 통해 작가 양혜규의 작품을 국내에 대대적으로 선보임으로써, 작업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앞으로의 전개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이 시사하듯, 목소리란 다른 어떤 소통 방식보다도 화자와 청자 사이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면서 또한 거리와 전달방식에 따라 각각의 해석을 낳게 하는 매체이다. 이점에 주목한 작가는 오랫동안 집중해 온 주제인 타자성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발견되는 친밀함을 특유의 추상적 언어로 구현한다. 전시를 방문하는 관람객은 열과 바람, 냄새와 음성이 공존하는 공감각적 공간 경험을 통해 사회 안에서 오롯이 존재하고 있는 개별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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