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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석: 흰빛의 날들 AFTER THE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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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석 : 흰빛의 날들
AFTER THE WAR



어떤 날은  오일 냄새가 너무 좋아 한동안 오일 섞인 작업실 공기를 들이마시며 서있곤 한다. 손에 묻어 조금 뻑뻑한 느낌도 좋고, 오일이 묻어 있는 손으로 붓을 쥐고 흩어진 감정을 그리는 행위를 좋아한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지나가는 감정을 붙잡아 두고 싶기도 하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얇은 모래와 같은 기억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다.


그림 작업에 들어가기 전 인상적인 낱말들과 생각들을 메모하고 몇 일 혹은 몇 주의 시간을 두고 각자의 단어들이 숙성되기를 기다리며 제목과 이야기를 만들며 이미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계획해 나간다. 그 방식은 계획대로 진행되어 내게 만족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를 수렁으로 밀어 넣어 몇 달을 고생 시키기도 한다. 


이미지는 평소 무작위로 혹은 계획에 의해 찍어 놓은 사진 속에서 주로 주목 받지 못한 이미지를 선택한다. 사진 속 주제나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과 사물들, 일상생활에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주목 받지 못한 감정들을 메모하고 드로잉 하는 과정을 통해 그림 속 당당한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한다. 그림의 소재는 일상, 주변인들,가족 또는 친구들에게서 가지고 온다.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쳐 버린다는 점에서, 사진 속 주목 받지 못한 이미지처럼 느껴져서 일 것이다.

나의 그림은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인 이야기들, 사랑 질투 아픔 보살핌 등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친구들의 사적이고 내밀한 감정의 상처들을 나열하듯 배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회화적으로 표현하고 치유한다.


누군가에게 오늘은, 달콤한 하루일수도 있고 선혈이 낭자한 전쟁터일 수도 있다. 전쟁터로부터 돌아와 허물어진 안식처를 재건하고,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흰빛을 모두와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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