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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눈·양하 : 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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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ly

 

김주눈 & 양하

 

 

 


안락과 고독의 공간, 그리고 외부와의 경계에서


_김재연 (p.s.sarubia assistant curator/전시기획)

 

 

‘집’은 물리적인 거처(house)를 뜻하는 단어이자 정서적 개념어(home)이다. 일반적으로 정형화된 집의 이미지는 많은 사람에게 안락함과 포근함으로 인식된다.그러나 개개인이 집을 떠올릴 때 느끼는 심상은 각자가 겪어온 집 안에서의 시간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누군가는 어린 시절의 집을 추억할 수도, 또 다른 누군가는홀로 남겨진 고독한 집을 떠올릴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관념 속 집의 모습은 모두 다른 형태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의 공간(home)을 방문하지 않는 이상 그내면을 알기는 힘들다. 전시 제목 ‘Homely’는 집처럼아늑하고 따뜻한 상태, 그리고 인물의 매력 없는 외형이라는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homely’ 단어가 지니는 양가적인 의미에 빗대어 집경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내밀한 감정을 끄집어내 다룬다.

 

  거주지의 역할을 하는 집은 벽으로 둘러싸여 외부의 침입으로부터개인을 보호한다. 집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깥 세계로부터 나를 분리하는 가장 형식적인 경계선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계에서의 분리는 과연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물리적인격리 너머로 비가시적인 외부의 힘이 스멀스멀 침투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양하는 거대한 재난 장면에 주목하고 이를 자신의 내밀한 공간으로들고온다. 그는 현실에서 일어난 폭발의 이미지를 다소 위협적이지 않은 형상으로 재구성한다. 둥글고 덩어리진 몽글한 형태는 비극적이기보다 친근하기까지 하다. 그의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입방체의 구조에는 외부에서 일어나는 재난 상황이 자신의 은신처까지 들이닥치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리 자신의 공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어도 바깥 세상과의 절대적 차단은 없다고 이야기하듯이, 그의 작은 내부에 자리 잡은 불행이 존재한다.

 

  집은 개인이 가장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견고함이 있다. 자신만의 공간을 갖는다는건 아늑한 안식처를 지닌다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안락함 속에 가려진 상반된 감정들은 분명 존재한다. 안식을 넘어서 고립과 격리를 느낄 때, 비로소 고독과 불안의 정서를만나게 된다.

김주눈은 평범하게 놓인 집 안의 사물을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본다. 그의 눈길은 애정 어리기보다는 어딘가 모르게 기울어져 있는 시선이다. 그는이러한 시선으로 사물 위에 드리워진 감정을 천천히 읽어낸다. 그가 발견한 일상의 단조로움은 안온한 감정을덮고 있지만, 그 위에 얇은 모종의 불안감이 존재한다. 정지된사물에 둘러싸여 오직 나만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있는 느낌이 들 때 불안의 감정은 극대화된다. 그럴때면 그는 적막 속에서 작은 움직임에 집중하며 시간을 정상적으로 되찾는다. 날아다니던 먼지가 한 겹씩쌓이고 빛에 바랜 듯한 그의 회화 속 색은 이러한 늘어진 시간의 감각을 드러낸다.

 

  김주눈은 사물을 바라보는 미시적인 시각에서 시작해 불안이란 보편적인감정으로 넓혀가는 반면, 양하는 재난의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주목해 이를 개인적 서사로 좁혀나간다.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상반되지만, 두 작가 모두 장소로서의집(home)에서 작업이 시작되거나(김주눈) 끝이 난다는(양하) 공통점이있다. 삶의 영역이자 개인의 시간과 역사로 쌓아올린 집에서 두 사람이 발견한 양극의 감정, 그것은 자기만의 공간을 겪어내는 우리 모습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니이곳에서 펼쳐진 서로 어긋나는 감각들을 편안히 마주하게 되길 바란다. (: 김재연)

 

 

 

 

Homely 홈리》

 

참여작가: 김주눈, 양하

전시기간: 2023. 01. 04() – 01. 19 ()

관람시간: 14:00~20:00(월요일 휴무)

전시장소: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616-4)

서문: 김재연

디자인: 원정인

사진: 김의선 

●주최 및 주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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