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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 FANT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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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 FANTASIA




■ 전시 개요
 
전 시 명 : 가상과 현실 FANTASIA
기      간 : 2022년 11월 30일 – 12월 23일 
참여작가 : 사타, 이정록, 한성필
장      소 :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 (부산시 금정구 체육공원로 7)
                Tel. 051-519-5657
                http://art.geumjeong.go.kr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주최·주관 : 금정문화회관
전시구성 : 디아트




■ 전시서문 

가상 세계에 대한 인간의 욕망

김명석 ㅣ 디아트 디렉터

비대면 사회가 지속되고, 가상 세계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 경제, 문화 등 현실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동일하게 발생하는 3차원의 세계이다. 지금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가상 세계는 물리적인 시공간의 제한성을 넘어 모두가 언제 어디에서나 경계 없는 (non-boundary) 세상에서 살아가는 곳이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지금 있는 장소에서 동료와 회의하고, 일을 할 수 있다. 가상과 현실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의 시작은 고대 그리스 때부터 시작됐다. 플라톤(Plato)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이데아(idea)의 모방 세계에 불과하고 오직 본질적인 진리는 이데아(idea) 속에만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결국 가상 세계는 현실의 모방이 되고, 모방의 모방 세계가 된다. 그리고 인간이 헛된 믿음을 갖게 되어 이데아(idea)의 추구를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 7권의 동굴 안에 사는 죄수 이야기를 통해 동굴에 비친 그림자는 실제의 모방인 현상 세계, 그리고 동굴 밖 보지 못하지만 실재(實在)하는 곳이 이데아라는 생각을 펼친다. 이를 통해 모방에 의해 진실이 외면받아 거짓된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현상을 비판했다. 

끊임없이 인류는 역사 속에서 가상과 현실에 대한 사고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사진가는 현상세계와 그 너머의 가상 세계를 바라보거나, 혹은 현실과 모방이 혼동되는 세계를 표현하게 된다. 이것은 본디 사진의 기본적인 개념과 상충한다. 1939년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Louis-Jacques-Mande Daguerre)가 은판사진(daguerreotype)을 발명하고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서 정식으로 공포한 후 사진은 정통 회화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 큰 변화를 야기했다. 현실 세계는 복제가 가능해지는 기술 복제 시대에 접어들게 되고, 사진은 순간을 정지시킨 이미지를 탄생시켜 회화에 새로운 표현을 도와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됐다. 이 모든 것은 사진의 기본인 ‘기록성’과 ‘복제성’을 따른 것이다. 하나의 과학 도구에 불과했던 사진은 사진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에 의해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인정받게 된다. 더 이상 기록 중심의 사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카메라를 도구로 삼는 예술 행위가 된 사진술은 현실과 가상을 동시에 담아내는 창작행위로써 미의 표현 수단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가는 현실 세계를 예술적 표현으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다양한 표현 기법을 통해 가상 세계를 결과물에 도출한다. 카메라의 본질인 기록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행위이다. 그리고 작품에는 사진가의 사고와 상상의 결과물이 담긴다. <가상과 현실, Fantasia> 전시는 가상 세계를 마주하는 사진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가상 세계를 통해 현실을 치유하고, 숭고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혼재된 모호성을 논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현실과 가상이라는 끊임없는 시공간의 경계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다. 사진가는 현상세계에서 존재 불가능한 것을 표현하고, 창작하는 행위를 통해 사진술의 테크놀로지가 지닌 한계성을 일찍이 극복했고, 회화와는 다른 독창적인 개별의 표현법을 완성한다.



사타_ SaTARK 18_ archival pigment print_80x80cm_2010


사타_ SaTARK 19_ archival pigment print_80x80cm_2010


사타_ HOMO SYMPTOMOUS 07_Sundown Syndrome_ archival pigment print_80x80cm_2020


사타에게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에서의 상처를 극복하는 도피처이자, 치유의 장소이다. 그의 작품 <SaTARK> 연작은 작가의 이름이 담긴 작품명에서 보여주듯이 자전적 이야기이다. 어릴 적부터 섬세한 성격이었던 작가는 누구보다 쉽게 외부 환경이나 사람을 통해 상처받았다. 이러한 트라우마(trauma)는 평생 작가를 쫓아다닌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처를 숨기거나, 혹은 의학적/심리적 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 세계에서의 상처를 본질로 두고, 그 상처를 스스로 가상 세계로 옮겨 치유하는 행위를 한다. 그가 치유의 목적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실재를 복제한 가상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작가 자신과 다양한 자연의 대상을 배치한다. 시공간을 초월한 그의 상상력은 끊임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스스로 깊이 묻어두었던 상처들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며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본래의 모습으로 환원한다. 작가는 현실의 문제를 가상 세계에서 간접적으로 표출하며 스스로를 구속된 심리상태에서 해방한다.



이정록_Santiago 1_ chromogenic print_90x120cm_2019


이정록_Iceland 25_ chromogenic print_120x160cm_2019


이정록_Nabi 46_ Chromogenic print_90x120cm_2015


이정록은 사라져 버린 생명을 재현하며 생명의 위대함을 상기시킨다. 그의 작업은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방대하고 무모한 질문이지만 인류가 겪는 모든 문제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이다. 작가는 생명의 원천을 빛에서 발견한다. 빛이란 단순한 물리적인 광선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인류 역사의 시간을 보여주는 시간의 띠로써 사라져 버린 생명체의 존재를 환생시킨다. 우리가 사는 현실 속 자연 혹은 역사적 공간에 빛이라는 생명을 통해 만드는 신비적인 분위기는 과거 그곳에 있었을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을 보여준다. <산티아고>와 <아이슬란드> 연작에서 작가는 인류의 모든 생명을 의미하는 빛을 위대한 자연의 한 가운데에 놓으며 이를 통해 가상 세계의 시간성을 무너뜨린다. 다양한 층위의 중첩된 빛의 흔적이 존재하는 가상 세계는 역사적인 위대한 자연 속에서 잊힌 수많은 지난 생명체를 기억하고, 자연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한성필_Metamorphosis_ Backlit Pigment Print on Flexglas, LED lightbox, Mixed Media_120x162x6cm_2011


한성필_The Ivy Space_ chromogenic print_176x226cm_2009


한성필_No More Plastic Surgery!_ chromogenic print_84x130cm_2011


한성필은 현실 속 설치된 복제된 가상의 이미지를 다시 사진으로 복제하는 행위를 통해 복제된 가상 이미지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지속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 특히 진짜와 가짜의 의미를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인간은 가상 세계에 살고 있고,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 모사의 논리가 작동된다는 ‘시뮬라크르(simulacre)'의 개념을 논한다. 가상의 기호가 현실을 대체하고, 실재와 가상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을 작가는 도시의 <Facade>(파사드)를 통해 이야기 한다. 마치 공공미술처럼 도시의 공사 현장 차단막에 덮은 커다란 복제된 이미지나 영상을 띄우는 것을 유형학적으로 기록했다. 세계 각국을 다니며 역사적인 건물을 덮고 있는 복제된 이미지가 주는 혼돈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The Ivy Space>에서 보여주듯이 직접 가림막을 설치하고 외부 공간에 투영되지 않은 내부의 모습을 외부로 노출하며 건물의 외부 표피를 통해 인지할 수 없는 내부 공간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2차원적 평면의 3차원적 확장이다. 작가는 다양한 문화와 공간을 해석하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장소와 그 안에서 범람하고 있는 가상의 이미지들이 주는 혼재된 공간을 제시하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융(C. G. Jung)은 적극적 상상(active imagination)이란 무의식적 내용을 이야기로 구체화하는 것이라 했다. 자신의 상상을 시각화하는 예술가의 행위는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단순히 나의 희망 사항을 표현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사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가 스스로가 성장하며 경험한 무의식적 세계를 예술 활동을 통해 표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가상 세계는 현실과 떼어낼 수 없다. 때로는 이런 세계관을 갖고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상 속 존재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기도 한다. 끊임없이 욕망하는 현실의 인간에게 가상 세계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지금도 모든 인간은 그래서 끊임없이 상상하는 가상 세계를 꿈꾸며, 지금의 현실 세계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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