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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공명 The Resonance of Trees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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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나무의 공명(The Resonance of Trees)>

전 시 기 간: 2022.09.13(화) – 10.31(월)

                Opening Reception 2022.09.13(화) 5:00 pm

관 람 시 간: 월-금 10:00 –18:00, 토 11: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전 시 장 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66 SPG Dream Bldg. 8층 아트스페이스 J


전 시 내 용


아트스페이스 J(대표 나정희)는 제6회 ‘포토브뤼셀 페스티벌(Photo Brussel Festival)의 일환으로 주벨기에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나무의 공명(The Resonance of Trees)>의 첫 국내 순회전을 개최한다. 큐레이터 석재현(Art Space LUMOS 대표)의 기획으로 ‘나무가 주는 묵직한 울림’을 사유해 보고자 하는 본 전시에는 나무에 대한 고유한 감성과 시각을 지닌 4명의 사진작가, 김중만, 김신욱, 김대수, 이정록이 함께 하였다. 본 국내 순회전은 2022년 가을, 아트스페이스 J의 전시(2022.09.13-10.31)에 이어 2023년 초, 대구에 위치한 ArtSpace LUMOS의 전시(2023.01.07-02.19)로 이어질 예정이다.



<나무의 공명(The Resonance of Trees)>

                                                                          (전시기획_석재현)


길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에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는 존재 중 하나가 나무다. 봄, 가을 휘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걸을 때의 그 평화로움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 자연 속 나무가 없는 우리의 삶은 어떨까? 아마 많이 힘들고 우울할 것 같다. 고작 30만 년 전부터 존재해 온 현생 인류보다 3억 년 전부터 지구를 지켜온 나무. 하늘을 이고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듯 하지만 나무도 숨을 쉬고, 새 생명을 만들고,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며, 그리고 병들고 죽는다. 어찌 보면 나무의 삶도 우리 인간의 삶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나무는 오랜 시간 예술의 주요 상징적 소재로 표현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월계수도 그렇거니와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 몬드리안의 추상 역시 나무에서 비롯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사진예술에서도 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 중 하나다. 오랜 전통에서 기인한 상징적 의미가 더해져 한국의 사진가들에겐 특히 친숙한 소재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존재를 뿌리내리고, 고요하지만 생명력 넘치는, 그리고 인간과 너무도 닮아있는 나무. 이번 전시 <The Resonance of Trees>는 그렇게 4명의 사진가가 전하는 묵직한 나무의 울림으로 가득 채웠다. 


사진가 김중만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도심 속 거리를 발견한다. ‘상처 난 거리’, 그 거리에 우뚝 선 나무들은 때로는 자연이, 때로는 사람이 낸 상처가 고스란히 새겨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외로운 자신과 닮아있는 나무들, 그래서 그는 4년을 기다렸다. 나무가 사진을 찍어도 되노라 답을 줄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10여 년간 계속됐다. 한국의 전통 한지에 흑백으로 표현된 나무들은 세찬 바람에 흩날리고, 때론 고독과 침묵 속에 우리를 응시한다. 하지만 홀로 서 있는 나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픔 대신 강인한 에너지를 전한다. 살고자 하는 절박한 열망, 스스로 회복하고 치유해 가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이다. 한적한 길가, 주목받지 못하던 나무들 역시 그렇게 우리 인간처럼 ‘고통’을 견디며 ‘성숙’하고 있었다. 


김대수 작가가 오랜 시간 집중한 대상은 대나무다. 한국에서 대나무는 단순히 나무란 호칭에 그치는 존재가 아니라 올곧음으로 의인화되는 나무다. 휘어짐이 없는 모습은 한결같이 곧은 정신이요, 그 속이 비어 있는 것은 세상일에 얽매이지 않는 비운 마음을 상징한다. 오랜 세월 뿌리 깊게 전해 내려온 선비정신이 대나무 속에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다. 그런 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특정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무심한 배치를 하기도 하고, 원근으로 강조하는 대신 모든 대상을 온전히 담기도 한다. 특히 인공의 빛이 아닌 깊은 밤 달빛에 드러난 대나무들은 비현실적인 듯 투명하게 맑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깊은 사색으로 구현된 작품들은 그윽한 향과 정취를 전해줄 것이다. 


어느 추운 겨울, 이정록 사진가의 눈에 감나무 한 그루가 들어왔다. 앙상한 가지만 드러난 겨울나무,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나무에서 새로운 생명이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생명력,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나무의 숭고한 느낌을 사진으로 구현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오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현실 세계 너머 신성함이 머무는 공간, 작가는 그곳을 사유가 사라지게 하는 공간, 신화적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 표현한다. 홀로 우뚝 선 나무 한 그루, 나뭇잎에서 나오는 신비한 빛이 주변을 밝히는 생명나무는 그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다.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의 원형인 나무와 모든 생명의 근원인 빛, 그렇게 메마른 나무는 빛이라는 신비한 에너지를 만나 생명나무의 아우라를 꽃 피우고 있다.


나무와 풀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의 숲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일 수 있다. 작가 김신욱 역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두운 밤에 나무를 만났다. 젊은 시절 야간 경계근무를 하다 큰 나무에 걸려 넘어진 그는 나무를 사람으로 착각하는 환영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디딤돌 삼아 ‘The Night Watch’ 시리즈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작업은 한국의 산을 넘어 유럽의 숲으로까지 이어졌다. 밤을 품은 나무들을 오랜 시간 기록해 온 그는 독특한 작업방식을 우리에게 선보인다. 달빛을 품은 나무에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투영하기 위해 장노출과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더했다. 어둠 속에 펼쳐진 거대한 자연의 공존, 어둠과 빛의 경계에선 나무는 오묘한 빛의 신비 아래 그 모습을 감추고 또 드러낸다. 


어쩌면 그동안 나무는 우리에게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살기 바빠 둔해진 인간의 감각이 미처 알아보지 못했을 뿐. 그래서 가장 진솔한 마음으로 오랜 시간 나무와 소통하며 그들의 기운과 에너지, 생명력과 숭고함을 찾아내 준 사진가들과 함께했다. <The Resonance of Trees>는 그동안 나무가 들려주고 싶었던, 그리고 전하고 싶었던 깊은 공명이 담겨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하기 어려운 지금, 나무가 전하는 깊은 울림에서 잠시라도 위안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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