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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바로보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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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도를 통해 인간이 가지는 사상과 삶을 보여주는 명당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명당 바로보기》


■ 풍수와 명당, 그리고 인간 삶의 관계성을 예술을 통해 풀어보고, 고지도의 예술적 가치의 이해를 도움
■ 지리적, 문화적 기록을 미술사적 그리고 인문학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새로운 담론 제시


전시 안내
○ 전 시 명: 《명당 바로보기》
○ 전시기간: 2022년 8월 12(금) - 9월 18일(일)
○ 전시작가: 민정기, 주재환, 최종현
○ 전시장소: 자하미술관
○ 전시장르: 회화 / 한국화 / 조각 / 설치 등
○ 오 프 닝: 8월 12일(금) 16:00
○ 전화문의: 02-395-3222




전시 소개
자하미술관은 풍수와 명당의 본래 의미를 곱씹고 한국 풍수지리가 바탕이 되는 고지도의 예술적 가치를 소개하고자 《명당 바로보기》를 기획하였다.

예부터 풍수는 늘 뜨거운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지금도 좋은 터에 대한 선호는 그 기준이 조금씩 변하더라도 항상 새롭게 명명되며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땅의 기준은 지형과 교통, 그리고 다양한 편의·문화시설 등에 따라서 나뉘고, 특히 최근 들어 ‘역세권’을 변형한 슬세권, 스세권과 같은 편의시설뿐 아니라 숲세권, 팍세권과 같은 자연 중심의 신조어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준들은 결국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환경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명당’이란 전통적으로 자연환경인 풍수, 산과 물에 의한 인간의 길흉화복을 결정하는 것에 기초한 좋은 땅이다. 이에 예술적 시각 안에서 우리의 삶 속에서 잊고 있었던 좋은 터, 즉 명당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과거와 현재의 명당이 가지는 가치와 의의를 재고해보고자 한다. 

민정기, 주재환, 최종현은 각각의 시선으로 명당도를 예술적으로 풀어내며, 더 나아가 한국의 과거부터 현시대까지 명당이 가지는 가치와 의의를 재고하고 인간 사상과 삶을 보여주는 명당을 다양한 관점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특히 자하미술관은 ‘고지도’라는 공통된 양식 속에서 3인의 작가가 만드는 다채로운 이야기에 주목하고 이번 전시를 통해 익숙했던 것들이 또 다른 상상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서문 _ 명당 바로보기

유정민 | 큐레이터


완만하게 펼쳐진 넓은 들판에 서서 따뜻하게 내리쬐는 볕과 함께 눈앞으로 길게 연결된 물길의 소리, 그리고 그 뒤로 울창하게 뻗어있는 산세를 보고 있는 상상을 하니 한껏 심신에 생기가 든다. 

예로부터 흔히 모두가 선호하는 공간의 기준으로 평탄한 땅, 산수의 조화와 함께 따뜻한 기운이 도는 곳을 지리적으로 배산임수의 형태인 풍수지리에 해당한다 하였고 지금까지 이는 가장 기본적인 ‘명당’의 전통적 개념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공간은 인간이 누리는 가장 기본적인 영역의 한 부분으로써 단순히 생존을 넘어 시각적인 정경과 심리적인 안정감, 그리고 더 나아가 길과 복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인간에게 공간이라는 영역이 가지는 의미는 그 장소 자체만이 아닌 주위를 둘러싼 전체적인 환경까지 포함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풍수는 명당을 의미하는 하나의 자연관으로, 그것이 미신이거나 비과학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인류의 삶 속에서 자연환경은 절대 배제될 수 없는 부분이고 그 기운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상적인 입지 즉 명당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좋은 에너지를 느끼고, 살기에 편안하고, 향후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은 곳을 정해 집을 짓고 묘를 써서 좀 더 좋은 기를 받고자 함일 것이다. 

전시 〈명당 바로보기〉에서는 작가 주재환, 민정기, 최종현과 함께 어쩌면 명당이라는 그 의미가 조금은 달라져 버린 현재와 명당이 가지는 본래의 의미를 바르게 다시 이해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보고자 한다. 세 작가의 작업은 모두 고지도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명당을 풀어내고 있으며 면면촌촌 무수한 답사와 조사를 통해 우리의 민족사와 인문학적 의미를 지리적 요소와 결합하여 그려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인 조선의 수도 한양은 한국의 대표적인 명당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의 새 도읍지로 선정된 한양은 풍수지리상으로 완벽에 가까운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 그 당시의 현실적인 여러 방면에 잘 부합하는 이점들이 많다. 주변으로는 4개의 산을 잇는 도성이 있어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을 수 있었으며 남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어 교통에 유리했다. 현재 서울의 사대문 안 지형을 보면 전형적인 명당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울의 도심이기도 하고, 현재의 주요 관청, 기업이나 대학들이 위치해있는 의미 또한 명당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품 중 주재환 〈목판음각 수선전도〉, 민정기 〈서울의 얼〉, 최종현 〈1481 한양〉의 세 작업에서도 한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재환의 〈목판음각 수선전도〉는 김정호의 〈수선전도〉를 기본으로 목판에 음각을 하여 옛 한양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바닥에 설치한 작품으로 일반적인 평면의 지도와 비교하여 직접 보는 이들에게 현재의 서울과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고 명당을 거니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어 당시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민정기의 〈서울의 얼〉은 최종현과의 공동작품으로 대리석에 19세기 지도인 경강부임진도를 바탕으로 유교의 5개 덕목인 인, 의, 예, 지, 신을 상징화한 벽화작품이다. 조선은 성리학의 기본 가르침을 강조하기 위해 인의예지신을 각각 한양의 사대문인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과 보신각에 새겨 넣었는데 민정기의 〈서울의 얼〉에서는 인의예지신을 각각 인정전과 영조의 청계천 준천 모습, 해치, 문표와 악공, 규장각과 서당, 보신각과 선비들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고 그림의 양쪽 끝 각각에는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열차분야지도와 천하도가 그려져 있다. 이는 조선을 대표하는 도상들과 의미를 배치한 형태로 동쪽으로는 충주로, 서쪽으로는 강화로 이어지는 서울 전역의 모습을 디테일하고도 웅장하게 담아내고 있다. 최종현의 〈1481 한양〉은 한양의 모습을 목각에 형상화한 작품으로 한양도성과 성문, 궁궐, 종묘, 도로와 물길 등 한양의 상징들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작품에서 보여지는 지명들을 비교해서 읽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고 있다. 


민정기는 지리적 특성이 있는 장소를 연구하며 그곳의 역사적인 사실과 인간으로서 지향해야 할 사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이를 명당도의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1939년〉은 서울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인왕산 암벽에 일제가 우리 민족을 전쟁터에 동원시키기 위해 새긴 구호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해방 이후 글씨들이 삭제되어 현재는 그 형태를 거의 알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림 속의 뚜렷하게 새겨진 글씨들은 아직도 바래지지 않는 시린 역사의 실재이다. 〈장릉에서 본 왕릉뷰 아파트〉는 김포에 위치한 장릉 앞에 아파트단지가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새워지면서 논란 중에 있는 사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유네스코로 지정되어 있는 장릉은 계양산과 김포 장릉, 파주 장릉을 이어주는 풍수지리적 입지에 있지만 현재는 계양산 대신 고층의 아파트 단지가 그 시야를 가려버린 모습으로 쓸쓸하고도 애석한 기운이 감돈다. 이는 공간과 공간 사이의 배려가 사라지고 자연과 인문환경의 조화가 무시된 예로 ‘왕릉뷰 아파트’라는 아이러니한 단어 조합에서 조악함이 느껴진다. 

최종현은 일평생 도시연구에 매진하여 왔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공공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고 수많은 답사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고지도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현의 작업을 보면 건축물 자체만이 아닌 나무, 물 등 자연의 모습이 하나의 전체적인 풍경으로 그림 안에 표현되고 있고 이는 흐트러짐 없이 아주 세밀하고도 정확하게 그려지고 있다. 산속 산사를 그린 〈두륜산 대흥사산도〉, 〈반용사 명당도〉와 〈도산서원 지도〉에서 그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도산서원 지도〉를 보면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앞으로는 물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형태로 그림 전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고 길게 뻗은 강의 전경과 초록빛의 산의 조화는 아름답고도 고즈넉한 절경이다. 〈고려 숙종조 남경 산수지도〉, 〈조선 세종조 한성부 산수지도〉, 〈조선 성종조 한성부 산수지도〉, 〈조선 고종조 한성부 산수지도〉에서는 서울의 고려 말부터 조선까지 궁궐이 변화하는 위치를 나타낸 그림으로 지난한 세월에 따라 궁의 변화를 자세히 관찰해볼 수 있으며 이는 작가가 얼마나 서울 도시 모습의 위치와 변화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땅 위의 인간은 인간이 누리는 삶 속에서 끊임없이 주변 환경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며 땅은 인간의 욕구를 자극하고 때론 인간을 위한 땅이 되기도 한다. 땅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의 역할을 하며 인간은 자연을 배제하고는 살 수 없다. 지나온 역사와 현재의 우리가 지켜보는 것처럼 땅, 건축, 주변 환경이 갖는 가치와 의의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호기심은 결코 끊이지 않을 것이다. 

땅을 두고 누가 무엇을 먼저 소유하려 하거나 서로를 구분 지으려 하지 않는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그곳이 비로소 좋은 땅, 명당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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