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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영 : 감각의 외연(外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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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빈지영 '감각의 외연(外緣)'
2022. 4. 27 (수) ~ 2022. 5. 3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빈지영 ‘감각의 외연(外緣)’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2. 4. 27 (수) ~ 2022. 5. 3 (화)





2. 전시서문


  다시 만난 세계

김혜린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인간의 감각은 흔적을 남긴다. 잔상으로 남아 글자 그대로 감각될 수도 있고 피상적 세계의 대상물 이를 테면 캔버스와 같은 평면을 빌려 가시적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감각이라는 것에는 본래의 형체가 없다. 그런 만큼 유동적이고 가변적이며 형상화에 따른 가시성의 획득을 위해서는 반드시 어떠한 대상이 매개되어야 하는데 이는 감각의 주체인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불완전함은 불완전함을 낳는다. 즉 불완전한 인간이 낳은 감각은 모태의 속성을 닮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완전한 것들은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완성을 욕망한다는 것은 완결성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므로 욕망은 결핍과 등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완벽을 위한 노력에는 결핍에 대한 인정이 포함된다. 그리고 이 인정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부터 비롯된다. 무엇으로도 형용되거나 단정될 수 없는 불완전성에 대해 각성하는 것이야말로 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존재하지만 보이지는 않는 감각이라는 것은 그것의 주체인 인간이 불완전성에 대해 자각할 때, 수면위로 정체를 드러내듯 구체화될 가능성을 타진하게 되는 셈이다.
  감각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저에 놓여서 잠재하는 만큼 원초적인 것들로 매개된다. 빈지영의 화면에서는 우선적으로 신체적 경험이 추상 언어로 형상화됨을 발견할 수 있다. 특정하게 학습됨으로써 간헐적이고 경직된 신체가 아닌,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인간의 신체는 어떠한 움직임도 수용할 수 있는 흡수력과 유연성의 은유로 작용한다. 이는 자유롭게 흔적을 남기며 화면을 지나가는 붓의 움직임에 투영된다. 붓이 이루는 궤적과 물감이 쌓이고 문질러진 방향 등은 현학적 회화 이론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에 의해 조절된 것이다.
  그러나 이 계산에 의거하지 않은 움직임은 화면 구성을 미흡하게 한다기보다 작가의 의도를 심화한다. 일정하게 규정할 수 없는 감각이라는 것은 불완전하지만 그럼으로써 탄력과 유연함을 잃지 않는 측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체적 움직임에 따라 붓으로 흔적을 남김으로써 생성되고 확장되는 감각들은 불완전함으로부터의 탈피 즉 공허나 허상의 말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조응되고 조화되는 새로운 하나의 세계를 축조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몸의 경험을 시각화하는 붓의 궤적은 관람자로 하여금 새로운 감각의 세계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을 가능하도록 만든다.
  즉 감각을 있는 그대로 글자 그대로 재현한 것과 같은 화면은 마치 신체적 경험의 윤곽을 따라 형성된 추상 언어가 적혀 있는 것과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것 그대로 표의문자가 될 수도 있으며 감각의 불완전성이 고려됨으로써 표음문자가 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수용은 바로 관람자에게 달려 있다. 또한 화면 그 자체로도 심미성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감의 성질에 따라 생겨나는 얇거나 두껍게 칠해진 부분들과 물감의 방향대로 적나라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붓의 결들 그리고 우연적인 효과로 느껴질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은 재료와 재질이 자아내는 심미적 효과를 고무시킨다.


  나아가 빈지영의 작품은 존재의 불완전함에 대해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기울여 표현하면서도 안정함을 선사한다. 감각의 흔적, 그 유동성과 불완전함이 화면에 기여하는 리듬감을 위해서 시작과 끝을 구분 짓거나 급격하고 격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대신 연속성과 차분하고 우아한 색감의 사용을 선택했다. 이로서 몽상 혹은 심연 그 경계, 알 수 없지만 알 수 있음직한 미완성의 세계에서 관람자의 내적 세계를 돋우고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와의 조응을 이끌어낸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정을 딛고 서로를 인정하는 존재로서 다시 만난 세계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Untitled>, Oil on Canvas, 145.5x224.2cm, 2020










<Untitled>, Oil on Canvas, 193.9x112.1cm, 2021










<Untitled>, Oil on Canvas,193.9x112.1cm, 2021










<Untitled>, Oil on Canvas, 193.9x112.1cm, 2021










<Untitled>, Oil on Canvas, 162.2x130.3cm, 2022










<Untitled>, Oil on Canvas, 130.3x97.0cm, 2020






3. 작가노트


스스로의 지각에 대한 확신의 부재는 많은 순간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피상성이 강한 오늘날의 외부세계와 그 속에 던져진 개인의 상태는 언제나 불완전한 상태로 위치한다. 이에 나와 내가 감각한 상태를 확인받고자 함이 작업의 시작이다.

물질로 존재하는 화면 속에서 경험한 신체적 움직임을 화면에 풀어냄으로써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낸다. 나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으로부터 파생되는 감각적 상태의 실현은 나의 감각을 외부로 확장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형상에 반응하며 작업을 이어 나갔기에 작업의 모든 순간이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일련의 과정이다. 형용 불가능한 경험의 특성을 보여주듯 화면 위 역시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붓과 물감이 만들어내는 우연한 만남, 그속에 전제되는 나의 선택에 몰입했다. 이는 자연스레 물감과 붓에서 나오는 형태와 색감에 대한 면밀한 반응을 만들어냈다. 붓의 궤적을 예민하게 조절하며 만들어진 화면의 꼴은 추상적인 상태(감정언어, 몸의 경험)가 감각의 확장이라는 행위를 통해 일정한 형상으로 나타난 상태이다. 이는 나의 감각을 경유한 형상이 만들어내는 낯선 상태를 제시하며 스스로에 대한 확인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동시대의 불안정한 상황을 투영시키고, 나아가 스스로의 확신으로부터 생겨난 근본적인 자아 확장의 가능성을 보이고자 한다. 물질로 존재하는 화면 속에서 경험한 신체적 움직임들은 이의 증거이다.







4. 작가약력


빈지영


202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2 감각의 외연(外緣),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단체전
2022 The International Exhibition‘ I ’, CICA museum, 김포, 한국
2022 Ourtime, Tya 갤러리, 서울, 한국
2022 제12회 스카우트 연례기획전, 갤러리 이마주, 서울, 한국
2021 Unconsciousness v Consciousness, 웨스턴갤러리, 로스앤젤레스, 미국


수상
2020 제41회 대한민국 창작대전,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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